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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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보면 책도 드라마도, 영화도 필요이상의 많은 말을 하는 것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 어떤 영화나 드라마에서 말없이 등장인물의 행동이나 표정들을 통해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을 보면 알게 모르게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 그런데 이런 느낌을 이 책을 통해서도 받았다. 장면마다 내가 떠올리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더 생생했다.

 

소녀는 친척집에서 잠시 지내게된다. 집을 떠나서 가게되는 먼 곳의 친척집은 소녀에게는 두려울 수도 있고 설레일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다섯째 동생이 막 태어나려는 중이었고 아버지는 늘 그렇듯 자식들에게 무심하다. 그런 집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지내던 소녀는 친척집에서 소중하고 사랑을 받으면서 지내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친척부부에게 사랑을 받으며 지내게 되느 소녀. 그 곳에서의 생활이 소녀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궁금해진다. 마지막... 소녀가 한 행동과 말을 보면 소녀의 감저을 잘 알 수 있는 것도 같다. 작가는 전체적으로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속시원히 이렇다저렇다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그저 간간이 보여주는 행동과 나지막히 오고가는 말속에서 독자들이 유추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저자 클레어 키건은 24년간 활동하면서 단 4작품만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그런데 4작품 모두 호평을 받았고 다양한 권위 있는 상을 받았다. 이 스토리로 영화 <말없는 소녀>가 만들어졌다. 이렇게 간결하게 이렇게 간단하게 이렇게 별 말이 없어도 소설은 따뜻하고 눈물나고 가슴이 뭉클해질 수 있다니... 읽는 동안 은근히 빨간머리 앤도 떠오르는 시간이었다.

 

긴 대사나 행동의 요란한 묘사보다 간결하고 뚝뚝 끊어지는 문장으로 더 깊은 울림을 주는 느낌이라 좋았다. 장면 하나하나를 내 머릿속으로 떠올리고 구상해보는 즐거움을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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