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있는 계절
이부키 유키 지음, 이희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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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든 영화든 개가 등장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무장해제가 되는 것 같다. 귀엽기도 귀엽지만 사람을 잘 따르고 친숙한 개의 습성이 저절로 미소짓게 한다. 이부키 유키 작가의 <개가 있는 계절>에는 귀여운 개가 등장한다. ‘시로로 불리다가 고사로로 불리운 개다.

1988년 하치료 고등학교 미술부가 바로 이야기의 무대다. 학교안에 등장한 개는 푸들과 닥스훈트의 믹스견으로 하야세 고시로라는 미술을 정말 잘 그리는 학생의 자리에 앉아있다. 그래서 그 개의 이름은 고시로로 불리게 된다. 학교의 학생들은 개의 주인이 나타나지 않자 고시로를 돌보는 모임을 만들게 되고 학생들이 졸업을 해도 학생들이 선배들을 이어받아 고시로를 돌보는 일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고시로의 눈에 비친 학생들의 모습이 하나씩 나타나는데~

 

이 소설이 재미있었던 건 고시로를 돌보는 모임의 학생들이 졸업을 하면서 계속 이야기의 소재와 주인공들을 바뀐다는 점이다. 여학생 유타와 하야세의 이별을 보면서는 가슴이 아프면서도 첫사랑의 기억이 마음이 두근두근했다. 아이바와 훗타의 F1관람의 이야기도 진한 우정이 느껴졌다. 저자는 풋풋한 소년과 소녀들의 이야기를 가득 알고 있는 것처럼 세심한 감정 표현들을 잘 하고 있어 실감나게 읽어볼 수 있었다. 하이틴물의 영화를 만들어도 너무 재미있게 잘 만들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한 챕터씩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할 때는 꼭 고시로인 개의 눈으로, 개 고시로의 입장에서 보는 사람들의 모습을 묘사하는데 그 부분이 새롭고 재미있었다. 소설 전체 내용을 개 고시로의 눈으로 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만들어도 또 색다른 재미를 줄 것 같은 내용이었다. 강아지의 눈으로 바라본 11년 동안의 청춘백서라는 것이 이 책의 숨겨진 부제다.

 

사실 학교에서 이런 강아지를 키운다는 설정 자체가 특별했다. 같은 개를, 계속 나이들어가는 개를 학생들이 모임을 만들어 돌본다는 내용도 특별했다. 사람의 입장에서는 학교에 대학 중인 상황에서 돌보는 것이지만 개의 입장에서는 학생들이 하나씩 하나씩 일정 시간이 되면 사라져 버리는 것이니 말이다. 강아지 고시로가 학생들이 사라져 오지 않는다고 표현하는 부분이 그래서 더 의미있게 다가왔다. 처음에 등장했던 유타와 하야세의 이야기가 다시 마지막에 언급되는 부분도 편안한 줄거리 구성이었다. 충직하고 순한 동물인 강아지가 등장하면서 어린 학생들과 어우러지는 소설이 오랜만에 편안함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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