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지지 않는 달

지지 않는 달
하타노 도모미 지음, 김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11월

스토킹은 무서운 범죄다, 이 책은 스토킹 범죄에 대한 이야기를 소재로 한다.

처음 이 소설은 아주 일상적인 이야기로 시작한다. 마사지숍에 다니며 마사지사로 일하는 가와구치는 자신을 지명해서 단골로 오는 마쓰바라와 친해진다. 근사하고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해 식사도 함께 하고 금방 연인 사이가 된다. 하지만 그 때부터 마쓰바라의 집요한 스토킹이 시작된다.

이 소설의 재미는 가와구치의 입장에서 서술하는 부분과 마쓰바라의 입장에서 서술하는 부분이 오가면서 스토리가 이어진다. 가와구치의 입장에서 읽을 때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얼마나 괴롭고 힘이 든지에 대한 서술이 이어진다. 마쓰바라의 입장에서는 피의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전혀 스토킹을 하고있는 것이 아니라 가와구치를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문제가 있었다.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이 범죄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상대방이 자신을 괴롭히고 힘들게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은 너무 사랑하는데...

작가는 피해자와 피의자의 입장을 오가면서 같은 문제에 대해 어떻게 관점이 달라질 수 있는지 적어내려가고 있다. 그래서 같은 상황이 두 사람에게 어떻게 인식이 되고 이해가 되는지 긴장감을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영화에서도 그렇게 같은 상황을 주인공을 달리하면서 번갈아 보여주는 장면들이 있으면 호기심이 있었는데... 이 소설도 그런 점에서 긴장감도 유지하고 스토킹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에 대해 더 효과적으로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작가 하타노 도모미로 <국도변의 패밀리레스토랑>으로 23회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수상했다. <바다가 보이는 마을>과 <남부예능사무소>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작가의 작품들은 여성의 삶을 중심으로 혹은 젊은 세대의 이야기를 소재로 해서 만들어 가고 있다. 스토킹이라는 범죄를 처음 피해자와 피의자 간에 만난 시점부터 차근차근 어떻게 변화되고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아가는지 말하고 있다. 조금은 섬뜩하게 읽어내려가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