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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ㅣ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0년 7월
평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그런 이름을 달고 처음 세상에 나왔던 책이다. 꿈을 사고 파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해서 어떻게 꿈을 사고 판다는 건지 궁금했었다. 잠들어야만 입장가능하다는 것도 신기하면서 호기심을 자극했고.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선 무슨 꿈을 사고 팔까? 악몽을 팔아버리고 길몽만 사지 않을까? 색다른 소재의 소설이라 읽기전부터 생각이 많았다. 소설은 따뜻한 동화같은 느낌이 난다. 어른을 위한 동화 그리고 잠을 줄여가며 살아가는 어른들의 쉼표. 딱 그런 느낌이었다. 책을 읽기 전에 뻔한 신파만 아니었음 좋겠다고 생각한게 미안해질 정도였다.
소설의 시작은 주인공인 '페니'가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면접을 보러 가는 것부터 시작한다. 잠들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독특한 마을, 그곳에 들어온 잠든 손님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상점이자 누구나 들어가고 싶어하는 꿈의 직장 '달러구트 꿈 백화점'. 면접준비를 하던 페니는 친구인 녹틸루카(옷을 벗고 잠자는 사람들에게 옷을 입혀주는) 아쌈에게 달러구트가 직원들에게 선물했다는 동화 '시간의 신과 세 제자이야기'를 받는다. 그 이야기는 시간의 신이 세 제자에게 다스릴 시간을 정하라 했을 때, 세 번째 제자는 사람들이 미래와 과거를 떠올릴 때 중요하게 생각지 않은 잠을 자는 시간을 원했고 이후 꿈꾸는 시간을 관장하게 되었다는 유서깊은 역사서나 마찬가지였다. 어쨌든 덕분인지 페니는 달러구트의 면접에서 무사히 통과해 꿈 백화점에 출근하게 된다. 처음부터 꿈꾸는 직장에 들어간 페니가 부럽기도 하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궁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상사 쉬운 일이 없는 법인지 페니는 출근 첫 주부터 가장 비싼 꿈 값을 도둑맞게 된다.

페니가 사고를 칠 시점부터 혹시 분위기가 바뀔까 했는데 그럴 걱정은 없다. 분위기는 시종일관 따뜻하고 심지어 함께 일하는 직원분들까지 대부분 상냥한(...) 편이다. 게다가 판타지를 워낙 좋아해서인지 정신없이 읽었다. 잠이 들 때만 갈 수 있다는 마을과 꿈 상점, 달러구트 이외에도 꿈을 파는 다른 상점들과 꿈을 만들어내는 꿈 제작자들, 잠든 손님들이 밀어닥치면 꿈을 준비해주는 직원들, 숙면을 위한 음식들과 헐벗고 잠든 사람들에게 옷을 입혀주는 녹틸루카들.
그런 설정들을 보면서 제일 궁금했던건 철저히 후불이라는 꿈 값이었다. 꿈 값으로는 대체 뭘 받는 것이며, 그 값으로는 무엇을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꿈 값은 철저히 후불일 수 밖에 없었다. 그 값이라는 게 꿈을 꾸고 난 뒤 느끼는 감정이었으니까. 감정을 조금만 나누어주면 되며, 꿈을 통해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한다면 꿈 값을 받지 않는다. 설렘과 자신감, 분노, 혼란스러움, 자부심 등등. 사람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은 꿈 속 세상에서 병 속에 있는 액체의 형태로 사용된다. 가끔은 손님들에게 또 가끔은 어떤 감정이 필요할때 직접 자신에게. 그렇게 사용하는 감정들을 보며 마법의 물약이 생각나기도 했다. 할 수만 있다면 상시 자신감을 구비해두고 싶기도 했고. 물론 저 세계로 정말 가게 된다면 꿈 제작자일을 해보고 싶기도 했다.
소설은 꿈 속 세계와 현실세계의 손님들의 시점이 교차되기도 한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들러 구매하게 된 꿈이 어떻게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지, 또 어떤 꿈을 꾸게 되는지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마지막 챕터였던 '익명의 손님께서 당신에게 보낸 꿈' 이야기였다.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이런 식으로 꿈을 제작하고 전달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습을 남기기 위해 전달하는 꿈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 전달받는 이에게 갈 수 있도록 만들기도 한다. 보고 싶은 사람이 꿈에라도 나타나지 않는 건 그런 이유가 있다고, 그렇게 생각해보고 싶어졌다. 그 밖에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악몽을 팔던 에피소드도 기억에 남는다. 전체적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볼 수 있는 마음을 충전하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잠이 든 시간이면 밀어닥치는 손님들은 꾸고 싶은 꿈을 찾으러 가게에 들르지만, 항상 꿈을 살 수 있는건 아니다. 꿈들은 매진되기도 하며 달러구트 임의로 꿈을 팔 수도 있다. 나는 가게의 모습을 보며 사회에 찌들어서인지 꿈을 사기 위해 폭력사태같은 게 발생하지는 않나 생각하긴 했지만.. 그런 일은 끝까지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소설은 페니의 성장기와도 같다. 괴짜같은 면도 있지만 꿈을 파는 일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 같았던 달러구트와 개성있는 다른 직원들, 더 개성이 넘치는 꿈 제작자들을 만나며 꿈과 그 필요성에 대해 서서히 깨달아가는 페니의 이야기. 동화같은 소설이였던 '달러구트 꿈 백화점'. 시리즈물로 나와도 재밌지 않을까? 에필로그에서 봤던 비고 마이어스의 이야기에도 여운이 남아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매력적인 세계관이라 1권으로 끝내기엔 아까워, 2편을 만나보고 싶어진다.

"항상 꿈의 가치는 손님에게 달려 있다고 하셨는데..
아하, 그렇군요. 손님이 직접 깨닫느냐 마느냐의 차이예요.
직접 알려주는 것 보다 손님 스스로 깨닫는 것이 중요하죠.
그런 꿈이 좋은 꿈이예요."
"그렇지. 과거의 어렵고 힘든 일 뒤에는,
그걸 이겨냈던 자신의 모습도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
우린 그걸 상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단다." - 153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