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역 논어 - 2500년 고전에서 찾는 인생의 진리
야스토미 아유미 지음, 고운기 옮김 / 레디투다이브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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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를 읽은 적이 있다. 논어를 처음 읽었을 때는 내용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두 번, 세 번 읽어가면서 그 의미가 조금씩 와 닿기 시작했다. 이 책은 논어를 현대적으로 저자가 재해석 한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그래서 기존의 논어를 이미 읽었던 사람이라면 이 현대적인 해석이 조금 낯설 수 있다. 그런데 난 좀 놀라웠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의 논어가 맞나 싶을 정도의 생각이 들 때 훅 들어오는 깨달음이 자꾸 읽어갈수록 읽기도 쉽고 의미도 있어서 놀라웠다. 저자 야스토미 아유무는 일본 교토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스미토모 은행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도쿄대학 동양문화연구소 교수로 재직하면서 책을 쓰고 있다. 논어를 어떻게 이렇게 만들 해석을 했을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p129

군자는 마음이 평안하여 느긋해한다

소인은 마음이 불안하여 끙끙거린다

 

이런 식으로 무리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가면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가장 놀라운 건 첫 장의 내용부터였다.

 

p24

무언가를 배우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자신의 감각을 팔아넘기는 일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을 익히면

그동안 가지고 있던 편견이 사라지고, 머리가 맑아지며

무디고 낡은 감각 대신 단정하고 상쾌한 감각이 생겨난다

자신의 감각이 사라지는 것에 겁먹지 않고

배운 것을 완전히 체득하겠다고 마음을 열면

어느 때 문득 진짜 이해가 일어나

배우는 일이 내 것으로 느껴지고

새로운 감각을 받아들이는 데에 익숙해진다.

이것이 바로 익히는것이다

기꺼이 묵은 감각을 버리고

기쁘게 신선한 감각을 받아들이는 경지에 오르니

진정 기쁘지 아니한가

 

역자도 일본의 어느 서점에서 이 책을 펼쳐 들었을 때 바로 이 첫 장 논어의 학이편을 보고 놀라워했다고 한다. 도대체 이 내용이 논어 맞나 할 때 쯤... 논어의 내용을 이렇게도 말할 수 있구나. 공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방향대로 흘러가고 있는 내용을 읽으면서 놀라워진다. 나도 역자처럼 이 학이 편의 가장 첫 부분이 놀랍기만 했다.

 

책은 지겹지 않게 챕터를 주제에 맞춰 나누어놓았고 논어의 내용의 흐름을 따라 정리해두고 있다. 사실 중간부터 읽어도 되고 처음부터 읽어도 된다. 이야기를 읽어보면서 차근차근 내용을 곱씹어보면서 정리하면 된다.

 

사실 논어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 읽은 것보다는 논어를 1~2번 읽어본 독자가 읽는 것이 더 재미있고 놀라운 내용으로 생각되지 않을까 싶다. 기존의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논어의 내용과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가 또 있을 것 같다. 물론 논어를 처음 읽는 사람이 읽어도 안 되는 건 아니지만 현대적인 해석이 기존의 논어와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논어를 현대의 상황에 맞게 잘 정리해두어 읽어가면서 자신의 마음을 다잡고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은 깔끔하고 하얀 표지에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읽기도 딱 좋다. 챕터마다 짤막하게 읽어가면서 정리하고 또 다음 장을 읽고 하기 좋은 정도의 내용인 것 같다. 예전 논어를 읽을 때는 머릿속으로 정리가 안 되서 메모도 하고 손으로 쓰면서 읽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은 그저 스르륵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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