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에타 마리아 - 혁명을 삼킨 불굴의 왕비
헨리에타 헤인즈 지음, 김연수 옮김 / 히스토리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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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프랑스의 왕 앙리 4세의 딸이자 루이 13세의 누이로 태어난 헨리에타 마리아. 1609년에 태어나 1925년 잉글랜드의 왕 찰스 1세와 결혼한 그녀는 1669년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헨리에타 마리아는 어릴 땐 어머니에게 크게 총애받지 못했지만, 커가면서 재치넘치는 성격으로 사랑받았고 잉글랜드의 왕과 약혼해 왕비가 된다. 이는 당시 잉글랜드의 왕 찰스가 정치적, 종교적인 이유로 가톨릭 신자였던 왕녀 헨리에타 마리아를 데려오며 헨리에타의 종교와 윤리관념을 지켜주겠다는 결혼 조항을 포함시킨 결과이기도 했다. 어찌되었든 마리아도 잉글랜드의 왕비가 되는데 만족했으며, 국민들도 두 사람의 결혼에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피곤하고 지칠법한 행사를 끝마치고 왕비가 된 헨리에타 마리아의 삶은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세계사 속 낯선 인물을 소개받는 느낌이었다. 인물의 전기라고 해야할까. 왕비가 되기 전 왕녀로 살았던 모습부터 결혼 후 왕비가 되어 겪는 일들까지 상당한 분량이 준비되어 있었다. 역사에서 소외된 인물을 소개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책답게 굵직굵직한 일들 외에도 곁다리같은 이야기들이 많았다고 해야할까. 프랑스와 영국의 역사를 잘 모르는데다가 낯선 인물들이 상당히 많이 나와서 읽는 게 더디기도 했다. 아마 세계사를 좋아한다면 좀 더 쉽게 볼 수 있지 않았을까. 별개로 책에서 다루고 있는 헨리에타 마리아의 인생은 굴곡이 많아서인지 잘 읽혔다. 맨 뒤쪽에 가계도도 있어 헷갈린다면 뒤쪽을 참고해가며 보는 방법도 괜찮아보였다.


낯선 땅에 와서 낯선 문화에 적응하기 어려웠던데다가 남편의 냉대까지 받았던 왕비. 그녀는 후에 왕과의 관계를 회복한 후에도 혁명으로 찰스 왕의 목이 잘리자 아이들을 데리고 프랑스로 망명해 살아남는다. 그리고 헨리에타 마리아는 아들이 다시 왕이 되기까지 살아남았다. '남편을 홀려 나라를 도탄에 빠뜨린 악녀'로 역사에 기록되어 있지만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것이 정말 옳은 평가였는가?라는 의문이 든다. 고난의 세월을 헤쳐나가는 동안 실수는 했을지라도 그녀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할 수 없어보였다. 과거 어느날들의 기록을 통해 만나볼 수 밖에 없는 인물이었지만 새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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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의 발견 - 동서고금을 통틀어 가장 흥미로운 독 이야기
후나야마 신지 지음, 공영태.나성은 옮김 / 북스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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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독과 약이 구분되었을까? 우리는 흔히 몸에 이로운 것을 약으로, 몸에 해로운 것을 독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독을 약으로 쓰는 일이 있고, 몸에 좋은 것도 과하면 독이된다. 게다가 사람이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독 또한 존재한다. 이 책은 그런 독들을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식물, 동물이 과연 자기방어를 위해 독을 가지게 된 것인지를 넘어 독이란 과연 무엇인지에 관해 말하고 독을 어떻게 이용해왔는지, 어떤 사고와 범죄에 얽혀있는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요즘 시끄러운 마약까지 다루고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사람의 시선에 따라 독과 약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생각해보면 자연의 독은 그렇게 태어나고 살았을 뿐 아무런 잘못이 없다. 그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 비극이여도 사람들은 독성에 대해 배우며 식물과 동물을 가려 먹기도 하고,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기도 한다. 복어나 고사리 같은 경우가 바로 그에 속하는데, 그 외에도 극독이라 어쩔 수 없는 동식물도 많았다. 책을 보며 흥미로웠던 점은 독의 분류 부분과 역사 속에서 다뤄졌던 독 부분이었다. 독의 분류는 포이즌>톡신>베놈 순으로 광범위한 분류에서 세부적인 분류로 넘어간다. 포이즌이 자연 독과 인공 독 모두를 포함한다면 톡신은 자연의 독을, 베놈은 독 중에서 특히 독뱀이나 전갈 벌 등 독선에서 분비되는 독액을 말한다고 한다. 독이라고 하면 그냥 치명적인 이미지밖에 떠올리지 못해서인지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금방 독성이 나타나는 급성독, 천천히 몸을 해치는 만성독, 수십년간 증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다음 세대에 기형을 가져오는 지연독으로 분류해둔 부분도 기억에 남았다.


역사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독에 관련된 이야기들은 철학자 소크라테스, 중국 황제들, 히틀러 등의 이야기가 있었다. 생각보다 비중있게 다뤄지는 부분은 아니었지만 역사라는 것만으로도 흥미롭게 볼 수 있기도 했다. 생각보다 많은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었던 부분이 마약이라는 점도 놀라웠다. 죽음에 이르게 하는 각성제와 화학적으로 만들어낸 온갖 약들에 관한 위험성이 생각보다 더 컸다. 화학에 좀 더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곳곳에 있는 화학식들과 함께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독이라고 하면 깊게 생각하지 않고 동식물만 먼저 떠올렸기에 이 책을 통해 많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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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사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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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정체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소설 '외사랑'. 히가시노 게이고가 이런 소재로 소설을 썼다고 했을 때, 쉽게 상상하지 못할 쪽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겠다는 건 알았지만 이만큼 깊이감있게 전개할 줄은 몰랐다. 소설의 주인공은 대학생 때 미식축구부에서 에이스 쿼터백으로 뛰었던 니시와키 데쓰로. 데쓰로는 학교를 졸업한 뒤, 미식축구를 그만두었지만 동료들과의 연대는 1년마다 다함께 만나는 방식으로 이어나가고 있었다. 서로의 실수담을 이야기하며 늘 화제의 인물 중 하나였던 데쓰로는 부원들과 자리를 파하고 나오는 자리에서 팀 매니저였던 히우라 미쓰키를 만난다. 


여자같지 않았던 미식축구에 관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히우라는 데쓰로의 앞에 굉장히 오랜만에 나타났다. 반가운 마음에 미쓰키에게 말을 걸었지만 돌아오는 건 목소리가 아닌 필담. 의아한 데쓰로에게 미쓰키는 조용히 이야기할 수 있는 장소를 제안하고, 그곳에서 미쓰키의 비밀을 알게된다. 여자의 몸으로 살아왔지만 남성의 마음을 가졌다고. 때문에 성대에 상처를 내가면서까지 목소리를 허스키하게 만든 미쓰키는 자신이 얼마전 사람 하나를 죽였다라는 사실까지 털어놓는다. 뜻밖의 사실에 충격받을 시간도 없었던 데쓰로는 아내인 리사코와 미쓰키를 이대로 경찰에게 넘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날, 미쓰키가 사라지고 그 뒤를 데쓰코가 쫓기 시작하며 숨겨져 있던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몸이 여자이나 마음이 남자인 사람, 몸은 남자지만 마음이 여자인 사람. 성정체성 장애는 이제 마냥 낯선것이 아니다. 때문인지 이 소설을 어떻게 풀어갈 지 궁금했다. 어떤 진실이 있을지도 궁금했고. 상당히 두꺼운 책이라 읽는 덴 시간이 좀 걸렸지만 그만큼 분위기가 묵직하기도 하다. 어디까지가 여자고, 어디까지가 남자인지, 그 둘을 분류하는 기준을 뭐라 확실히 말할 수 있는지, 몸과 마음이 일치되지 않는다면 성별을 뭐라 해야하는지 등등. 정말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통찰력 정도 되어야 소설을 이렇게 끌어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초반에 등장하는 미쓰키를 비롯해 다양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 이야기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더 많이 한 것 같다.


소설을 다 읽은 뒤, 번역자분의 후기를 보면 이 소설은 2001년에 출간된 책이라고 한다. 이제야 한국에 건너온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2001년에 이런 책이 출간되었다는 사실도 놀랍다. 여자와 남자를 분류하고 서로 할 일이 있다고 암묵적으로 정해놓은 건 대부분의 나라가 비슷한 과정을 겪어왔으니까. 그리고 나는 일본이 우리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다고 들었다. 때문인지 소설을 이끌어가는 '데쓰로'에게서도 남성적이고 마초적인 성격이 잘 보였다. 아내의 일을 지지한다고 말했지만 아내가 외국 출장으로 일을 하게 될 기회를 잡자 고의로 피임을 하지 않아 아이를 만들었다거나, 이해해주겠지라는 안일한 태도로 자신의 고집을 밀어붙인 것, 여자인 아내의 보살핌을 받고 싶다 생각하는 것이나 원래 여자였던 미쓰키와 보낸 하룻밤의 잔상을 지우지 못해 미쓰키를 남자로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것 등등. 어쩌면 고정관념이 있는 일반적인 사람일지도 모른다. 데쓰로가 내내 갈등하는 모습이 나왔기 때문에 좀 더 인간분류에 관해 고민할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하겠다는 것 또한 데쓰로와 같아 씁쓸하기도 했다.


결말부로 가면 숨겨진 진실에 놀라게 되면서도 한편으론 안타깝다. 제목의 '외사랑'은 등장인물간의 사랑이기도 하지만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길을 의미하지도 않았을까. 아마 머나먼 길을 혼자 걸어야만 하는 과정을 보아서 이렇게 말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원래 여자였던 사람이 남성의 모습으로 나타나 미스터리한 사건을 몰고오는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묵직한 주제와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어서 차분하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남자와 여자는 뫼비우스 띠의 앞뒤와 같아요.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이 뫼비우스 띠 위에 있어요. 

완전한 남자도, 완전한 여자도 없어요. 또 각자가 지닌 뫼비우스 띠도 하나가 아니에요.

어떤 부분은 남성적이지만, 다른 부분은 여성적인 것이 평범한 인간이에요." - 421p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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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을 엮다, 마크라메 - 나만의 작은 공방에서 만드는 21가지 감성 액세서리
김고은 지음 / 시대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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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라메를 처음 본 건, 한창 원석에 미쳐있을 때였다. 원석으로 만든 악세사리들은 독특한 느낌을 전달했다. 반짝이는 원석을 둘러 싼 매듭끈들은 생각보다 더 다양한 모양을 가지고 있었고, 촘촘하게 엮여 탄탄해보였다. 그렇게 마크라메라는 것을 알았다. 이후 조그마한 패키지를 사서 도전해보려고 했지만 악세사리가 아닌 열쇠고리였던 탓에 흥미를 반쯤 접어두고 있었다. 때문인지 이 책의 표지를 보자마자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내가 찾던 마크라메가 여기 있었구나 싶어서. 


실과 원석 비즈 등의 간단한 부자재만으로 손으로 패턴을 짜며 작품을 엮어내는 매듭공예를 뜻하는 '마크라메'. '마크라메'는 낯선 단어지만 얇은 실로 만든 액세서리를 보게 된다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물론 얇은 실로 시작하는 공예이기에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데, 때문에 오랜 시간 착용해도 쉽게 망가지지 않는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그 밖에 다른 공예에 비해 비교적 빠르게 나오는 결과물, 재료와 결과물의 부피가 작아 보관하기 어렵지 않다는 점, 휴대성이 높아 시공간의 제약이 덜하다는 점 등의 장점도 있었다. 거기까지 보고 슬쩍 뒷 내용을 훑어보니 반지와 팔찌, 귀걸이, 목걸이가 모두 가능한 걸 보니 확장성도 좋은 공예 같았다.



독학으로 무작적 마크라메를 시작했다는 저자는 처음부터 잘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액세서리를 만들며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어렵지 않게 설명하고 있다고 한다. 때문인지 책은 초보자도 볼 수 있게끔 도구와 재료부터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도구는 고정판을 비롯해 집게 가위 라이터 바늘 등 대부분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 실만 준비된다면 어떻게든 해볼 수 있어보였다.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간단한 기술로 두 줄을 꼬아만든 발찌, 머리를 땋듯 만드는 세 줄을 꼬아 만든 팔찌, 마찬가지로 네 줄을 꼬아 만든 초커는 많이 어렵기보단 마크라메가 이런 것이다라고 소개하는 느낌이었다. 물론 각 작품들마다 QR코드가 준비되어 있어 만드는 방법을 유튜브 동영상으로 볼 수도 있었다. 게다가 매듭팔찌를 만들었다면 접해봤을 확률이 아주 높은 평매듭도 있어 마크라메의 허들이 좀 낮아진 것 같았다.


생각보다 많은 기법이 있었던 마크라메는 곳곳에 Q&A코너도 있어서 작업 중 겪을 수 있는 어려움에 관해서도 설명한다. 매듭의 모양이 단단하지 않고 헐거워진다거나, 매듭짓는 방향을 구분하는 방법이라던가, 팔찌가 반듯하지 않고 휘어진다거나 하는 일들은 충분히 생길만한 문제라 더 주의깊게 볼 수 있었다. 수록된 악세사리는 모두 모양이 제각각이다. 기본 기법으로 만들 수 있는 것들부터 좀 더 손과 정성이 많이 가는 기법까지. 수록된 악세사리만 해도 21가지니 손에 익는다면 나만의 마크라메 악세사리에도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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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꽃 빌라의 탐식가들
장아결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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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 '안개꽃 빌라'. 안개꽃 빌라엔 나이도 직업도 모두 다른 5명의 여자들이 살고 있다. 각자의 방은 있지만 거실과 냉장고는 공용으로 사용한다. 냉장고 안에는 각자의 이름이 적힌 바구니가 있으며, 바구니에는 자신의 음식을 넣어두고 공용으로 아무나 먹어도 좋을 때만 다른 쪽으로 빼놓는다. 그러면 바구니의 음식엔 주인이 있으니 손을 대지 않는게 암묵적인 룰이었다. 하지만 주인공격인 '육소미'가 새로 안개꽃 빌라에 들어온 이후 냉장고의 음식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입주 첫날부터 전 세입자가 나가며 '이 집만 나가면 안전할 거야'라는 전화통화를 한 걸 목격한데다, 묘하게 무언가 숨겨진 이야기가 있는 것 같다고 느낀 소미는 이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해보기로 한다.


힐링이 배합된 코지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해서 궁금해졌던 책이다. 소설은 '탐식가들'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빌라에 사는 등장인물들마다 관련된 음식이 등장하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식이었다. 집을 보러 온 날 된장찌개 냄새에 반해 계약했던 소미는 안개꽃 빌라에 살고 있었던 사람들 사이로 들어간다. 소미는 경찰시험 장수생으로 맛있는 음식엔 진심인 사람이었다. 반면 안개꽃 빌라에 사는 유정은 승무원 취준생으로 다이어트식을 먹으며 지냈고, 한솔은 채식주의자였으며, 보라는 먹방유튜버로 자극적인 음식을 자주 먹었으며, 간식과 고기를 잘 먹던 나나는 어느날 갑자기 채식주의를 선언한다. 소미는 그 사이에서 하우스 메이트들 한 명씩과 대화를 나누며 미스터리한 진실을 찾아간다.


생각해보면 이 안개꽃 빌라에 사는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한 부분들이 하나씩 있었다. 장수생인 소미, 스토킹 범죄의 피해자였던 유정, 채식주의자인 한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정확히 말하지 못하는 보라와 나나까지. 때문인지 한 사람씩 이야기를 풀어갈 때마다 응원하며 보게 되었다. 저렴한 월세라는 공통적인 이유로 하우스메이트가 됐지만 분명 남인 사람들. 그 사람들이 하나씩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보이며 가까워지기 시작할 때, 나도 이런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닭강정에서 시작해 도미, 갈비찜이 없어진 뒤 속옷까지 없어지는 걸 보며 조마조마했는데 초반부터 감추고 있는 비밀의 열쇠는 과하게 자극적이지도 않았고, 소설또한 잘 읽히는 편이라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등장인물별로 내지의 색을 달리한 책의 만듦새가 재밌기도 했다. 이 소설을 통해 처음 접하는 작가님이었는데 인물들의 서사가 좋아 기억에 남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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