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샐러드 마스터 클래스
노정희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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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요즘 요리 트렌드는 건강과 신선함에 중점을 두고 있다. 맛있는 음식 그이상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고, 제철 식재료를 활용하며, 다양한 조리법을 통해 영양을 균형 있게 섭취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또한, 외식보다는 집에서 직접 요리하는 홈쿠킹이 인기를 끌면서, 쉽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으면서도 전문점 못지않은 맛을 내는 레시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샐러드는 더 이상 사이드 메뉴가 아닌, 하나의 완전한 식사이자 건강한 미식 경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은 물론,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더해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는 샐러드가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으며, 드레싱 역시 샐러드의 맛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현대 요리 트렌드를 완벽하게 반영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단순히 샐러드 레시피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직접 카페 수준의 샐러드를 만들 수 있는 비법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개하고 있다. 특히, 저자가 직접 카페를 운영하며 쌓은 경험과 연구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실제 카페에서 판매되는 샐러드의 맛과 비주얼을 집에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샐러드가 이렇게 다채롭고 예술적인 요리가 될 수 있다는 것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이 책에서 안내하는 요리들은 하나같이 신선한 재료의 조합과 드레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레시피가 많아 계절마다 새로운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샐러드에 들어가는 채소뿐만 아니라, 육류, 해산물, 견과류, 과일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여 맛과 영양의 균형을 맞추고 있어,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는 샐러드를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레시피를 따라 하는 것을 넘어, 재료의 손질법부터 플레이팅까지 세심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설명해 주어,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샐러드의 기초부터 재료 손질 보관법은 물론이고, 만들어두면 유용한 저장식 샐러드 및 샐러드와 잘 어울리는 추천 드레싱까지 뭐하나 빠짐없이 너무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감동이다. 가벼운 샐러드, 따뜻한 샐러드, 든든한 한 끼 샐러드, 과일 듬뿍 샐러드, 해산물 & 고기 샐러드, 빵과 함께 먹는 샌드위치 샐러드, 스무디 & 수프로 나눠 비법들이 정리되어 활용하기 좋으며 주말마다 새로운 샐러드 하나씩 갖춰서 먹고 싶다.

다른 요리책들과 비교했을 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샐러드의 기본을 탄탄하게 다져주는 동시에, 전문가의 비법을 아낌없이 전수한다는 점이다. 시판 드레싱에 의존하기보다는 직접 건강하고 맛있는 드레싱을 만드는 방법을 상세하게 알려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또한, 샐러드의 재료 조합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각 재료의 맛을 최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지에 대한 저자의 통찰력이 돋보인다. 보통의 샐러드 책들이 단순히 재료와 드레싱의 조합을 소개하는 데 그친다면, 이 책은 샐러드 하나하나에 스토리를 담아내듯, 정성과 노하우를 담아 그 가치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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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샐러드 마스터 클래스
노정희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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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샐러드 책들이 단순히 재료와 드레싱의 조합을 소개하는 데 그친다면, 이 책은 샐러드 하나하나에 스토리를 담아내듯, 정성과 노하우를 담아 그 가치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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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entic AI 시대, 조직을 움직이는 새로운 엔진 - AI 에이전트, 이해하고 실현하고 경영하라!
김현조 외 지음 / 이데일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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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2025년 현재, 우리는 AI 패러다임의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ChatGPT 열풍이 생성형 AI의 가능성을 폭발적으로 보여주었다면, 이제 진정한 게임 체인저는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AI 에이전트이다. 질문 응답을 넘어 사용자의 이메일을 정리하고, 정보를 수집해 보고서를 작성하며, 복잡한 업무를 자동화하는 등 능동적인 작업 수행이 가능하다. 즉, AI 에이전트는 더 이상 지시를 기다리는 도구가 아니라, 상호작용이 가능한 '디지털 동료'로서 우리의 직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기술적 진보에 그치지 않고, 인간과 기계의 협업 방식 자체를 재정의하며 조직 운영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미래의 조직은 사람과 AI 에이전트가 완벽하게 협업하는 곳이 될 것이며, 이러한 변화에 대한 준비만이 AI 시대에서 조직의 생존과 성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추상적인 AI 개념 설명에 머물지 않고,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대한 가장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해답을 제시한다. 프리세일즈 현장에서 고객을 설득하는 AI부터 컨설팅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디지털 파트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실제 적용 사례를 통해 AI 에이전트 도입이 조직 혁신의 새로운 기준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비록 심도 있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만큼 AI 시대의 실질적인 해법을 얻을 수 있어 충분히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특히 이 책은 세일즈포스라는 글로벌 선도 기업의 AI 전략과 그들의 핵심 솔루션인 '에이전트포스(Agentforce)'의 아키텍처 및 활용법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AI 도입을 고민하는 많은 기업이 겪는 '막연함'을 해소하고, 당장 실행 가능한 구체적인 전략과 시스템 구축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매우 큰 가치를 가진다. 복잡한 기업 환경에서 AI 에이전트를 도입하고 훈련시키는 과정은 갓 입사한 신입사원을 업무에 적응시키는 과정과 유사하다는 손부한 세일즈포스 코리아 대표의 추천사처럼, 이 책은 이러한 '학습 여정'을 위한 상세한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AI 에이전트 시대의 도래를 명확히 인지하고, 변화를 선도하며, 미래 조직을 실질적으로 혁신하고자 하는 모든 리더와 실무자에게 필수적인 지침서이다. 변화를 이해하고, 실현하며, 경영하기 위한 가장 쉬운 로드맵이 될 것이다.

제1부 'FUTURE IS HERE' 는 AI 에이전트 시대가 이미 도래했음을 선언하며, 이 새로운 물결이 우리 삶과 비즈니스에 가져올 변화의 의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어 첫 장부터 몰입감을 준다. 단순히 'AI가 온다'는 추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AI 에이전트가 어떻게 기술적 개념을 넘어 우리 주변의 비즈니스와 일상에 실제로 적용되기 시작했는지 다양한 징후와 초기 사례들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AI 발전의 불가피성과 가속도를 강조하는 부분에서는 마치 미래를 앞당겨 보는 듯한 흥분마저 느껴진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과거 산업혁명이나 인터넷 혁명과 같은 기술 대변혁기에서 나타났던 패턴을 AI 에이전트 시대에 비추어 분석하는 대목이다. 기술 변화가 조직과 사회에 미치는 파괴적 영향과 새로운 기회 창출의 역사를 조명하며, 지금 우리가 겪는 변화가 인류 역사상 거대한 전환점 중 하나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동시에 많은 기업이 직면한 생산성 정체 또는 하락의 원인을 비효율적인 수동 업무와 복잡한 프로세스에서 찾고, AI 에이전트가 이러한 문제의 잠재적 해결책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하는 부분에서는 실무적인 공감을 이끌어낸다.

AI 에이전트를 상호작용이 가능한 디지털 동료로 명확히 정의하고, 기존 생성형 AI와의 차이점, 즉 자율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행동하는 능력을 초기 사례를 통해 소개하는 설명은 AI 에이전트가 단순히 발전된 도구가 아니라, 인간과 함께 일하는 새로운 존재임을 각인시킨다. 하지만 AI의 발전이 마냥 장밋빛 미래만은 아님을 경고하며, AI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가져올 수 있는 잠재적 위험과 윤리적 문제들을 솔직하게 다루는 점은 이 책의 진정성을 보여준다. 또한 데이터 편향, 오용, 보안 문제, 책임 소재 등 도전 과제들을 회피하지 않고 제시한다.

결국 이 챕터는 상자에 남겨진 사람만의 역할에 집중한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역할과 역량, 즉 창의성, 공감 능력, 전략적 사고, 윤리적 판단 등 독보적인 가치를 강조하며, AI 시대에 인간이 어떻게 경쟁력을 유지하고 AI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방향을 제시한다. 인간과 AI 에이전트의 관계가 도구적 활용을 넘어, 상호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한 '공존'의 관계로 진화할 것임을 강조하며, 서로의 강점을 활용하여 시너지를 창출하는 미래 조직의 모습을 그리는 부분은 AI 시대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긍정적인 기대감으로 바꾸는 희망적인 메시지로 느껴졌다.


더불어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제5부 '실시간 지능과 추론 아키텍처'에서 다룬 LLM의 환각(Hallucination) 현상 해결 방안이다. LLM이 때때로 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지어내는 문제가 기업의 전문 용어나 최신 내부 정보에 더욱 취약하다는 지적은 실무자로서 깊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책은 RAG(Retrieval Augmented Generation) 아키텍처와 세일즈포스 데이터 클라우드의 연동을 제시한다. 회사 내부의 공식 정책 문서를 검색하여 정확하고 최신 정보를 제공하는 시나리오는, 환각이라는 AI의 고질적인 한계를 기업의 '내부 데이터'라는 핵심 자산으로 극복하려는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이것은 고객 상담의 정확성을 높이고, 직원들의 정보 탐색 시간을 단축하며, 잘못된 정보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AI 에이전트가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동료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필수적인 기술 전략인 것이다.

RAG 아키텍처는 LLM의 환각 문제를 해결하고 AI 에이전트의 신뢰를 높이는 강력한 방법론이다. 하지만 그 성공은 단지 기술 도입에 그치지 않는다. 고품질 데이터 관리, 정교한 검색 기술, 철저한 보안, 그리고 인간과 AI의 지속적인 협력이라는 전방위적 노력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이 책이 제시하는 AI 에이전트의 희망찬 미래를 현실로 만들려면, 우리는 잠재적 위험들을 경계하며 끊임없이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AI 에이전트의 기술적 이해부터 실제 산업별 적용 사례, 그리고 세일즈포스 '에이전트포스'라는 구체적인 솔루션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이면서도 실용적인 AI 에이전트 가이드이다. 특히 세일즈포스의 고객 경험(CX) 및 CRM 분야 전문성이 AI 에이전트라는 새로운 기술과 만나 어떻게 시너지를 창출하는지 엿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차별점이다. 변화를 이해하고, 실현하며, 경영하기 위한 가장 쉬운 로드맵을 제공하므로, AI 시대의 파고를 넘어 새로운 기회를 잡고자 하는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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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대로의 자연 - 우리에게는 왜 야생이 필요한가
엔리크 살라 지음, 양병찬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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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후기입니다


이 책은 자연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이 아니라, 자연에 대한 우리의 시각 자체를 송두리째 흔드는, 그러면서도 실용적 해답까지 제시하는 놀라운 책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자연은 '배경'이 아니다. 자연은 우리가 딛고 있는 현실이며, 살아 숨 쉬는 존재이다. 이 책에서 엔리크 살라는, 자연을 그저 아름답다 여기는 감상의 대상으로 멈추지 않는다. 그는 자연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생태계의 정교한 구조와 기능을 이야기하며, 결국 인간의 생존과 직결된 가장 본질적인 시스템으로 재정의한다. 그리고 그는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인간은 이 복잡한 생태적 그물망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저자는 인간을 자연 속 하나의 '종'으로 보지 않는다. 그는 인간을 ‘초핵심종’이라 명명하며, 인간이 단지 생태계의 구성원이 아니라 그 구조 자체를 설계하고 재편할 수 있는 압도적 영향력을 가진 존재임을 강조한다. 초식 동물이나 포식자처럼 먹이망의 특정 층위를 차지하는 일반적인 핵심종과 달리, 인간은 산업화, 도시화, 농업, 에너지 개발을 통해 전 지구적 스케일에서 생물권의 질서 자체를 바꾸는 유일한 생물이다. 그러나 그 힘은 선택이 아니라 책임을 동반한다.

우리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생명을 대하는 태도에도 마땅한 도덕성과 윤리가 필요하다. 저자는 인간이 자연을 ‘소비의 대상’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순환 공동체’의 일부로 인식할 때 비로소 진정한 공존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자연을 소모하지 않고 순환시키는 시선, 인간이 자연을 조율하거나 정복하는 존재가 아니라 더 큰 시스템의 일부임을 자각하는 시선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다. 저자는 이러한 인식의 전환이 단지 개인의 철학이나 감성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와 경제, 과학과 문화가 함께 감당해야 할 공동의 과제로 여겨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인간을 생태계 구조를 설계하고 재편하며 대규모로 변형시킬 수 있는 ‘초핵심종’으로 규정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저자는 농업, 산업, 도시화 등으로 자연을 설계하고 재편하는 인간의 힘은 강력하지만, 그만큼 커다란 책임이 동반된다고 지적한다. 인간은 자연의 소비자가 아니라 그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을 자각하는 윤리적 전환이 절실한 시대라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는 1991년 바이오스피어 2 실험의 실패를 출발점으로 삼는다. 인간이 인공 생태계를 만들려 했던 이 실험은 식량 부족, 산소 고갈, 생물 멸종 등의 문제로 자급자족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그 메시지는 명확하다. 우리는 자연을 대신할 수 없다. 자연은 인간이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겸허히 그 일부가 되어야 할 거대한 순환체계다.

저자는 다양한 실례를 통해 자연계의 작동 원리를 설명한다. 수십 년간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던 아타카마 사막이 비 한 번에 꽃으로 뒤덮이는 장면은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씨앗은 묻혀 있던 땅 밑에서 수십 년을 버틴다. 자연은 서두르지 않지만 결코 멈추지 않는다. 이 신비는 인간이 가진 어떤 공학보다 정교하며 깊다.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들에 대한 통찰도 날카롭다. 엔리크 살라는 숲을 단일 작물 농장으로 바꾸는 인류의 행위가 단순한 경제 활동이 아니라 '생태적 퇴보'임을 지적한다. 다양성 없는 숲은 더 이상 숲이 아니다. 자연을 설계하고 변형할 수 있는 존재는 인간뿐이다. 인간은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기에, 엔티크 살라는 그들에게 ‘초핵심종’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처럼 강력한 영향력은 동시에 막중한 책임을 수반하며, 자연의 자율성을 존중하지 않을 경우 인간은 결국 스스로를 해치는 존재가 되고 만다.



또한 이 책은 자연 보호가 도덕적 선택에만 머무르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해양 보호구역이 어획량을 4배 늘리고, 맹그로브 숲이 수십만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는 실증적 데이터를 통해, 자연 보전은 가장 똑똑한 투자임을 설득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태국의 맹그로브 숲과 새우 양식장을 비교한 예로,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양식장이 장기적으로는 엄청난 손실로 이어진다는 분석이었다.

엔티크 살라는 정치·경제 지도자들에게 수치를 들이대기 전에, 그들이 자연과 사랑에 빠져야 한다고 말한다. 마음이 움직여야 의미 있는 정책 변화가 시작된다는 그의 주장은 너무나 인간적이어서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실제로 지도자들이 경외심을 느낄 수 있도록 '자연 속 체험'을 기획하고 그것이 정책을 바꾼 사례는, 과학과 감성이 만나는 지점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과학적 사실과 감성적 서사를 함께 엮어낸 데 있다. 생태계의 순환 구조, 생물 다양성의 가치는 문장마다 설득력 넘치는 사례로 뒷받침되고 있으며, 자연이 가져다주는 경이와 감동은 책장을 넘길수록 더 깊어진다. 마치 독자 스스로가 생태계를 구성하는 한 조각이 된 것처럼 느껴진다.

이 책은 결국 야생을 통해 인간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야생은 우리가 돌아가야 할 심리적 안식처이며, 도망쳐야 할 미개함이 아니라 다시 품어야 할 지혜다. 도시와 기술이 익숙해진 지금 이 순간에도, 땅 아래에서는 여전히 균류와 세균이 나무를 지탱하고 있고, 어느 먼 바닷속에서는 해양 보호구역이 생명을 회복시키고 있다. 저자는 자연이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대변한다. 그리고 이 책은, 지구의 모든 생명에게 보내는 그의 러브 레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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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AI를 어디까지 믿을 수 있나요? - 딥페이크, 여론 조작, 가짜 뉴스, 댓글 부대… AI 시대, 우리가 알아야 할 신종 AI 범죄와 법
박찬선 지음 / 이지스퍼블리싱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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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인공지능은 이미 일상 깊숙이 침투해 있다. 많은 사람들이 AI의 효율성과 편리함을 신뢰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이를 활용하고 있지만, 동시에 AI가 항상 정확하거나 공정하다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특히 생성형 AI의 환각(hallucination)현상이나 알고리즘 편향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국내 기업의 약 77%가 최근 3년 이내 AI를 도입했지만, 대부분은 외부 솔루션에 의존하고 있으며 핵심 업무보다는 보조적 기능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이는 기술에 대한 신뢰와 활용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인공지능은 이제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AI가 추천해주는 콘텐츠를 보고, AI가 쓴 문장을 읽으며, 때로는 AI를 사람보다 더 자주 만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 눈부신 기술의 이면에는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박찬선 저자의 이 책은 기존의 AI 관련 도서들과는 전혀 다른 방향을 제시한다. 기술의 발전과 활용법을 소개하는 일반적인 책들과 달리, 이 책은 AI의 악용 가능성과 범죄 사례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딥페이크 성범죄물과 로맨스 스캠 같은 민감하고도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며, 독자에게 기술의 이면을 직시할 것을 요구한다.

딥페이크 성범죄물은 AI 기술이 가장 악의적으로 활용되는 사례 중 하나다. 피해자의 얼굴을 음란물에 합성해 유포하는 이 범죄는 단순한 사생활 침해를 넘어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유발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2024년부터 범정부 T/F를 구성해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집중 단속과 법 개정을 추진해왔다. 현재는 딥페이크 음란물의 제작·유포·소지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며, 최대 7년 이하의 징역형이 적용될 수 있다. 또한, 피해자 보호를 위해 영상 삭제 지원, 신속한 수사, 플랫폼 책임 강화 등의 조치가 병행되고 있다. 특히 ‘선 삭제 후 심의’ 원칙 도입은 피해자의 2차 피해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로맨스 스캠 역시 AI와 SNS 환경이 결합되며 급증한 범죄 유형이다. 가해자는 온라인에서 연인 관계를 가장해 피해자의 감정을 조작하고, 금전적 피해를 유도한다. 피해자는 단순한 금전 손실을 넘어 심리적 충격까지 겪게 되며, 대응이 늦어질수록 회복이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사이버수사대 신고, 금융기관 지급정지 요청, 형사고소 및 민사소송 병행 등의 법적 대응이 권장된다. 특히 피해 발생 직후 증거를 확보하고 빠르게 신고하는 것이 피해 회복의 핵심이다.

이 책은 단순히 기술의 원리를 설명하거나 AI를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어떻게 AI가 악용될 수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이를 어떻게 감시하고 대응할 수 있는가'에 집중한다. 특히 2026년 시행을 앞둔 '인공지능기본법'의 핵심 내용을 다양한 실제 사례와 함께 풀어내며, 독자가 기술의 수용자를 넘어 능동적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시선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가 AI와 공존하는 사회에서 반드시 인지해야 할 제도적 토대를 친절하게 풀어주고 있다. 특히 2026년 시행 예정인 ‘인공지능기본법’의 주요 조항들을 사례와 함께 설명하며, 독자가 단순히 AI 기술의 소비자에 머무르지 않고 책임 있는 사용자와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고민하게 만든다.

법의 핵심은 먼저 인공지능 기술의 다양한 유형에 대해 정의를 명확히 하는 데서 출발한다. ‘고영향 인공지능’은 생명이나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AI를 의미하며, 의료나 에너지와 같은 분야에 활용되는 기술이 이에 해당된다. 반면 ‘생성형 인공지능’은 텍스트, 이미지, 음성 등 인간의 창작물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기능을 수행하며,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챗봇이나 이미지 생성기도 이에 포함된다. 또한 ‘인공지능사업자’는 이러한 기술을 개발하거나 제공하는 모든 주체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정부는 이러한 AI 환경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3년마다 ‘AI 기본계획’을 수립할 책임을 지며, 대통령 직속의 국가인공지능위원회를 설치하여 정책 심의와 인프라 구축을 담당한다. 이러한 행정 구조는 매우 중요하며, 단지 법률의 형식적 장치가 아니라, AI 기술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거버넌스의 핵심 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AI 사업자들에게 부과되는 책임과 규정이었다. 생성형 AI를 사용할 경우 해당 결과물이 AI에 의해 생성되었음을 명확히 밝혀야 하며, 기술의 수명주기 전반에 걸쳐 발생 가능한 위험을 식별하고 이를 제어하기 위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고영향 AI의 경우에는 그 기술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을 사전에 평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는 기업의 자율에 맡겨두기에는 위험성이 큰 영역이기에, 이러한 규정의 도입은 단순한 규제를 넘어 사회적 신뢰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느꼈다.

더불어, 해외 기업의 책임도 명시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일정 기준 이상 국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외 AI 기업은 반드시 국내에 대리인을 지정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3천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AI가 국경을 넘는 기술인 만큼, 이러한 ‘국내 책임화’ 조치는 현실적으로 매우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법적 감독과 제재 체계 역시 구체적으로 설정되어 있다. 정부는 필요 시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으며, AI 서비스가 법을 위반했다고 판단되면 서비스 중단이나 시정 명령도 가능하다. 이 모든 조항은 AI 기술의 남용을 방지하고, 기술 발전의 속도를 안전한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한 최소한의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책장을 덮고 나면, 단순한 정보 습득 이상의 현실적 긴장감이 남는다. 우리는 지금 AI라는 거대한 기술의 물결 속에 휩쓸려 가고 있는 건 아닐까. 『당신은 AI를 어디까지 믿을 수 있나요?』는 이러한 불안한 질문에 확실한 해답을 주지는 않지만, 최소한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법을 알려준다. 특히 인공지능기본법을 통해 기술과 법, 사회가 어떻게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게 되며, 기술의 윤리적 기준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꼭 필요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이 책은 AI 기술을 맹목적으로 환영하거나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에 대한 건강한 회의와 숙고의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준다. 기술의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는, 이제 더 이상 ‘모르는 척’ 넘어가선 안 된다. 이 책은 그 첫걸음을 내딛는 데 매우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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