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빗
고혜원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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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빗...토끼라는 말이다

한없이 귀엽고 순한 느낌이 드는 말이지만 스파이를 일컫는 단어로 쓰이는 이 책이

또 한없이 안쓰럽고 가련해진다


표지부터 너무나 환상적이며 아기자기 동화같은 이 책은

사실 1950년대 전쟁이 발발하고 래빗이라고 불린 소녀들을 첩보원으로 보내

정보를 모아왔던 이야기다

이 내용을 알고 다시 표지를 보니 자신의 명패를 목숨줄처럼 손에 꼬옥 쥐고

하얀 눈 내린 숲길을 타박타박 걸어가는 소녀의 모습이 불쌍하고 안쓰러워 보인다


이 이야기는 제 2회 K-스토리 공모전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작가 고혜원은 2019년 한경신춘문예에서 '경희'로 시나리오 부문에 당선이 되었고

2022년에는 제1회 KT스튜디오 지니 시리즈 공모전에서 '연화'로 우수상을 받았다


꼭 상을 받아야 잘 쓰는 작가는 아니지만

다양한 공모전에서 수상을 한 걸 보면 맛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 래빗을 읽으면서도 담백하면서도 핵심을 전하는 스토리의 힘이 느껴졌다

등장인물은 소녀들이지만 소녀들이 가지고 있는 힘과 강인함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주인공 홍주는 래빗 작전에 참여하게 되고 첩보원이 되어 생사를 오가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임무를 수행하면서 고향의 친구 윤옥의 죽음을 목격했고

함께 임무를 수행하던 다수의 소녀들의 죽음을 만났다

나가서 돌아오지 못하면 그저 죽었다는 것...


담백하게 홍주의 심리를 오가던 이야기는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적군의 장웨이와 또다른 래빗인 유경, 그리고 책임자인 지원이 대치하는 상황에 홍주가

뛰어들어가게 되면서 극적인 긴장감을 준다

그 장면을 상상하면서 읽어보니 마치 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하얀 눈밭에 하얀 소녀들

그리고 핏빛의 빨간색이 대비되면서 상상속 색감이 선명했다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 스토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P22

"마음이 약한 게 아니라 인간적인 겁니다. 최대희 소령은 그 둘을 종종 헷갈리시더라고요.

전쟁을 핑계 삼아 인간성을 버리진 마십시오.

그런 건 승리가 아니라 학살이라고 하는 것 입니다."


너무나 험한 전쟁이 배경이고 불쌍한 소녀들이 주인공이지만

이 소설은 뭔가 가녀리다

하지만 더 나은 미래를 홍주를 통해 꿈꿔볼 수 있다


작가는 말한다

'여러 상활들로 인해 우리는 미래를 상상하는 방법을 잊기도 합니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말이에요

그렇지만, 우리는 늘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해 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눈처럼 하얗게 미래를 꿈꿔볼 수 있는 마무리로 이어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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