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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빛 오사카와 교토 겨울빛 나가노 - 22살, 첫 일본 여행의 기록
문혜정 지음 / 세나북스 / 2024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22살에 처음으로 일본 여행을 떠난 저자의 이야기다. 사실 보통의 여행기는 정보를 많이 주는 책도 있고 아니면 매우 감상적인 내용의 여행기도 많이 있다. 그런데 이 여행기는 정보를 많이 주는 것도 아니고 감상적인 내용을 많이 담은 것도 아닌 담백한 여행 일기 같다는 느낌을 주었다. 여행일자에 맞춰 첫째날, 둘쨰날... 이런 식으로 아침에 몇 시 일어나서 어디를 여행가고 뭘 하고 다시 어디로 이동해서 뭘하고... 물론 자신의 감상이 담겨있지만 감상만을 독자에게 강요하듯 밀어넣지는 않는다
이런 담백한 여행기를 오랜만에 만났다. 정보를 주는 여행기가 너무 많은 탓에 어떤 때는 그 내용들로 인해 지치기도 한다. 너무 많은 정보는 유용하다고 느껴지지보다는 힘들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제주는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는 관광지인데 저자는 자신이 살아온 곳을 벗어나 여행지로 일본을 정했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글도 쓰고 트렘펫도 연주한다고 한다.
저자가 여행을 준비하면서 계획을 세우고 예약도 하고 비행기를 타고 여행지를 여기저기 바라보고 먹고 구경하는 모든 내용이 이상하게도 내가 함께 하고 있는 듯 사실적이었다. 상상속에서 이뤄지는 일이 아니라 저자가 내 친구가 되어 함께 여행을 다니고 있는 것 같아서 나도 신이 났다. 가장 첫 번째 여행지는 오사카로 뮤지컬 공연 펜덤도 예약하고 그 공연이 너무 마음에 들어 두 번째 일본 여행에서는 주연배우의 공연을 찾아 보기로 한다. 그렇게 저자는 자신의 여행지에서의 경험을 쌓아가고 색다른 경험들을 만들어 간다.
교토에서 묵은 료칸과 아침식사에 대한 이야기는 퍽이나 마음에 들어서 나도 그렇게 여행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도체험도 저자가 생각해서 미리 예약도 하고 찾아간 것이었는데 이런 스타일의 여행도 마음에 들었다, 누구나 다 해본 일정이나 체험을 꼭 따라해야만 하는 여행이 아니라 내가 마음에 드는 체험을 여행지에게 여유롭게 해보는 것.아무리 자유여행이지만 휘몰아치게 여행지를 이리저리 오가며 힘들게 하거나 보여주기 위해 관광지를 끼워 넣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속도로 쉬는 이 여행들이 부러웠다.
이 여행의 끝에 저자는 늘 자신이 조금은 주저해왔었던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지금의 자신의 상황에 맞춰 열심히 살며 글을 쓰기로 다짐한다. 마무리까지도 잔잔한 듯 어울렸다. 내 속도에 맞춘 일기 같은 여행이라 마음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