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은 옷 가게 사장님입니다 스토리인 시리즈 6
강은미 지음 / 씽크스마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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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옷 가게가 하나 둘 사라지고 있는 시대에, 옷가게 장사 10년 차에 접어든 사장님의 에세이를 접하게 되었다. 사실 어렸을 때만 해도 엄마의 손을 잡고 작은 옷 가게 여러곳을 돌아다닌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일부러 만들기도 어려운 기억이 된 것같다. 동네에 있던 작은 옷 가게는 하나 둘 사라지고, 상가엔 브랜드 옷이 하나씩 들어왔다. 그리고 이젠 옷을 굳이 직접 오프라인으로 사기보다 다른 루트를 더 이용하게 된다. 그러니 더이상 옷가게 이모는 보기 힘든 게 현실이다. 오히려 책을 읽으면서 대체 어디에 이런 가게가 있는걸까 궁금해질 정도였다.


치위생사로 일하다가 친한 옷 가게 동생의 권유에 옷 가게를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는 슈가. 갑작스런 직종 변경과 갑작스런 사장님의 길은 쉽지 않았다. 상인의 길에 들어서고 혼자서 모두 짊어지고 가야 하는 것은 친한 동생의 모습을 보고 시작했다해도 직접 부딪히는 것과는 달랐다. 다양한 손님들, 상인들과 물건을 선택하고 정리하는 것들. 하나하나 모두 손이 가야하는 일임에도 옷을 좋아해서, 옷이 너무나 좋아서 그리고 옷을 구매한 손님들이 좋아하는 게 좋아서. 그런 이유들이 합쳐져서 계속 사장님으로 머물 수 있었던 것 같다. 


책 속에는 옷가게 운영을 하면서 있었던 일이나, 가게를 시작하게 된 이야기, 가게를 운영하며 만났던 사람들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엔 좀 더 샤랄라한 공간, 젊은 느낌의 공간이 아닐까 넘겨짚고 시작했었다. 집 근처에 갑작스레 원피스가 잔뜩 걸린 옷가게가 생긴 영향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무대포로 시작한 것 같으나 이래저래 부딪혀가며 배우고 깨우쳐 계속 본인만의 철학으로 옷가게를 꾸준히 운영해나가는 모습에 배울 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평범한 아줌마들이 방문해서 마치 사랑방처럼 옷가게에서 즐겁게 머물다가고, 옷을 보며 어울리겠다 싶은 단골 손님들을 생각하며, 정성들여 코디해 스토리에 올리는 모습 등이 기억에 남았다. 이런 옷가게라면 한 번 방문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서 책을 통해 멋진 가게를 만난 기분이 들었다.


꾸준하게 오는 단골손님들에게 나 역시 한결같아야 한다.

새로운 손님을 잡기 위해  기존 손님에게 소홀해진다면 나에게 실망할 것이다. - 2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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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으로 읽는 로마사 - 1,000년을 하루 만에 독파하는 최소한의 로마 지식
윤덕노 지음 / 더난출판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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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먹는 음식을 통해 로마사를 알 수 있다는 책이다. 로마라고 하면 제일 먼저 전쟁사가 떠오르는 만큼, 생활사는 그다지 떠오르는 게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생각이 좀 달라졌다. 전쟁사와 음식, 생활문화 전부는 연관이 없을 수 없다는 것. 방대한 땅을 가지고 무역길을 뚫고 온갖 음식과 물품들을 들여오면서 로마에는 부가 쌓이기 시작했다. 당연히 생활의 질이 좋아지고, 좀 더 나은 음식에 대한 갈망 또한 멈추지 않았다. 먹고 살만해지는 걸 넘어서 풍족했던 그 당시의 로마. 로마의 음식을 통해 만나본 역사는 생각보다 더 재미있었고 흥미로웠다.


초반쯤에 미리 밝혀두고 있는 것처럼, 로마의 생활방식은 현대의 생활방식과도 많이 닮아 있다. 고대라고 불리는 시대에 하루 3끼정도를 먹고 식탁에는 여러 나라의 음식이 올라가며, 멀리서 공수해온 갖가지 향신료까지. 게다가 고급 요리로 손꼽혔던 철갑상어나 굴, 현대에도 필수로 꼽히는 소금의 가치와 주식인 빵과 와인 이야기 등 익숙했던 이야기들이 많아서 더 재밌게 볼 수 있었다. 특히 부유하던 귀족계층 이외에 일반 평민들도 비슷한 시기, 다른 나라들에서 누리지 못한 풍족한 생활을 했다고 해서 인상깊었던 것 같다. 


유럽의 3대 진미로 손꼽히는 캐비아, 트러플, 푸아그라. 이 모두가 로마에 있었다는 것 또한 인상깊긴 마찬가지였다. 물론 그 때는 캐비아가 아니라 철갑상어 자체를 고급으로 쳤다고 한다. 어쨌든 초기에 가루를 끓여 먹었던 죽과 좀 더 문명이 발달하고 먹기 시작한 빵, 양식을 하면서까지 열을 올렸던 굴이나 즐겨먹었던 젓갈, 로마인에게 필수였던 올리브 기름, 오염된 물 대신 먹었던 와인, 팝콘처럼 먹었던 병아리콩 이야기 같은 것들이 낯설게 들리지 않는 걸 보면 신기하기도 했다. 쥐고기를 먹었다는 건 좀 충격적이지만. 그런 과정을 보며 지배한 땅들에서 음식 대부분을 공수해와 운송업이 발달하고 양식법이 발달하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가진 직업을 창출해내는 모습이 한 사회의 문명화 과정을 보여주는 듯 했다. 음식이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생각보다 더 다양했다. 책을 통해 로마인의 삶을 들여다본 기분이다. 굳이 음식의 이야기가 아니라도 다른 배경지식까지 얻을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그리고 그 길을 통해 밀, 와인, 올리브, 생선, 젓갈, 향신료 등 다양한 식품이 운송되면서 

로마 제국의 부가가치가 만들어졌으니, 

로마 제국은 식탁에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싶다. -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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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는 못 먹지만, 빵집을 하고 있습니다 - 한남동 글루텐프리 & 비건 빵집 써니브레드 이야기
송성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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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재밌는 에세이였다. 밀가루는 못 먹지만 빵집을 하고 있는 비건빵집 '써니브레드'의 사장님 이야기. 선천적인 글루텐 불내증 때문에 밀가루를 먹지 못한다는 사장님은 스스로 빵을 만들어먹고 그 빵을 나누어 먹으며 베이킹의 참맛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았고,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글루텐프리라는 것이 생소한 때였다. 외국 서적을 찾아보고 레시피를 개발하고 하루에 몇 시간씩 베이킹 연습을 하며 하나씩 쌓아간 노하우와 경험들이 지금의 빵집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그런 이미지보다 도둑이 들어왔다가 4시간동안 빵을 먹고 돈을 훔쳐간 전설의 빵집이 바로 여기였다는 말이 더 강하게 기억에 남았다. 원래 글루텐프리 빵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그 소리를 들으니 갑자기 이 빵집에 대한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졌다. 


에세이는 대체로 긍정적인 기운이 넘쳐난다. 이런 사장님이 만드는 빵의 맛은 어떨까? 절로 궁금해질 정도였다. 가깝기만 하면 당장 가봤을텐데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처음부터 좋아하는 일을 시작한 건 아니지만, 헤매고 생각한 끝에 좋아하는 일인 베이킹을 찾아 온 열정을 들이붓는 모습이 기억에 많이 남았다. 흔히 빵집이라고 하면 생각하던 천천히 빵이 구워지는 이미지와는 달리, 하루하루 치열하게 보내는 빵집의 일과에 자신의 일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묻어났다. 물론 그만큼 힘든 일도 많았다. 크고 작은 일이 터지기도 하고 감정에 휘둘리기도 하며 크고 작은 갈등들이 있어왔다. 책 속엔 자세히 나오지 않지만 이런저런 마음 고생을 했다는 건 확실히 보인다. 


빵을 만든다는 건 오븐 예열부터 정확한 계량까지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그럼에도 매일 오븐을 켜고 어느 때는 하루종일 새로운 빵의 레시피들을 실험해보기도 하며 열정을 불태운다는 건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은 사람에게 축복인지도 모른다. 에세이를 보며 좋아하는 일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고 왠지 모를 응원을 받은 기분이다. 그리고 빵순이지만 밀가루를 많이 먹는 데 묘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마지막에 수록된 글루텐프리 레시피도 몹시 신기했고 반가웠던 책이었다.


우리는 너무 많은 이유로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포기한다.

아마도 좋아하는 일이 정말 없는 게 아니라 

무언가를 좋아하고 시작할 용기가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

좋아하는 음식은 배가 불러도 먹으면서 좋아하는 일은 왜 이리 쉽게 내려놓는 걸까. - 5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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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 댄서
타네히시 코츠 지음, 강동혁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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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에서 춤을 추는 사람 형체를 보면서 책의 내용이 궁금해졌다. 판타지 요소가 가미된 소설은 언제나 설레게 만드니까. 그러나 마냥 재미를 위한 소설이 아니었음을 첫 장을 넘기면서부터 깨달았다. 어딘가의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그대로 옮겨둔 듯 가족이 끌려가고 어머니를 잃었으며 그에 관한 기억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고 담담히 말하는 주인공 소년. 앞 장을 조금 읽다보니, 소년이 살고 있는 곳은 어딘가의 디스토피아 세계관도 아니고 논픽션 속 그러니까 미국의 남부지방 어디쯤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것도 흑인 노예제도가 만연했고 그들의 인권이란 말이 존재하지 않을 때쯤 말이다.


시대적 배경과 공간적 배경이 그래서인지 소설은 썩 유쾌한 기분이 아니다. 판타지적 요소가 섞여있다는 정보를 알고 시작해서 그나마 나았지 만약 몰랐다면 암울해보이기만 하는 소년의 앞날에 절로 숙연해진 기분이 될 것 같았다. 뭐 그렇다고 해서 마냥 희망차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담배농장에서 온종일 일을 하고, 주인집에서 일을 하며 가족을 만들어도 언제 내 가족이 주인의 의사에 따라 팔려나갈지 모르는 삶. 주인공 소년 하이람은 백인 아버지를 두고 있지만 다른 흑인들처럼 하잘것없는 노예 취급을 받는 건 똑같았다. 다만 하이람에겐 천부적인 기억력과 훗날 얻게 될 초능력이 있다는 것만 달랐을 뿐이다.


가족도 사랑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삶 속에서 하이람은 생각한다.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노예 해방 운동을 하고 있다는 언더그라운드를 찾아가면 어떨까하고. 그쯤에서 나는 이제 소년의 영웅적인 에피소드들이 펼쳐질줄로만 알았다. 다른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소설이 대개 그렇듯, 불합리한 세계 속에서도 꿋꿋이 능력을 발휘해 살아남을 거라고. 책의 1/3쯤이란 점도 기대를 부풀렸다. 그러나 하이람은 함께 탈출한 사랑하던 소피아와 떨어져 다른 노예취급을 받기 시작한다. 우여곡절 끝에 만나게 된 언더그라운드의 사람들은 하이람은 구했지만 소피아는 구할 수 없단 절망적인 소식만 들려줄 뿐. 소설을 읽으며 사방이 막혀있단 생각이 많이 들었다. 가족이라는 이유가 족쇄가 되어 팔려나가게 하지 않으려면 본인이 더 열심히 일해야하고, 어느 순간엔 그런것도 소용없이 가족은 헤어지게 된다. 노예니까, 주인의 자산이니까, 노동력의 가치밖에 없으니까. 그런 이유들로 서로가 서로에게 감시망을 세우고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세상. 논픽션이라는 게 그저 안타까울 뿐이었다.


하이람의 초능력인 '인도'는 순간이동 능력이다. 본인 이외에 사람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하이람의 능력. 그러나 주인공의 능력은 초반부터 발휘되지 않는다. 목숨이 위태로울 때 처음으로 발현된 능력은 하이람의 삶을 또다른 방향으로 이끌었음에도 마지막까지 극적인 변화를 가져다주지는 않았다. 극적인 변화 자체가 있을 수 없는 배경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하이람이 가지고 있는 초능력이라는 '인도'의 능력을 두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이랬다면 좀 더 빨리 좀 더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작가의 염원이나 희망같은 것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 어쨌든 하이람은 계속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느새 이만큼 자랐구나 싶을 정도로 바뀌는 모습이어서 마지막 모습이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최악은 그런 일에 대한 기억이 우리를 바꿔놓는다는 사실이었다.

우리는 그런 기억에서 도망칠 수 없으며, 그 기억이 우리의 끔찍한 일부가 되고 만다. - 51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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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이 병은 아니잖아요?
이지아 지음 / 델피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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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소심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이 봤지만 대범하다 말하는 사람은 희귀하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세상에 소심하다는 성격만 존재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가만보면 사람들은 대부분 소심한 면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어떤 경우에 어떻게 나타나느냐가 다를 뿐. 개인적으로 소심하다고 생각하는 나도 대화하다보면 쿨하단 소리를 들었던 적이 있고 오히려 네가 어디가 소심해?라는 반문을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런 일을 기억한다는 게 소심하다는 사실임을 그 사람들은 알고 있으려나 모르겠다.


어쨌든 이 에세이는 '스몰 마인드 자기 긍정학'이라는 부제목을 달고 있지만 긍정학 보다는 에피소드 모음, 그야말로 에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괜히 자기 긍정학이란 단어에 딱딱한 분위기를 생각했다 싶을 정도였다. 자기표현을 해야하는 전화를 어려워하고 배달앱을 좋아하며, 미움받지 않으려고 먼저 지갑을 열며 티나지 않게 인사 안하기 같은 걸로 복수하는 일상. 뿐만이 아니라 말하기 전엔 속으로 몇번씩 생각해보고 검토하는 일들이 낯설지 않았다. 이거 다 내 이야긴데? 그렇게 느껴지게끔 하는 것들이 책 속엔 많이 있었다.


나는 마음 속의 소심함은 오래된 친구와도 같다고 생각한다. 잊고 편하게 살다 잠깐 낯선 곳에 가면 여김없이 나를 반기러 오는 그런 친구. 하지만 소심함이 있다고 해서 우울하다거나 이상한 프레임을 씌운다는 건 말그대로 부당하다. 누구나 조금씩 소심한 면은 있고 또 때때로 대범한 면이 있을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낯선사람 앞에서와 친근한 사람 앞에서 소심의 정도가 변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사람의 소심함이 다 다르듯 나도 책을 읽으며 이렇게까지?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다. 반대로 반장을 했다는 커리어에서 배신감을 느끼기도 하고.. 글을 많이 공개될 곳에 게시하는 것 또한 용감무쌍해보였다. 어쨌든 소심함이라는 색안경을 쓰고 서로를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책의 제목 그대로 소심이 병은 아니니까 말이다.


한 사람의 힘은 생각보다 아주 강하다.

많은 사람이 기억했으면 좋겠다. 

나와 당신 그리고 그 사람까지 우리는 사소하지만, 절대 사소하지 않은 중요한 사람들이다. - 17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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