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란 새로운 여정

뮬란 새로운 여정 ㅣ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엘리자베스 림 지음, 성세희 옮김 / 라곰 / 2020년 4월

『뮬란 새로운 여정』은 '산유와의 전투에서 뮬란의 전략이 실패하고 샹이 부상을 당했다면' 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결말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처럼 뮬란과 샹의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중간 이야기는 애니메이션과 완전 다르다.

(참고! 산유는 훈족의 대장이고, 뮬란은 이 소설의 여주, 샹은 이 소설의 남주이다.)

원래 스토리는 눈에 덮여있는 산등성이 위로 대거 밀집한 훈족들과 그 아래에 몇 안되는 뮬란일행이 대치한 상황에서 뮬란이 마지막 남은 대포 한발을 산 정상 돌출부에 맞춰 훈족일당들을 모두 눈사태에 휘말리게 해 죽이고, 그 과정에서 뮬란이 산유의 칼에 찔리고 후퇴! 막사에서 치료 받던 뮬란은 자신이 남자가 아닌 여자라는 사실을 들키게 되는데~~

이 책에서의 스토리는 같은 전투지만 뮬란 대신 샹(남주)이 부상을 당하는 스토리로 살짝 바꾼 것이다.

남장 사실을 들키진 않았지만 대신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이자 대장인 샹이 부상을 입어 오늘 내일 하고 있는 상황.

뮬란은 최선을 다해 그를 돌보고 있지만 상태는 점점 나빠지기만 할 뿐이었다.

어느 날 샹의 아버지인 리 장군의 영혼이 나타나 샹을 데려가려 하고, 뮬란은 그에게 샹을 데려갈 수 없다며 자신이 무엇이든 할테니 그를 구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리 장군은 망설였지만 뮬란을 믿고 샹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알려주는데...

바로 그 방법은 염라대왕의 마음을 바꾸는 것이었다. 샹의 이름은 이미 염라대왕의 심판 명부에 올라가 있는 상태였고 이름을 지우기 위해서는 꼭 염라대왕의 마음을 돌려놓아야 하는 아주 어려운 임무였지만 뮬란은 기꺼이 받아들이고 리 가문의 수호신인 쉬쉬와 함께 저승으로 여행을 떠난다.

(뮬란의 세계관에선 수호신들이 현신할 수 있다.)

저승에 도착한 뮬란과 쉬쉬는 샹의 영혼을 찾아 저승을 벗어나면 샹을 살려주겠다는 염라대왕의 내기를 받아들여 샹의 영혼을 찾아 나서게 된다.

그곳에서 죽은지 얼마 안돼 염라의 판결을 기다리는 죽은 동료들과 수많은 훈족들도 보고, 지상에서 인간으로 저질렀던 악행들에 대한 벌을 받고 있는 유령들과 가지를 꺾어도 모두 원래 위치로 돌아가는 살아있는 대나무들도 보고, 악령들에게 쫓기기도 하고, 살아생전의 기억을 모두 지워버리는 차를 주는 맹포 할머니에게 당할뻔 하기도 하지만!

무사히 샹의 영혼을 찾고, 샹과 쉬쉬와 함께 그 곳을 탈출하는 뮬란.

원래 디즈니 스토리도 좋지만 저승이라는 박진감 넘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모험담을 풀어낸 『뮬란 새로운 여정』.

유일하게 디즈니에서 남장여자를 한 캐릭터인데다 동양풍적인 미모를 가지고 있는 뮬란을 어릴 때부터 참 좋아했던지라 이번 『뮬란 새로운 여정』을 엄청 기대했는데,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상상하지 못했던 전개로 즐거움을 주어서 너무 고마웠다.

참고로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모르고 보면 누가 누군지 인물 상상도 안되고 과거를 회상하는 부분에서 이해가 잘 안될 수도 있으니.. 애니메이션을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분들이라면 먼저 보고 이 책을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뮬란의 세계관을 알고 보면 훨씬 더 재밌는 소설이다.

겨울왕국에 이어 이번엔 뮬란까지 오지리널 노블이 나왔으니, 모아나의 이야기도 기대해본다. 꼭 나왔으면 좋겠다.

[100자평]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 『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 프랭클과의 대화
이시형.박상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5월

너무 기대됩니다^^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해요!

번아웃 레시피

번아웃 레시피
이누카이 쓰나 지음, 김보화 옮김 / 벤치워머스 / 2020년 4월

나는 심한 요리 똥손이다. 어째선지 세상에서 제일 쉬운 라면조차 내가 끓이면 맛이없다.

짝꿍은 나보고 '눈대중'으로 요리를 해서 그렇다라고 하지만, 글쎄...

어쨌거나 짝꿍이 요리담당이기에 나는 그저 해주는 음식을 맛있게 먹고 설거지만 해왔다. (짝꿍 전에는 마미가 그 역할을~) 하지만 짝꿍이 없는 날에 라면만 주구장창 먹고 있을 순 없지 않는가!!

혹시나 생길 수 있는 그런 날을 대비하여 뭐라도 쉽게 만들어 볼 수 있는 요리책을 찾아보자 하고 눈여겨 보던 중 『번아웃 레시피』를 발견하게 되었다.

『번아웃 레시피』는 밥을 하긴 지쳤고, 배달은 지겨워 '눕기 직전 체력'으로도 만들 수 있는 집밥 레시피 70여 가지를 담은 책이다. 게다가 책 띠지에 얹기만 하면 완성되고, 돌리기만 하면 조리가 끝난다 라고 적혀있으니! 어찌 눈이 안돌아갈까. 요건 나를 위해 만들어진 책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책을 펼치니 잔여 체력별(5%, 20%, 60%, 80% )에 따라 간단 레시피의 난이도도 달라지게 분류되어 있었다. 책 제목에 '번아웃'이 붙을만 하다.

5%는 간단 레시피로 만든 밥을 먹고 얼른 자야하는 체력, 20%는 간단하게 만든 밥을 먹으며 넷플릭스라도 볼 수 있는 체력, 60%는 간단 요리를 만들기 위해 마트에 장을 보러 갈 수 있는 체력, 80%이상은 식단을 짜서 호화롭게 먹을 수 있는 체력일 때 가능한 요리들이 적혀 있는데 재료도 모두 1인분 기준이라 혼자 자취하는 분들에겐 더할나위 없이 좋은 요리책일 듯 싶다.

만드는 방법도 너무 간단하고, 만드는 순서대로 요리 사진들이 옆에 붙어있어 내가 만들고 있는 요리랑 책에서 보여주는 요리가 비슷한지 비교 해볼 수도 있고, 책이 크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아서 요리할 때 보기 쉽고, 각 요리마다 참고하면 유용한 포인트도 적혀있다.

『번아웃 레시피』 속에 해먹어 보고픈 요리들이 넘 많아서 뭐부터 해먹을까 고민이다.

잠깐, 요리가 고민인게 아니라 이게 고민이라니!!

요리의 세계는 고민의 연속인 것인가.

존재하지 않는 기사

존재하지 않는 기사 ㅣ 이탈로 칼비노 전집 4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 / 민음사 / 2014년 6월

존재하지 않는 기사는 다양한 차원의 인간 존재에 관한 존재와 의식, 주체와 객체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특히 존재하지 않는 기사인 아질울포는 자신의 기계적인 행위를 통해서만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개성을 완전히 상실해 버린 현대인을 의미하기도 한다.

존재하지 않는 그가 어떻게 존재할 수 있었던 걸까?

아질울포는 그 질문을 던진 카롤루스 대제에게 의지의 힘과 전쟁의 성스러운 동기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셀림피아 치테리오레와 페츠의 기사이자 코르벤트라츠와 수라의 구일디베르니 가문과 기타 가문 출신인 아질울포는 모두가 인정하는 모범적인 군인이었지만 사람들은 모두 그의 존재를 불쾌히 여겼다. 아질울포가 아무 무리에나 끼어 보려고 다가가도 아무도 그에게 길을 비켜 주지 않았고 신경도 쓰지 않을 정도였으니...

아질울포는 선술집에 모여 앉은 동료들처럼 다른 사람을 놀려 먹거나 욕지거리를 해 대면서라도 동료들과 친해지고 싶었으나, 항상 무리의 대화에 끼어들지 못한 채 엉거주춤 서 있다가 떨어져 나갔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사람들의 육체를 보면 거의 질투에 가까운 불쾌감을 맛보기도 했고 또 자존심과 오만한 우울성에 상처를 입은 것 같은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가끔씩은 자신의 존재가 분해되지 않기 위해 극단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했는데,그럴 경우 그는 나뭇잎, 돌, 창, 솔방울같이 자기 앞에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세어야 했다.

존재하지 않는 자신을 존재하기 위해 애쓰는 그의 주변에도 어느덧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는데..그의 하인 '구르둘루' , 기사 후보생인 '랭보', 아질울포를 사랑하는 여전사 '브라다만테' 였다.

그들은 갑자기 나타난 '토리스먼드' 때문에 기사 작위를 박탈당할 위기에 처한 아질울포의 뒤를 따라 떠나기도 한다.

각자의 사정을 안고 여행길에 오른 그들. 결국 토리스먼드의 큰 오해로 붉어진 사건은 아질울포를 정말로 존재하지 않게 만들어버린다. 아질울포가 세상에서 사라진 후, 하인 구르둘루가 빈 냄비나 굴뚝, 큰 통을 들여다보면서 그를 부르는데...

"주인님! 명령을 내려 주세요, 주인님!"

구르둘루가 길 옆 풀밭에 앉아 긴 술병 주둥에 대고 길게 이야기하고 있을 때 어떤 사람이 그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 안에서 누굴 찾는 거지, 구르둘루?"

토리스먼드였다. (중략)

"우리 주인님을 찾습니다."

"그 술병 안에서?"

"우리 주인은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에요. 빈 갑옷 속에도 존재할 수 있었으니까, 이 술병 안에도 존재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네 주인은 공기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면 난 이제 공기의 하인인가요?"

자신의 주인이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던 기사였듯이, 존재는 하지만 존재한다는 의식이 전혀 없었던 구르둘루를 통해 "존재하는 것도 배울 수 있다"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이탈로 칼비노.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사색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올댓카피

올 댓 카피 - 카피라이터가 말하는 카피 쓰기의 모든 것
민재희 지음 / 이담북스 / 2018년 8월

글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문학적인 글(정서전달)과 목적이 있는 글(정보전달)이다. 독자의 공감을 얻고 글을 통해 교감하고 이성적으로의 접근 하는 경우들이다.

앞으로 계속 언급될 '카피라이팅'은 목적이 있는 글과 문학적인 글이 합쳐진 글로써, 한 가지 예로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를 밀고있는 에이스침대의 문장을 제시한다.

문장을 자세히 보면 '침대는 가구'라는 명제를 부정함으로써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침대는 과학입니다.' 라는 문학적 표현을 함께 써두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렇듯 두 가지 글의 목적이 포함되어있으면서 간결하면 간결 할수록 카피는 빛을 발한다.

카피는 역할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데~ 슬로건, 헤드라인, 바디카피, 캐치프래이즈, 태그라인 등 엄청 다양하기 때문에 종종 카피 용어의 뜻을 혼동하여 소통에 지장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앞장부터 용어정리를 확실히 하고 넘어간다. 실용자들은 알고 있는 용어정리를 한번 더 해서 좋고, 입문자들은 비슷빗슷 해보이는 용어들을 한눈에 이해하기 쉬워서 좋고! 두 마리의 토끼를 놓치지 않는 책이다.

또한 곳곳에 '쉬어가기', '카피라이터의 TIP', '실전훈련법' 코너들이 있어 실무에 필요한 카피라이팅 툴을 배울 수 있고 글쓰기에 필요한 훈련을 해볼 수 있다. 즉, 카피에 대한 배움과 익힘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단 말씀!

마케팅 쪽으로 일하는 분들이나 그 쪽 계열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읽으면 좋은 조언이 되어줄 것 같은 『올 댓 카피』 책.

카피 잘 쓰는 법을 제대로 배우고 알아가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여는 카피를 만들 수 있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