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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부터 시작하는 나이 공부 - 세 번에 한 번은 죽음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루시 폴록 지음, 소슬기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평점 :
"오십부터 시작하는 나이공부" 결론적으로 말하면 나이공부는 일찍할수록 좋다 이었다. 내 나이 이제 사십을 바라보고 있지만 사실은 나이에 대한 공부는 즉 노후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바라보고 생각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필수적인 준비라고 생각되었다.
일러스트가 너무 귀여워서 사실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풀어낸 책인줄 알았다.
하지만 이따금씩 책을 읽다 보니 나도 죽음, 그리고 나이듦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나의 의견에 대해 사실 조금 놀랐다. 나 역시도 나이듦은 부정적으로 그리고 생산적이기 보다는 소비적으로 생각하고 당연히 오는 순리보다는 책임져야하는 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말은 즉 너무 사랑하는 엄마의 나이듦을 그렇게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사실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이 책의 저자는 30여년간 노인의학과에서 일한 루시 폴록이 쓴 책이다.
그렇기에 나이가 들면서 신체적인 약함에서 오는 병, 그리고 이를 동반하는 정신적, 정서적인 부분까지도 사례를 통해 이해하기 쉽게 나눈 책이다.
물론 나이가 들면 열심히 사용했던 몸이 고장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건강이란 꼭 나이가 들어야만 잃는게 아니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순간
나 자신과 내가 사랑하는 가족을 생각하며 바쁘게 밑줄그며 읽었던거 같다.
노인은 지루하기도, 유쾌하기도, 심술궂기도 하다. 차분하나 성질이 급하다. 재밌지만 불평이 많으며, 이기적이면서도 관대하고, 태평스럽다가도 금세 초조해한다. 이것저것 많이 요구하고 자주 고마워한다. 따듯하고 행복한 가족이 있는가 하면 무섭도록 화가 많은 가족이 있고, 가족이 전혀 없기도 하다. 고양이와 개가 있고, 새와 말이 있고, 남자 친구가 있고, 모형 철도가 있고, 미노르카 섬에 집이 있다. 그들은 과거에 지도를 그렸고, 전쟁에서 싸웠으며, 바닥을 걸레질하거나 유물을 발굴했고, 쓰레기통을 비웠고, 갈 곳 없는 아이들을 맡아 키우기도 했다.
오십부터 시작하는 나이공부 18p. 중에서..
사실 주어가 "노인"으로 시작하지만 이 대상에 나를 넣어도 이상하지 않았고, 이제 자라는 내 아들을 넣어도 (구체적인 상황에는 맞지 않지만..) 사실 그렇게 이상하지 않았다. 결론은 노인이라서 저런 특징을 갖기 보다는 그냥 노인도 하나의 다르지 않은 인간이라는 것이다.
노인도 여자라면 예쁘고 싶고 남자라면 멋있고 싶은 그런 똑같은 사람..
그리고 오히려 젊었을 때는 지금의 나보다 더 활기차고 생산적인 일을 했었을 수도 있는 대단한 존재이다.
본문중에서 쉽게 꺼내지 못하는 예민할 수 있는 질문들을 적어놓았는데 사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너무 속이 시원했다.
내가 딱 필요로 하는 질문이기 보다는
나 역시도 살면서 이런 구체적이고 확실한 질문들을 했더라면 서로에 대한 오해를 줄일 수 있었는데 라는 상황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편견과 두려움 때문에 중요한 대화를 피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걸 두려워하면 중요한 문제를 전혀 다룰 수 없게 될 때가 많다. 따라서 우리는 그 문제를 이야기하는 법을 알아내야 한다. 나는 나이가 아주 많은 사람과 그 가족을 오랫동안 돌보면서 이런 문제는 담아둘수록 불행, 걱정, 분노를 일으켜 우리를 짓누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문제는 양지로 끌어와야 우리가 안심할 수 있고 새롭게 신뢰를 쌓을수 있다.
오십부터 시작하는 나이공부 39-40p. 중에서
이 책에서 한 문구를 고르라면 나에게는 이 부분 이었다. 노인이 있는 가정이라서가 아니라 정말 편견과 일어나지 않은 두려움 때문에 대화를 피하다 보니 문제는 너무 커지고 나중에는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결국 신뢰를 새로 쌓기 보다는 서로 포기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을 보고, 경험했었다.
그래서 지금도 사실 나에게는 숙제이다. 그런 문제를 양지로 잘 끌어오는 방법이 뭘까? 그런 문제를 너무 무거워지기 전에 잘 풀어가는 대화를 시작하는 방법이 뭘까?
아마 이런 대화법은 남편과도 자녀를 키우면서도 계속 숙제로 남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무거운 주제였지만 각각의 에피소드를 읽으며 가슴이 따뜻해지기도 먹먹해지기도, 나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부모님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준비를 함께 해야할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렵지만 누구에게나 너무나 필요한 주제였음을 알기때문에
이책을 꼭 한번쯤은 정독하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