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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빨간 맛 - 발렌시아에서 보낸 꿈결 같은 한 해의 기록
한지은 지음 / 바이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스페인은 세상의 다른 모든 나라들 중 가장 가보고 싶은 나라 세 손가락 안에 손꼽힌다. 그래서 이상하게 스페인을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 귀가 쫑긋한다. 스페인은 방송에서건 영화에서건 다양한 모습을 뽐내고 있는데 이제는 스페인을 말하는 책들도 정말 많아졌다. 스페인과 관련한 책들을 읽다보면 이상하게 이미 스페인의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는 느낌이 든다. 스페인의 이미지를 빨간색으로 맞춘 것도 의미가 있어 보인다. 정열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느 스페인. 스페인은 정열과 빨간색의 나라.
오늘 읽게 된 이 책 <스페인의 빨간 맛>은 스페인을 휘리릭 돌아보고 온 여행자의 입장에서 쓴 것이 아니라 스페인의 한 도시에서 1년이나 살다가 온 ‘주민’의 입장에서 쓴 글이라서 더 마음에 들었다. 저자는 처음부터 발렌시아에서 살기위해 출발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살고 싶은 도시를 고르기 위해 스페인을 여행했다. 여행하다가 퍼뜩 마음속에 ‘여기서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든 곳이 바로 발렌시아였단다. 발렌시아라는 도시는 사실 바르셀로나나 마드리드보다 잘 알지 못했는데 이 책을 읽고는 호기심이 많이 생겼다. 지도를 찾아보니 바닷가에 근접해 해변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투이야 공원이라는 발렌시아를 가로지르는 공원도 넓고 예뻤다.
저자의 책은 발렌시아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지명이 나오지는 않는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며 지도를 찾아보면서 읽었다. 지도를 찾으니 마치 내가 그곳에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실감났다. 저자는 1년의 휴식시기에 발렌시아에서 보내며 스페인 사람들의 친절과 수다와 마음 속 평화를 찾았다. 젊은 나이에 벌써 50여개국을 여행했고 발렌시아에서는 1년을 살기까지 했다. 스페인 산 페르민 축제에 혼자 가서 토니네 가족을 만난 이야기는 여행의 묘미를 잘 느껴 볼 수 있는 에피소드였다. 스페인 사람들이 낯선 동양 여성에게도 얼마나 친절한지도 알 수 있었다. 스페인으로 마구 달려가고 싶은 생각이~~
저자의 이력도 특이했는데 언론정보학을 전공한 저자는 여행하다가 에콰도르의 NGO비영리 기구에서 1년간 일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일을 하다가 의료계 종사자들이 하는 일을 보고 매료되어 의사를 하기위해 한국에 돌아와 실제 의사가 되었단다. 여행을 좋아하고 다양한 상황과 사람들을 만나는 경험을 하다보니 본인이 정말로 하고 싶고 해야만 하는 일들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 여행기의 틀에 박힌 느낌이 아니라 실제 발렌시아에서 살면서 만난 사람들에 비중을 둔 이야기들이 흥미로웠다. ‘00에서 한달살기’라는 말이 유행이었는데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몇 달은 살아보아야 그 나라의 진가를 알 수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