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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기획자의 영감 노트 - 우리가 사랑한 1990년 광고 바이브
정상수 지음 / 포르체 / 2024년 10월
평점 :
이 책을 더 재미있게 읽으려면 저자의 약력을 미리 알고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저자는 38년 광고 전문가다. 1987년 광고대행사 오리콤에서 감독으로 시작해 한국 최초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었다. 세계적 광고회사 오길비앤매더 코리아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했고 금강오길비 그룹의 부사장으로 일했다고 한다. 한 분야에서 38년이라 지금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아마도 저자는 이 일을 힘들지만, 또 재미있게 해오지 않았을까 싶다.
광고는 따로 모아서 유튜브로 만들어 볼 정도로 짧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다. 사람이 생각하는 머릿속 아이디어와 창의력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광고는 15초에서 길게는 30초 정도에 판가름이 난다. 사실 요즘의 광고는 도대체 무엇을 광고하는거지 싶은 부분이 많다. 나중에 상품이나 회사의 이름이 나오고 나면 아... 하고 무릎을 치게 만드는 정말 작품 같은 광고들이 참 많은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이상하게도 저자가 한창 일할 때 만든 광고들이 더 마음에 든다. 예술작품같은 광고도 좋지만 직관적으로 보자마자 무슨 상품인지 알 수 있는 광고가 광고의 역할을 더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예전 자신이 무수하게 만들어 왔던 광고들의 제작, 기획했을 때의 이야기를 하면서 광고일에 대한 다양한 이해를 도왔다. KFC, 코닥, 패스포트 위스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 동원참치, 현대전자, 컨디션등 우리들이 익히 일고 있는 제품과 회사의 광고들을 예로 들어 있어서 반갑다. 1980년대의 광고 스타일과 새로운 광고 제작 기술이 도입될 때의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창의력과 상상력이 정말 많이 필요한 분야라는 생각이 늘 드는데 그런 멋진 광고를 만드는 광고계의 분위기를 잘 알려준 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광고계 용어나 광고계에서 살아남기위해서 꼭 필요한 삐딱한 시선, 정답에 시비걸기등 기존의 구태의연한 생각에 맞서는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한 부분도 참고가 되었다.
P171
유연한 사고를 가지기 위한 연습방법이 있을까? 쉬운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나만의 ‘반대 리스트’를 만들어 하루에 세 가지 정도를 적어 보는 것이다. 우리의 머리는 늘 가던 장르만 가려는 성향이 있어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머릿속의 생각은 그게 그거다. 그러니까 그 상자에서 자꾸 밖으로 벗어나는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방법은 평소에 하지 않던 일을 해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