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사회에서 수면은 점점 시간 낭비로 여겨지고 있다. 야근, 스마트폰, 인공조명 등으로 수면 시간이 줄어들면서 많은 사람들이 만성적인 수면 부족에 시달린다. 이 때문에 단순한 피로를 넘어 집중력 저하, 감정 조절의 어려움을 겪게 되고 면역력 저하, 심지어 치매와 암과 같은 질병의 위험까지 높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면은 삶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고, 충분히 자는 것이 오히려 게으름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나 역시 수면이 아깝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으나 최근 수면이 절대적으로 뇌의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강의를 듣고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매슈 워커의 이 책은 수면의 과학적 중요성과 우리가 잠을 소홀히 했을 대의 대가를 명확하게 알려준다. 매슈 워커는 수면을 인간 건강의 핵심 요소로 본다. 하루 7~8시간의 충분한 수면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지키는 필수로 간주한다. 기억을 정리하고 감정을 안정시키며, 신체와 뇌를 회복시키는 결정적 과정을 설명한다. 특히 REM 수면과 비 REM 수면이 각각 학습, 창의성, 정서 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설명하며, 수면 부족이 알츠하이머, 비만, 당뇨병, 심혈관 질환의 발병과도 깊이 연관되어 있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인류가 과학과 기술을 발전시키면서 정작 수면이라는 기본적인 생리 욕구를 무시하게 된 현실을 비판하며, 수면을 회복해야 진정한 건강과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4부로 구성했다. 1부에서는 잠에 관한 신비를 벗겨준다. 수면이 일생에 어떻게 변화하는지 밝힌다. 2부에서는 수면이 우리에게 해 주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수면이 건강과 행복을 위한 진정으로 놀라운 만능키임을 알게 된다. 3부에서는 실제 꿈을 통제하는 것이 가능한지, 통제하는 것은 현명한 행동인지를 알려준다. 4부는 현대사회의 수면 부족 현상, 야간 근무, 인공조명, 스마트폰 등 사회적 환경적 요인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수면제의 한계의 한계와 위험성, 사회적, 정책적 차원의 수면 개선방안도 제안한다.
매슈 워커는 수면제를 자연스러운 수면을 유도하는 약이 아니라 뇌를 억제해 무의식 상태에 빠지게 하는 약물이라며, 렘수면과 깊은 수면을 방해하고, 기억력 인지력 저하, 의존성과 치매 위험을 높인다고 경고한다. 수면제가 유도한 수면은 자연 수면이 제공하는 면역 회복 효과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장기 복용 시 내성, 중독, 사망률 증가 등 심각한 문제가 동반된다. 개인의 노력만으로 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다양한 사회적 정책적 접근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야간 근무, 과도한 업무, 새벽 배송 등 수면을 방해하는 구조를 개선하고, 국가 차원에서 수면이 중요성을 인식해 정책적으로 수면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매수 워커는 꿈을 단순한 환상이 아닌 REM 수면 중 뇌의 활발한 활동이 만들어내는 정교한 정신 활동이라 설명한다. 이 시기 뇌는 감정을 조절하고, 기억을 통합하며, 복잡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재구성한다. 꿈은 특히 정서적 경험을 다시 처리하며, 감정적 상처를 덜어내는 심리적 회복 기제로 작용한다. 우리가 겪는 트라우마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에서 악몽이 반복되는 것도 이 감정 처리 기능이 고장 난 상태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렘수면 퍼지 논리는 REM 수면에서 매슈 워커가 말하는 퍼지 논리는 창의성과 관련된 뇌의 독특한 작동 방식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개념이다. REM 수면 동안 뇌는 의식적 사고에서 벗어나 기존 기억과 정보를 자유롭게 연결한다. 이때는 전두엽은 활동이 줄고, 감정과 상상이 활발한 뇌 부위가 주도권을 잡는다. 이 상태에서 뇌는 딱 떨어지는 원인과 결과가 아닌, 모호하고 간접적인 연상을 시도한다. 즉 퍼지논리처럼 작동하면서 전혀 연관 없어 보이는 기억이나 정보 사이에 새로운 연결 고리를 만들어 내고, 그 과정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통찰이 떠오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