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와 고흐 : 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때 - 전통과 도덕적 가치를 허문 망치 든 철학자의 말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공공인문학포럼 엮음, 빈센트 반 고흐 그림 / 스타북스 / 202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고흐와 니체의 그림을 보며 위로받을 수 있는 책인 것 같아 기대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 ㅣ 이탈로 칼비노 전집 1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 / 민음사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주인공 핀은 어린 소년이다. 아주 어렸을 때, 어머니를 여윈데다 자신들을 찾지않는 아버지로 인해 누나는 창녀로, 핀은 그런 누나를 보며 자랐다. 그는 또래 친구들과 놀고 싶었고, 동전 던지기도 하고 싶었으며 무리지어 돌아다니고 싶지만 아이들은 핀을 좋아하지 않았다. 핀 스스로도 자신은 어른들의 친구라고 생각하며 어른들과 대화나 농담따먹기를 주로 즐기지만... 어른들 또한 기분 내킬 때만 핀의 농담을 들어주고 어울려줄 뿐, 정작 중요한 상황에서는 핀을 제외시키고 어른들의 삶에 끼워주지 않았다.

​

어느 곳에도 온전히 끼일 수 없는 처지에 항상 외로움과 길을 잃은 듯 느끼는 핀에게 거미집으로가는 오솔길은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주었다.

그렇기에 핀은 서로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진짜 친구를 만나게 되면, 그 친구에게만 거미들이 집을 짓는 장소를 보여줄 생각을 항상 마음에 품고 있다.

​

어느 날 선술집에 모인 어른들은 핀에게 아주 어려운 임무를 주는데, 그것은 바로 자신의 누나를 찾아오는 독일해병의 권총(P.38)을 훔쳐오는 것이었다. 핀이 만약 권총을 훔쳐오지 못하면 앞으로 어른들의 세계에 끼일 수 없는 상황인터라 어쩔 수 없이 권총을 훔치긴 했지만 권총을 어른들에게 주지않고 자신의 아지트인 거미집으로 가져가서 그 곳에 묻어둔다.

​

여기서 핀이 하나 간과한게 있는데 바로 허리띠였다. 묻어둘 때 권총과 함께 허리띠도 같이 묻었어야 했는데 어린 핀은 그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고, 허리띠를 차고있는 핀을 발견한 독일 정찰대원들에게 붙잡혀 심문을 받고 감옥으로 가게 되었다.

​

감방에 지내던 중 핀은 '빨간 늑대'를 알게되고 그의 계획에 동참해 감옥을 탈출하게 된다. 하지만 탈출하는 과정에서 빨간늑대와 헤어지게 되고 혼자서 수로를 따라 걷다가 유격대원인 '사촌'을 만난다. 사촌은 핀을 유격대원의 본거지로 데려가고 자연스럽게 핀도 유격대원의 일원이 되는데~ 감자 껍질을 벗기는 요리사의 조수로 포지션을 부여받는다.

​

그 후 선술집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곳에서도 어른들을 놀리거나 대장들에게 농담을 던지며서 어떻게든 모두와 친해지려고 아등바등하는 핀. 그럼에도 그들은 핀에게 무기를 주지도 않았고 야영지에서 멀리 벗어나지도 못하게 했다. 어른들의 세계에서 어린아이로 살아간다는 것은 슬픈 일이었다. 어른들을 즐겁게 해 주거나 짜증나게 하는 그 무엇으로 취급되는 어린아이로 언제까지나 남아 있다는 것이...그런 상황에 화가 난 핀은 자기에게도 숨겨둔 권총 P.38이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그걸 들은 '펠레'가 장소를 알려주면 자신이 찾아와주겠다고 말했지만 핀은 거미집에 숨겨두어서 못찾을거라고 말하고만다.

​

문제는...펠레는 그 장소가 어딘지 정확하게 알고있었다는 거였고... 핀이 나중에 권총을 찾으러 갔을 땐 이미 펠레가 훔쳐간 뒤였다. 핀에게 권총은 어른의 세계를 이어주는 단 하나였는데 그마저도 없어져 버린 것이다. 이미 돌아갈 곳 없이 홀로 남겨진 핀에게 남은 마지막 수단은 다시 권총을 얻는 거였다. 그래서 핀은 누나를 찾아간다.

​

누나에게서 권총을 얻었지만 여전히 이 세상에 혼자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핀은 오로지 한 가지 질문만 계속 떠올랐다. '이제 난 뭘 하지?'

핀은 울면서 수로를 따라 걷다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사촌을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에게 자신이 숨겨둔 거미집을 보여준다. 거미집에 처음으로 관심을 보인 사촌에게서 그가 그렇게도 찾던 최고의 친구라는 느낌을 받게되며 책은 마무리 된다.

​

또래무리, 어른들의 세계 그 어디에도 낄 수 없는 핀은 괜한 농담따먹기를 하거나 어른들을 놀리는걸 모험삼아 공허함을 푼다. 그러다가 맞기도하고 멍청이 취급도 받지만 쿨한 척, 아는 척 하지 않으면 그들의 삶에 함께 할 수 없기에 기꺼이 다 감수하는 핀의 모습을 보며 굉장히 안타깝기도 했지만 또한 얄밉기도 했다. 그러다 또 어린애 같은 구석이 보이면서도 어른스러운 척 하는 모습에 진저리가 나기도 하고... 어디에도 편안히 발붙이지 못하고 아등바등하는 모습에 감싸주고 싶기도 하고... 책 마무리 될 때까지 이런 생각들이 계속 무한반복으로 이어졌다.

핀이라는 아이를 통해 그 당시 현실을 잘 드러내고 있기에 더 그랬던 것 같다.

​

이탈로 칼비노라는 작가를 이 책으로 처음 알게되었는데 왜 이제 알았나 아쉽기도 하고,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환상적인 내용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맥주 한잔, 유럽 여행
권경민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맥주 한잔, 유럽 여행>>은 맥주 덕후들을 위한 유럽 트라피스트 양조공장 투어 가이드도 아니고, 맥주 입문자들을 위한 맥주 기초지식서도 아닌.. 무작정 떠나는 여행을 좋아하고, 세계 요리를 좋아하고, 맥주를 좋아하는 평범한 대한민국 남녀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이다.

​

여행 작가이자 비어 소믈리에인 권경민 작가는 시간, 장소, 이벤트, 음식에 상관없이 어떤 경우에도 흥을 돋워 주고, 길이나 장터, 고급 레스토랑, 호텔, 기판 등 어느 곳에서도 그 분위기에 잘 녹아든다는 점을 '맥주의 매력'으로 꼽았는데 정말 백번 공감했다.

​

사실 나는 술 자체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회식 때도 가급적이면 한두잔 정도만 마시는데, 이상하게 친구들이나 짝꿍과 함께 해외여행을 갈 때면 술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져서 '그 나라의 음식과 함께 꼭 시키게 되는 맥주는 왜그렇게 꿀꺽꿀꺽 잘 넘어갈까?'에 대한 풀리지 않는 고민을 가끔 하곤 했는데... 위의 공감글을 읽고 답을 찾게 되었다.

​

권경민 작가는 독일,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헝기라, 체코,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의 나라들을 여행하며 그 지역마다 유명한 맥주들과 음식들을 책에 소개하고 있는데 책에 제일 처음 등장하는 '독일'은 맥주순수령으로 맥주의 종주국임을 자랑하는 나라다. 책의 주제에 딱 맞는 나라이지 않은가?

나도 몇년 전에 스탑오버 때문에 독일에 잠시 들렀지만... 그 유명한 맥주를 못마시고 떠나서 너무 아쉬운 기억으로 남아있는 곳이라 더더욱 독일 편은 집중해서 읽게 되었다.

​

열처리, 필터링하지 않은 소위 진짜 '생맥주'를 맛볼 수 있는 독일맥주의 설명과 함께 그 곳의 대표요리인 학센이나 브라트부어스트도 나오는데...진짜 이 책 보기전에 식사를 꼭 하고 보길 바란다. 맥주와 음식 사진들이 계속나와서 배가 엄청 고프다.

어느 곳을 가든 가볍게 맥주 한잔하는 이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과 각 나라의 풍경사진들도 물론 있지만!

​

우리나라의 경우는 맥주잔을 냉장고에 보관하거나 심지어는 냉동실에 보관하여 맥주를 따랐을 때 살얼음이 얼 정도로 아주 차갑게 잔을 보관하지만, 맥주가 얼 정도로 잔을 차게 하면 맥주가 얼면서 수분과 맥주의 다른 성분이 분리되어 맛의 밸런스가 깨져 맥주의 참맛을 느낄 수 없다고 한다. 이런 소소한 팁을 알려주는 부분도 참 좋았다.

​

여행하다 보면 불편한 점도 많고 예상치 못하게 불쾌한 경험을 하는 경우도 종종 생기기 마련이지만, 작가는 맥주 덕분에 사소한 불쾌함은 잊고 흥을 가지고 움직이게 되었다고 한다. 맥주는 작가가 자신에게 주는 소소한 보상이자 하루를 시작하며 힘내라고, 하루를 마무리하며 수고했다고 토닥여 주는 당근이며 비타민이었다. 그랬기에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맥주의 매력을 온전히 전할 수 있었던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

맥주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많은 분들에게 이 책은 아주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맥주 한잔으로 만나는 리얼한 유럽을 즐겨보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퐁당, 시칠리아 - 지중해에서 보낸 완벽한 한 달
윤정인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전부터 그리스, 로마, 아랍, 노르만 등 많은 세력이 거쳐 간 후 다양한 건축 양식과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곳.

싱싱한 해산물 요리와 고유의 디저트 등 미식의 도시로도 유명하고, 온갖 맛과 멋, 역사와 문화, 자연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환상적인 섬 시칠리아.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시칠리아'란 곳이 참 매력있는 여행지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

봄이 끝나갈 무렵, 마침내 그토록 그리던 시칠리아에 발을 들이게 된 윤정인 작가는 처음엔 이탈리아의 다섯끼 먹는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제대로 된 첫끼를 저녁이 되서야 해결하기도 하고, 비정상적으로 큰 경찰차와 앰뷸런스의 사이렌 소리에 여러번 놀래기도 하지만 점차 적응하면서 낯선 여행지였던 시칠리아를 제대로 마주한다.

​

시칠리아에 조금 익숙해질 무렵 버스를 타고 타오르미나에 간 윤정인 작가는 그 곳에서 제일 인기있는 고대 유적지인 '그리스 원형 극장'과 '4월 9일 광장'을 인상깊게 보고 온다. 그리스 원형 극장은 여러 매체를 통해 이미 눈에 익은 상태인데도 책 속의 사진을 통해 보니 새롭게 느껴졌다. 나도 언젠간 tv나 사진으로 보는게 아닌, 직접 눈에 담아와야지 라는 생각을하며 봐서 그랬을지도!!

​

그 외에도 시칠리아에서 가장 멋진 풍경으로 꼽은 카스텔몰라, 아름다운 에메랄드색 바다를 볼 수 있는 마짜로 해변, 항상 연기가 피어오르는 에트나 화산, 그리스 신화가 얽혀있는 아치 트레차 어촌 마을, 카타니아의 시민 도서관, 시라쿠사의 해질녘 빛나는 풍경,디오니시우스귀 동굴, 황금빛 모자이크 장식으로 가득한 몬레알레 대성당, 카푸치니 카타콤베, '천공의 도시'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에리체, 팔레르모 마시모 극장, 콘코르디아 신전도 직접 눈으로 담고 싶다.

​

윤정인 작가는 시칠리아를 이탈리아와 동떨어진 나라로 여길 정도로, 모든 것이 이탈리아와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달랐다고 책 속에 표현하고 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작가가 그렇게 느낀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이탈리아 지역에 비해 대부분의 도시가 한가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책을 펼친 순간부터 '기분 좋은 고립감'을 느끼게 해준 시칠리아의 여유와 윤정인 작가의 발자취에 함께 물들며 기분 좋게 책을 덮을 수 있었다. 언젠가 시칠리아에 가게 된다면 그 곳의 여유로움을 한껏 즐기며 지중해의 푸름을 느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상속
장폴 뒤부아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속'하면 보통은 재산을 많이 떠올릴 것이다. 나 또한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책 제목이 『상속』이라 가족의 재산이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겠거니 생각했지만 여기서의 '상속'은 포괄적인 의미의 상속과는 거리가 먼 아주 특별한 '상속'을 뜻하는 것이었다.

표면적으로 볼 때 주인공 폴이 받은 '상속'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받은 의원인 것 같으나 좀 더 깊은 의미의 '상속'을 이해하기 위해선 폴의 가족사를 먼저 알아야한다.

​

폴의 가족사는 다른 가족들과 특이한 점이 있다. 바로 모두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것이다. 온종일 뇌조각을 응시하던 할아버지, 쇼트팬츠 차림으로 유사 홀아비생활을 하는 의사 아버지, 자기 남동생과 부부관계에 있는 어머니, TV연속극을 켜놓고 자기 누나 품에 안겨 잠들길 좋아하는 삼촌.....

이렇듯 가족관계가 혼란하게 뒤엉켜있었다.

​

먼저 할아버지가 1974년에 여러모로 특이한 상황에서 자살을 한 후 1981년 쥘 삼촌이 자살하고 어머니 또한 동생이 저지른 일을 따라 자살한다. 어머니가 죽은 날 저녁, 아버지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식사를 했다는 문장에서 느낄 수 있듯이 폴의 식구들은 정상인들이 아니었던 것 같다. 옮긴이의 말을 빌리자면 그의 가족은 '지상에서 자신의 무게를 견뎌낼 힘이 없어' 스스로를 소멸시키는 사람들이었다.

그는 가족으로부터 도망처 마이애미에서 펠로타 선수로 살았던 지난 4년간이 행복을 맞본 유일한 시간이라고 말했으며, 그가 키우던 개 '왓슨'이 유일하게 자신의 삶을 함께 나눈 가족이라고 생각했다.

​

어느 날 폴은 유일하게 남아있던 가족인, 아버지마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연락을 받는다. 아버지는 서가 위 유골단지 안에 잠들었고 결국 폴은 아버지의 의원을 이어받는다. 그리고 아버지가 쓰던 서랍에서 아버지의 삶이 담긴 수첩 두 개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 수첩엔 환자의 나이, 앓은 질병, 사망시각이 적혀있었다. 그리고 거기 적힌 환자 명단은 모두 30년간 아버지가 의사로 일하는 동안 '도와주어서' 이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었다. 폴은 이 사실에 충격을 먹지만 자신도 아버지의 뒤를 이어 환자를 '도와주기'로 결심한다.

​

책의 막바지에 왓슨이 급성황달로 폴의 곁을 떠났고, 왓슨의 죽음은 폴에게 가눌 수 없는 슬픔을 떠안기게 된다. 폴은 처음 왓슨을 구해준 바다를 보러간 후 뱃머리를 가상의 목적지로 향햐게 내버려 둔 채 아이처럼 한없이 우는데... 그 부분이 참 마음아팠다.

이제 정말 그에게 남은 것은 가족이 남긴 '상속'밖에 남지 않았다.

​

폴은 밤마다 겪는 불면증과 기억력 감퇴로 인해 의사 일을 그만둔다. 그 후 지치지도 않고 폴을 갉아먹는 애벌레들의 환각과 죽은 가족들의 강박 때문에 자신도 '상속'받은 대로 '자살'을 이행하며 생을 마감하는 폴의 이야기로 책은 마무리된다.

​

가문의 부조리한 유전자 상속을 거부했지만 결국은 받게되는 과정을 폴의 과거 회상과 현재 시점을 통해 보여주며 우리에게 자살, 삶의 고독, 삶의 부조리함에 대하여 생각해보게끔 주제를 던져주는 『상속』.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어 많은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