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나를 다스린다는 것 - 인생이라는 파도에 휩쓸리지 않는, 명상록 읽기
기시미 이치로 지음, 김지윤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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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미움받을 용기>를 지은 작가다. 일본의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는 일본 아들러 심리학회의 고문을 맡고 있을 정도로 아들러 심리학을 연구해온 철학자다. 그 아들러 심리학의 바탕으로 하는 내용으로 <미움받을 용기>를 썼는데 그 책 이후 작가의 책으로는 두 번째다. 그런데 나는 읽어본 <미움받을 용기>보다 이 책이 더 좋았다.

 

사실 난 이전에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어 본 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가면서 사이사이 나온 명상록의 구절들만 보아도 마음속이 꽉 차오르는 것이 문장마다 새겨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명상록>에 나오는 문장들을 적어두고 그 문장에 해석을 달았다고나 할까? 그 해석은 아우렐리우스의 생애나 생각들 그리고 기시미 이치로의 철학가다운 생각까지 함께 읽어볼 수 있었다.

 

작가는 대학원생 시절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뇌경색으로 쓰러져 어머니옆에서 간병을 하다가 <명상록>을 읽게 되었다. 그것도 원서로. 그리고 그 안의 구절들을 뽑고 그 문장들을 재해석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p162

너를 고민하게 하는 많은 쓸데없는 엇은 모두 네 그릇된 상념 안에 있기에 너는 그것을 소거할 수 있다

 

p72

타인의 마음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해서 불행한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작가 마음의 움직임에 끊임없이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불행해진다

 

마치 일기를 쓰듯 <명상록>의 구절을 이야기하고 작가의 이야기를 읽어가는 구조는 매일 한 편씩 읽어가기 딱 좋은 구성인 것 같다. 실제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제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고 싶을 정도였다. 자신을 마주 대하는 것, 감정과 어떻게 마주할 것인지. 복잡한 인간관계, 곤경에 맞서는 방법, 운명, 죽음,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방법 등 사람이 살아가면서 느끼고 생각하는 감정과 상황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이 책안에 들어 있었다. 책을 한번에 후루룩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읽다 생각하고 읽다가 느껴보고 또 읽어내려가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의 전작 <미움받을 용기>보다 나는 이 책이 더 좋았다. 제목의 나를 다스린다는 말도 좋았다. 사실 나를 다스린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이 책의 <명상록>구절을 읽다 보면 차근차근 조금씩 나를 들여다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로마의 황제 아우렐리우스가 전쟁터에 나가 야영하는 와중에 쓴 글이라니 더더욱 나를 다스리는 내용으로 어울리는 듯하다. 읽다가 여러 번 쉬면서 또 읽어갔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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