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파도 속으로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황세연 지음 / 들녘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75년 전에 침몰한 일본군 731부대 병원선 '초잔마루'. 침몰한 병원선에 얽힌 오싹한 비밀이라고 해서 기대감이 높았던 소설이다. 비록 초잔마루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 들었어도, 바닷 속 깊이 가라앉은 보물선에 대한 낭만적인 상상 혹은 미스터리한 비밀에 대한 기대감은 있었다. 어마어마한 금괴와 함께 가라앉아있는 배 초잔마루. 하지만 아무도 초잔마루의 위치를 알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이 초잔마루를 찾아헤매도 발견하지 못해 단순히 괴담으로만 치부되던 이야기였으나, 어느 날 한 시골의 어부들에게 초잔마루가 발견되며 금괴와 일확천금에 관한 꿈이 커지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온 재산과 시간을 바쳐 헤맨 보물선, 또 누군가에겐 막막한 현실에서 끄집어내 줄 기회인 보물선. 하지만 보물선 731부대 병원선, 초잔마루에서 발견된 건 금괴 뿐만이 아니었다.


오랜만에 잡아보는 굉장히 두툼한 책이었다. 사실 처음 잡았을 때만 해도 이걸 대체 언제 다 읽지 했는데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다. 그만큼 몰입감도 좋았고 점점 미스터리한 분위기로 흘러가는 이야기가 손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일반 미스터리가 아니라 괴기한 현상을 다루고 있어서 사람에 따라 좀 징그럽게 느껴질 여지도 있지만 이야기 자체는 흥미진진했다. 초전마루함을 발견하고 금괴를 위해 탐사한지 얼마 안되어 들이닥친 해적들과 배에서 건져올린 의문의 항아리. 하나의 배를 소재로 다양한 인물들과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들려주어 분량은 많았지만 다채롭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후기에 보면 원래 분량은 이것보다 훨씬 많았다고 하는데.. 많은 분량의 이야기를 잘라내어 오히려 속도감을 얻었다고 한다.


어쨌든 소설은 주인공의 시점을 위주로 진행되어, 등장인물들의 심리는 알 수가 없다. 오히려 그래서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살아났다. 고립된 것이나 다름없는 초잔마루 탐사대 '마린보이호'. 그 곳에서 사람들은 서로 의심하고 반목하며 갈등은 심화되기만 한다. 특히 해적이 나타나면서부터. 와중에 주인공인 순석은 마린보이호에 승선하기 전부터 인연이 있었던 윤정에게 관심을 갖고 그녀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품는 동시에 아버지 병수발 때문에 고생하는 여동생과 어머니를 위해 금괴를 찾는 등, 다른 인물들에 비해 욕망이 뚜렷하고 투명하게 나타났다. 이리저리 얽힌 심리 관계에서 주인공이 중심을 잡아주었던 덕분에 긴 분량에서 좀 덜 지치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상상력을 발휘해 쓴 해양미스터리물인만큼 미지의 바다생물에 대한 마무리를 어떻게 할까? 결말이 모두 배드엔딩은 아닐까 생각하며 읽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결말이 만족스러웠다. 일확천금의 꿈은 살짝 궤도를 달리했지만 순석의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해피엔딩이지 않을까. 미스터리 쪽이 강하거나 심리갈등이 강하다라는 느낌은 아니지만 사건중심에 괴생명체 미스터리물을 좋아한다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진실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아. - 4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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