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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복사꽃
김단비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9월
평점 :
이 이야기의 등장인물들은 매력적인 편이다. 특히 여자 주인공 백도야는 원래 이름은 백마리로 부족한 것이 없는 집에서 태어났지만 명문대를 중퇴하고 집을 나와 남대문 시장 국숫집에서 일한다. 명문대를 중퇴했지만 그 대학에서 모임을 계속하면서 학생운동을 한다. 잠자주인공 이한이는 깡패로 길거리에서 자란다. 죽을 위기에 처한 이한이를 백도야가 도와주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된다.
이 이야기의 배경은 1957년 서울이다. 사실 그 시절은 누구라도 어려움속에서 지내고 무척이나 혼란스러운 때...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좀 더 부각되는 느낌이 든다. 학생운동을 하면서 바른 세상을 만들기위해 노력하는 백도야... 그리고 정치깡패로 역사의 소용돌이로 빠져드는 이한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을 묘사하고 있다. 물론 정치 상황으로 깊이 들어가지는 않고 이야기의 배경으로 쓰이는 느낌이다.
저자는 시대적 배경과 얽힌 등장인물들의 사연을 잘 엮어내고 있어 읽는 데 지루하지 않다. 백도야와 이한이의 만남이 점점 사랑으로 발전하는 걸 보는 것도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강한 남자이면서 뭔가 쿨해보이는 이한이는 백도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후루룩 나타나 도야를 돕는다. 전체적으로 스토리가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것 같아서 머릿속으로 내 맘대로 남녀배우를 캐스팅해서 장면을 만들면서 읽기 좋았다.
이 작품으로 저자는 제3회 k-스토리 공모전 일반문학/드라마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여러 판타지 소설을 써왔다고 하는데 이 작품처럼 아련한 로맨스를 잘 만들어냈다. 사실 시대물을 많이 접해보지는 못했는데 저자의 글 속에서 1950년대 우리나라의 현실을 좀 더 느껴볼 수 있었다. 이야기의 흐름이 뭔가 모르게 독자들이 바라는대로 스르륵 진행되는 것 같아서 마지막 장까지 흥미롭게 읽었다. 학생운동가를 만나면서 그동안 길거리에서 힘들고 거칠게 살아왔던 이한이. 그를 보면서 아무런 목표도 없이 살아왔던 이한이는 자신의 정체성을 하나하나 만들어간다. 목표를 만들어 달려가는 이한이의 이야기도 뭔가 모르게 가슴 뭉클한 느낌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