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이 병은 아니잖아요?
이지아 지음 / 델피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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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소심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이 봤지만 대범하다 말하는 사람은 희귀하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세상에 소심하다는 성격만 존재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가만보면 사람들은 대부분 소심한 면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어떤 경우에 어떻게 나타나느냐가 다를 뿐. 개인적으로 소심하다고 생각하는 나도 대화하다보면 쿨하단 소리를 들었던 적이 있고 오히려 네가 어디가 소심해?라는 반문을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런 일을 기억한다는 게 소심하다는 사실임을 그 사람들은 알고 있으려나 모르겠다.


어쨌든 이 에세이는 '스몰 마인드 자기 긍정학'이라는 부제목을 달고 있지만 긍정학 보다는 에피소드 모음, 그야말로 에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괜히 자기 긍정학이란 단어에 딱딱한 분위기를 생각했다 싶을 정도였다. 자기표현을 해야하는 전화를 어려워하고 배달앱을 좋아하며, 미움받지 않으려고 먼저 지갑을 열며 티나지 않게 인사 안하기 같은 걸로 복수하는 일상. 뿐만이 아니라 말하기 전엔 속으로 몇번씩 생각해보고 검토하는 일들이 낯설지 않았다. 이거 다 내 이야긴데? 그렇게 느껴지게끔 하는 것들이 책 속엔 많이 있었다.


나는 마음 속의 소심함은 오래된 친구와도 같다고 생각한다. 잊고 편하게 살다 잠깐 낯선 곳에 가면 여김없이 나를 반기러 오는 그런 친구. 하지만 소심함이 있다고 해서 우울하다거나 이상한 프레임을 씌운다는 건 말그대로 부당하다. 누구나 조금씩 소심한 면은 있고 또 때때로 대범한 면이 있을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낯선사람 앞에서와 친근한 사람 앞에서 소심의 정도가 변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사람의 소심함이 다 다르듯 나도 책을 읽으며 이렇게까지?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다. 반대로 반장을 했다는 커리어에서 배신감을 느끼기도 하고.. 글을 많이 공개될 곳에 게시하는 것 또한 용감무쌍해보였다. 어쨌든 소심함이라는 색안경을 쓰고 서로를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책의 제목 그대로 소심이 병은 아니니까 말이다.


한 사람의 힘은 생각보다 아주 강하다.

많은 사람이 기억했으면 좋겠다. 

나와 당신 그리고 그 사람까지 우리는 사소하지만, 절대 사소하지 않은 중요한 사람들이다. - 17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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