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있니? 에프 그래픽 컬렉션
틸리 월든 지음, 원지인 옮김 / F(에프)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만화다. 사실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일본 작가 미나토 가나에처럼 편지나 일기, 상대방에게 말하듯이 글을 짓는 것도 좀 더 마음 깊이 와 닿는 글이 될 수 있다. 미국작가 스티븐 킹처럼 긴장감 넘치는 묘사가 많은 작품도 독자들의 마음을 들었다놨다 할 수 있다. 어떤 느낌을 주는 글이 될지는 다양한 형식이 있겠지만 난 이 책처럼 만화형식도 좋다. 만화 형식은 그림이 보이면서 형상이 완벽해지기 때문에 머릿속에서 상상만 하던 이미지가 그대로 드러나 좋다. 이 책은 2020 ‘아이소너상’수상작이다.

 

 이 만화 <듣고 있니?>의 그림체는 펜을 흘리면서 그리는 듯 스르륵 그려진 느낌이 든다. 작가가 어떤 단계를 거쳐서 이 만화를 그리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따로 책의 뒤쪽에 실어두어서 이해를 도왔다. 이야기 안에는 ‘비’와 ‘루’가 등장한다. 처음에는 비는 비대로 루는 루대로 어디론가 가고 있다. 루는 엄마의 차를 몰고 어디론가 가는 중이다. 가던 중 고양이를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고양이에게 ‘다이아몬드’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두 사람을 계속 쫓고 있는 도로조사국 사람들... 그들은 사실은 고양이를 뒤쫓고 있는 것이었다.


p58

“이제 슬슬 가볼까? 내 트레일러가 크지는 않아도 우리 둘한텐 맞을 꺼야.”

“잠깐만요” “잠깐만요,왜죠? 전 그쪽을 잘 알지도 못하는데요”

“그건 ...그래서겠지...” “내가 아는 사람들은 죄다 나를 미치게 만드니까.

그렇지 않은 사람과 함께 있는 건...괜찮을 것 같아“


 전체적으로 실체가 보이지는 않지만 루와 비는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어둡고 불안한 그림체와 두 사람의 심리 상태가 잘 어울린다. 그림의 색감도 다양하기는 하지만 붉은 색과 어두운 검은색 등이 많이 쓰였다. 두 사람의 주인공도 모두 짧은 머리에 처음에는 여자인줄도 몰랐다.


 비는 사촌에게 성폭행을 당한 상처를 가지고 있다. 그 상처를 어떻게 할 줄 모르고 아파하는 비에게 루는 말한다


p204

“내 잘못이 아니야. 비. 듣고 있니? 네 잘못은 하나도 없어.”


고양이 다이아몬드가 만들어가는 세상이 두 사람에게 펼쳐진다. 뭔가 불안하고 거칠고 불안정한 세상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상처와 슬픔을 조금씩 치유해나간다. 두 사람은 두 손을 맞잡고 연대하면서 우정을 키워간다. 만화 그림체가 생각보다 불안정해보여서 정신이 좀 없기는 했지만 그래도 치유와 화합의 이야기라서 더 좋았다.


p254

"당연하죠. 모든 사람, 모든 게 잠재적인 마법의 힘을 지니고 있어요.

그저 그걸 볼 수 있는 세상과 무리 가운데 서 있기만 하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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