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 세계명작산책 7 - 사내들만의 미학, 개정판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7
프로스페르 메리메 외 지음, 이문열 엮음, 김석희 외 옮김 / 무블출판사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내라는 말을 참 오랜만에 들어보았다. 사실 사내라는 말은 남자, 남성이라는 말에 비해 좀 더 야생스럽고 강한 느낌이 난다. 이 책 <사내들만의 미학>은 이제는 사라진 듯한 느낌이 드는 사내들을 다루는 이야기 10편을 묶은 책이다. , 20여년만의 전면 개정판으로 이번에 개정하면서 더할 건 더하고 뺄 건 뺐다. , 작가 이문열이 엮어 그 재미를 배가시킨다. 작가 이문열은 진지한 문학에서는 자취를 감춘 사내라는 소재를 다룬 이야기아직은 씩씩함과 엄격함을 잃지 않은 사내들의 이야기를 엮었단다.

 

이 책을 읽어가면서 가장 큰 수확은 바로 몰랐던 작가들을 10명이나 알게 되었다는 것! 특히 10편의 중단편중에서 가장 인상깊게 읽은 작품은 <그냥 비누거품>이었다. 이 작품을 지은 사람은 에르난도 테예스로 콜롬비아의 언론인이면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단다. 이 작품은 그의 작품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이라고 한다. 주인공은 이발사다. 마을의 이발사인데 반란군, 군인이 등장하는 것으로 전시에 준하는 체제인 것 같다. 이발소에 토레스 대장이 면도를 하러 오게 되고 이발사는 사실 비밀리에 반란군을 돕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면도칼을 가죽에 문지르면서 날을 세우던 때부터 면도가 끝날 때까지 내적 갈등을 겪는다. 과연 이 군인대장을 죽여 죽기로 되어 있는 반란군들을 살리는 것이 맞는 일인가... 아닌가. 이 대장을 죽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등등 생각은 꼬리를 물고 이발사를 갈등하게 한다.

 

이런 갈등은 사실 면도를 하는 짧은 순간에 이루어진 일이다. 그의 갈등하는 속마음을 가감없이 묘사하고 있는 부분은 마치 살인사건의 분위기를 풍기기도 한다. 이 작품은 내가 주목하는 번역가인 안정효 작가가 진행했다. 1회 한국번역문학상을 받은 실력있는 번역가이자 <하얀전쟁>이나 <은마는 오지 않는다>의 소설 작품으로 유명해진 소설가이기도 하다. 긴장감 넘치는 아슬아슬한 면도의 순간을 잘 묘사했던 것 같다. 칼을 들고 있는 누군가가 무방비 상태에 있는 사람을 두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내용의 작품들을 그동안 많이 있어왔다. 일본 스릴러 소설에서도 보았고 우리나라 스릴러 영화에서도 본 기억이 난다.

 

또다른 작품 헤르만 헤세의 <기우사>라는 작품도 인상깊었다. 헤세의 작품들은 거의 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은 처음 읽어 본 내용이었다. 사내들만의 미학을 나타내기에는 굉장히 아름다운 느낌이 드는 작품이었다. 주인공인 크네히트가 보여주는 비장미가 헤세의 작품인가 하는 의아함을 주기도 했지만 나름 이 책의 구성으로 어울리기도 했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평소같으면 그냥 찾아 읽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하나의 주제로 모아두어 읽을 수 있게 한다는 것! 누군가가 주제에 맞춰 모아둔 이야기를 하나씩 야곰야곰 읽는 즐거움을 누려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색다른 독서가 되었다. 특히 모든 작품마다 작가와 번역가가 달라 종합선물세트를 보는 것처럼 한 작품을 읽어갈때마다 다른 분위기를 느끼고 기대감이 생겼던 독서가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