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다 배달합니다
김하영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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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가 발발하면서 더 바빠진 직종이 몇몇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배달업인데, 이미 평소에 바빴지만 더욱 치열해지고 힘들어진 탓에 더 끝으로 내몰린 배달업 종사자들의 이야기는 더이상 낯설지 않은 이야기가 되었다. 이렇것도 배달이 가능해?라는 생각을 종종 해본 적이 있었지만 어떻게 배달해오는지, 어떤 루트를 거쳐오는지까지는 생각해 본적이 없다. 예전에 뉴스인지 모를 프로그램에서 동네배달, 즉 가까운 곳의 콜을 잡아 음식배달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라이더들이 어떤 식으로 일하는지 잠깐 볼 수 있었다. 한 가게에 소속된 것이 아니라 매번 다른 가게에서 다른 종목의 음식을 가져오는 걸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저런식이면 시간이 정말 돈이겠구나 싶어서. 이 책은 그런 라이더들의 모습 외에도 쿠팡맨, 카카오 대리기사라는 직업도 함께 소개하고 있어 좀 더 많은 부분을 알 수 있었다.


18년 차의 기자가 회사를 그만두고 제일 처음으로 시작한 건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피커맨. 각종 제품들을 쌓아둔 물류센터에서 화면에 뜨는 물건들을 카트에 싣고 오는 모습을 보여준다. 쌀, 물, 배추 등 무거운 물품들을 제하고 가져올 수는 없고 카트에 최대한 많이 담아다가 가장 효율적인 동선으로 움직여야하는 게다가 카트 안에서 테트리스 작업을 잘 해야한다는 요령도 필요하다. 여성 남성 할 것 없이 일하고 있으며 매번 일마다 사람을 지원받는다는 것도 의외인 부분이었다. 코로나가 터진 이후에는 좀 상황이 달라진 것 같지만.. 


다음으로는 배민의 커넥터. 달리고 싶을 때 달리고 싶은 만큼만이라는 표어 아래 모집된 커넥터는 배민의 정식 라이더와는 다른부분이 있다. 일하고 싶을 때만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애초에 할당량이 많지 않고 직업으로 삼기엔 애매한 부분이 있다는 것. 과장된 광고 속에 감춰진 현실들을 보면서 새삼 플랫폼의 힘이 무섭긴 하구나라는 게 느껴져 씁쓸한 부분도 있었다. 마지막 직업으로 소개되었던 카카오 대리기사 또한 마찬가지. 이들은 4장인 플랫폼 노동의 빛과 그림자 편에서도 자세히 다루고 있다. 배달직을 생각한다면 의외로 도움될만한 팁들이 가득하니 궁금하면 읽어봐도 좋을 것 같았던 책, 특히 배민 커넥터의 경우 소일거리 삼아 나이드신 분이 배달을 하신다는 게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내가 사는 곳은 배민이 활성화되지 않은 시골 중 하나라.. 저런 모습을 보면 아직 별세계처럼 느껴진다. 로봇 배달원 또한 그렇고. 어쨌든 시대가 변함에 따라 씁쓸한 그림자와 빛은 뗄 수 없이 우리에게 다가온다. 빠르게 변하는 사회가 몇 년후에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좀 더 사람들에게 나은 방향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아무리 비대면이니 인공지능이니 로봇이니 해도

결국은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고 사람들을 위해 하는 일이다. - 26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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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
정해연 지음 / 황금가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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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로 가는 싸구려 패키지 여행길. 하지만 각자의 사연을 안고 출발한 버스는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중간 정차지점에서 여행객으로 왔던 남자하나와 그 남자의 아들인 아이 하나가 사라지는 것부터 심상치 않더니 끝내는 버스에서 아이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그것도 휴게소에서 아빠와 함께 사라졌다는 그 아이의 시신이 토막난 채로. 곧바로 용의선상에 아이의 아버지가 오르고, 반인륜적인 범죄에 사회의 시선이 쏠리며 형사 박상하는 종적을 감춰버린 아이의 아빠 김석일을 찾기 위해 사력을 다하지만 그는 뜬금없는 곳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들어온다. 그리고 김석일의 전처 정지원이 돌아오며 사건에 대한 진실이 드러나는데..


추리물보다 스릴러같은 성격이 강해서 흥미롭게 읽었던 소설이었다. 초반부부터 범인을 단정해놓고 시작해서 속도감이 있었고, 대체 왜 아이를 그렇게 죽여 유기했는지, 왜 또 다른 남자를 살해하려다 현행범으로 잡혔는지 궁금해서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날카롭게 벼려진 문체가 사회를 그대로 투영해내서 더 스릴러답게 소설을 보기도 했다. 물론 관광 버스의 짐칸에서 토막난 아이의 시체가 발견됐다는 사실도 섬뜩했지만 그보다 더 섬뜩했던 것은 아이가 죽은 일을 두고 자신만의 이익과 손해를 생각하던 사람들을 보는 게 더 섬뜩했다. 살해된 아이가 발견되어 여행이 취소되자 환불을 어떻게 해야하냐 묻던 관광객, 은연중에 가정폭력이 있었다는 걸 알고 있었음에도 자신에게 피해가 올까싶어 선을 그었던 학교의 담임, 국민들의 시선이 쏠리자 조롱거리가 되지 않기위해 아랫사람을 쪼는 경찰청장 등. 충분히 현실에 있을법한 사람들이라 착잡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이런 소설이 으레 그렇듯 '패키지'에도 반전격인 이야기가 존재한다. 마지막까지 읽어야 알 수 있는 결말이건만 사실 유추하기엔 어렵지 않았다. 떡밥이 잘 뿌려졌다기보다 이런 구성이라면 이런 반전이 있지 않을까?생각했는데 그대로 맞아서 그게 더 신기하기도 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재미가 없다는 건 아니었고 묘하게 현실적인 스릴러라서 오히려 더 공감하면서 볼 수 있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자신의 과거를 사건에 계속 투영해서 보는 형사의 캐릭터가 그리 매력적이진 않았는데, 소설을 다 읽고 생각해보니 이것 또한 현실고증이 아닐까 싶었다. 트라우마를 쉽게 극복해내는 건 그야말로 소설 속의 인물로 비춰질 뿐이니까. 어쨌든 강렬하면서도 스피드있게 읽을 수 있어서 작가의 다른작품도 궁금해지던 소설이었다.


사람은 죽었지만, 제대로 세상의 맛을 보지도 못한 아이가 죽었지만, 

차가운 관광 버스의 짐칸에서 남의 가방에 쑤셔 박힌 채 아이가 발견됐지만, 

이들은 귀찮은 건 질색이었다.

어쩔 수 없었다. 그것이 현실이었다. - 4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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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사람의 생각 - 광고인 박웅현과 디자이너 오영식의 창작에 관한 대화
박웅현.오영식 지음, 김신 정리 / 세미콜론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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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전체가 인터뷰집이라는 걸 전혀 모르고 시작한 책이었다. 광고인과 디자이너의 창작에 관한 대화라고 해서 호기심이 생겼을 뿐. 광고인이 아님에도 광고인의 이야기를 재밌게 본 기억이 많아서 무작정 시작했다. 처음에 책장을 펼쳤을 때 인터뷰집이라서 그래도 읽기엔 어렵지 않고 편하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전문적이다. 광고 디자인 쪽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 보면 조금 어렵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 물론 중간중간에 설명격으로 이미지가 수록되어 있지만 그것만으로 이해하기엔 좀 부족하지 않나 싶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달라져온 기업들의 로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따라 달라지는 서체, 묘한 클라이언트와의 관계, 디자인을 업으로 삼은 사람의 자존심 같은 이야기들이 한 권에 압축되어 있는 기분이었다.


책은 광고인 박웅현과 디자이너 오영식 그리고 김신 기자간에 오가는 말을 엮어낸 형식이어서 조금 편안하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았다. 그 내용이 담고있는 메시지가 마냥 편하지만은 않았지만 확실히 디자이너를 꿈꾸고 있거나 현업에 있는 사람이 읽는다면 조금 생각의 폭을 넓혀주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 것이 아니라도 리더정신이나 일에 대한 소신같은 행동이 멋져서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었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두 분중에 한 분과 전공이 같은 사람이라 대학 이야기를 할 때 소름끼치게 공감했고, 오래 예술계에 몸담아온 경험담을 말해줄 때는 흥미롭게 읽었으며 그 속에 소신들이 보일 때는 전문인으로 정말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 인터뷰를 이끌어간 기자님의 유려한 말솜씨도 한몫해서 세 분 모두 명언제조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래도 광고나 디자인이 트랜디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분야라서 그런지 다양한 주제가 나와서 폭넓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예전엔 문제가 되지 않았던 카피도 지금은 문제가 되고, 소수의 사람이 불편하다면 다시 생각하고 하지 말아야한다는 말도 기억에 남았다. 이외에 클라이언트와 갈등을 겪는 일이나 서로에 관한 존중, 창의성이 어디로 흘러가버렸는지 모를 한국사회나 후배나 직원을 위한 말들도 마찬가지. 생각을 조금 더 유연하게 해보고 싶을 때 읽는다면 도움이 될 책 같다. 이상하게도 분명 한 분야에서 일하고 그 일에 대해 생각하는 인터뷰들을 봤는데 삶을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할지 생각하게 만들었던 책이다.


광고 메시지가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다고 믿고 카피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 1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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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을 위한 싱글 언니의 1인 가구 생존법
신윤섭 지음 / 황금부엉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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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을 위한 싱글 언니의 1인 가구 생존법'. 제목과 표지에서부터 느껴지는 포스가 남달랐는데 15년치의 자취경력의 노하우를 담은 책이라고 했다. 식구들과 부대끼며 살면 독립 생각, 1인 가구로 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지지만 막상 꿈을 이루고 나면 생각보다 높은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비혼주의로 살고자 하면 더욱 그렇고 평소에 신경도 쓰지 않았던 곳에서 사고가 터지곤 한다. 그런 경험들을 해봐서 일이 터질때마다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만은 그렇지 않은 일이 대부분이다. 사소하게는 청소나 정리부터 벌레퇴치, 가구배치, 온수문제 해결, 혼자만의 여가생활 등등. 자취생활을 하며 난감한 문제가 생길 때마다 누군가 속시원히 알려주면 좋겠다라는 마음을 담아 책으로 엮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각종 문제들을 경험하고 뒤쪽엔 소소한 팁까지 수록하고 있어서 읽기 즐거웠던 책이다.


프리랜서 방송작가로 일하며 혼자 살아온 경력이 제법 되다보니 책은 생각보다 더 재밌었다. 좌충우돌 생존법의 범주에 속하는 에세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가볍고 재밌게 읽히는 편이라 정보서보다는 이웃집 친한 언니의 썰풀이 같은 느낌도 많이 받았다. 한 문장 안에서 푸른 색으로 이어지는 문장은 작가의 개별적 생각이 대부분이라 더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하기도 했고 재미도 있었으나 산만한 건 사실이었다. 뚝뚝 끊어지는 문장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잘 안맞겠다 싶을 정도. 가볍게 읽는다면 그리 거슬리는 건 아니니 필요한 정보가 있다면 챕터를 골라 읽는 것도 괜찮아보였다.


생존법이라고 하지만 어떻게 하면 '혼자서 잘'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보인다. 먼 미래를 위해 노후를 준비하고 재태크에 관심을 보이기도 하며 건강을 위해 꾸준히 운동을 하는 모습이 저정도면 잘 살고 있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을 다독여가며 준비하고 집안에서 터지는 일을 하나씩 수습해가며 쌓아온 경험치들을 보다보니 저렇게 살고싶다는 욕심도 생긴다. 삶의 다양함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이왕이면 건강하게 잘 사는 것이 좋으니까. 굳이 혼자 사는 게 아니라도 하나의 이야기 끝에 있는 각종 정보들, 분리배출이나 벌레예방, 반려식물정보, 절약꿀팁 등등이 있어서 한번쯤 읽어보기 괜찮은 책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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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토란 : 만능장편 - 집밥을 더 쉽게! 맛있게! 건강하게! 알토란
MBN〈알토란〉제작진.김하진.임성근 지음 / 다온북스컴퍼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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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 채널을 이리저리 넘기다 고정되는 지점 몇몇이 있다. 티비를 즐겨 보시는 엄마는 고정시켜두고 보는 프로그램 또한 정해져있는데, 그 중 하나가 알토란이다. 각종 만능양념에 치트키같은 요리법, 생각지 못한 재료를 들고나와 음식에 쏙쏙 넣어서 맛을 내니 대체 저건 어떻게 생각한 걸까 감탄하며 보게 된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다. 음식 궁합은 또 얼마나 열심히 알려주던지, 하나의 반찬으로 끝나지 않는다. 하나를 만들어 두세개씩 활용하니 프로그램을 함께 보고 있으면 내일은 저거 해먹어 볼까?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런 알토란 프로그램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있으니 바로 만능장이다. 어느 요리에 넣어도 실패가 없다는 만능장. 찌개, 반찬, 김치양념에 육수, 무침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알토란의 요리를 책임지고 있는 김하진, 임성근 셰프의 레시피가 수록되어 있다는 '알토란 만능장편'. 제목에서 왠지 다음 시리즈가 나올 것 같은 느낌이 풀풀 난다. 지금으로선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어쨌거나 이 책엔 두 셰프의 노하우가 아낌없이 담겨 있었다. 목차를 보니 밑반찬과 국에 사용할 수 잇는 만능 양념장과 장아찌에 사용하는 양념장과 고추장 같은 만능 전통장, 설탕대신 활용할 수 있는 만능청의 순서대로 레시피가 수록되어 있었다. 특히 제일 많았던 부분은 만능양념장 부분으로 집밥을 맛있게 해먹을 수 있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은 왠지 김장철이라 만능양념장 쪽에 수록된 김치양념장쪽에 더 눈이 가기도 했다.


책 속에는 만드는 법이 굉장히 간단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분명 방송으로 봤을 때는 이것저것 굉장히 많이 넣는 것 같았는데 한번에 정리된 걸 보니 생각만큼 많이 복잡하지는 않았구나 싶었다. 준비물이 좀 많을 뿐. 게다가 음식간의 궁합같은 이야기도 간간히 있고, 음식의 영양정보에 관한 이야기도 있어서 집밥을 열심히 챙겨먹어야겠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애초에 요리책으로 정리한 목적이 그것이긴 하지만. 어쨌든 각종 만능양념이 나오면 열심히 메모했던 엄마께 몹시 유용한 책이 된 것 같다. 이게 맞냐며 찾아봐달라시던 부탁도 책으로 한번에 해결했고, 요린이인 나도 손쉽게 볼 수 있는 요리책이라 무언가 맛이 이상한데 싶으면 들춰볼 책이 생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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