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수학 4컷 만화 - 수학사를 뒤흔든 결정적 한마디 자음과모음 청소년수학과학 6
이인진 지음, 주영휘 그림 / 자음과모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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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인진 선생님은 16년차 수학을 가르쳐온 선생님이다. 교사라면 응당 잘하는 학생이 예쁘고 기특하고 매력적으로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인진 선생님은 수학을 못하거나 두려운 학생에게 다가가 수학의 매력을 느끼게 하고 “나도 해 볼 만한데?” 라는 도전 의식을 심어주는데 관심이 많다고 하니 더 반가웠다.

그림을 그린 주영휘 선생님은 웹툰,일러스트, 캐리커처,출강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세상에 감동을 주는 작가를 꿈꾼다.

저자가 수학을 전공할 때만해도 이과 문과가 나눠져 있어 세계사를 배울 기회가 없었다. (사실 나도 같은 세대이다..ㅋ)인문,사회, 역사 분야의 책을 읽을 때 기초 지식이 부족해서 독서모임에서 추천받은 책이 <곰브리치 세계사>였고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수학도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처럼 다가갈 수 있다면에 포커스를 맞춰 수학은 ‘생각하는 도구’ 로 설정하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로 마음 먹었다.

나 같은 경우에는 문과 였기에 어느 한 순간 수학에 대한 끈을 놓치지 오히려 이과가 아니라 안해도 되는 학문으로 자리 잡은 경우였다. 그래서 오히려 요즘 수학 과학 책에 더 관심을 가지며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 큰 듯 하다. 그래서 단순히 수학이라는 학문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수학사를 살펴보며 접근하는 방식이 신선하고 호기심이 강하게 일었다.

이 책은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수학자들의 말 속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10대 뿐 아니라 수학에 거부감이 들고 수학이 미지의 분야처럼 느끼는 어른도 수학이 먼저 손을 내미는 듯한 기분이 든다 하니 수학을 탐구하기 보다는 수학자들의 말과 재미있는 뒷 이야기를 통해 고대부터 현대까지 역동적으로 변화해 온 수학을 보며 친근해지길 바란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을 읽어보니 내가 알고 있는 수학자는 일부였음을 알았고 사고가 전환되고 확장되어 신선했다.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 사고의 전환을 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재미도 있고 번뜩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마주 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은 총 3부로 구성 되어있다.

1. 신이 내린 아이디어 천재들 이야기-뉴턴, 데카르트, 페르마, 에라토스테네스, 피보나치, 카르다노, 푸앵카레, 튜링 수학자 이야기

2. 오차를 모르는 완벽주의자들 이야기-아르키메데스,탈레스, 오일러, 나이팅게일괴델, 가우스, 디오판토스,라이프니츠,케플러,캐서린 수학자 이야기

3. 아무도 막을 수 없는 불도저들 이야기-유클리드,플라톤,피타고라스,히파티아, 네이피어,제르맹, 칸토어, 로바쳅스키 수학자 이야기

  • 아라비아숫자의 유래

인간이 최초로 수를 표현한 기록은 동물의 뼈에 눈금을 통해서 표현했는데 이런 표현 방식이 발전해서 로마식 숫자 표기법이 나왔다. 1,234를 로마식으로 표기 한다면 MCCXXXIV 인데 숫자가 커지면 길이가 훨씬 길어지고 이런 표기법으로는 곱셈과 나눗셈을 할 수 없다. '자릿값'의 개념을 처음 만든 것이 바로 인도-아라비아 숫자 덕분이다. 13세기 이전에는 극소수의 학자만이 인도-아라비아 숫자를 알고 있었고 오직 학문으로서의 수학에서만 사용했기에 일반 사람들은 존재 조차도 몰랐다고 한다. 경제 활동에서는 로마숫자를 사용했기에 상업 발달도 불가능 했다.

중세 이탈리아에 살던 레오나르도 피보나치가 아버지를 따라 아랍권 국가들을 여행하면서 인도-아라비아 숫자를 사용하면 로마숫자에는 없는 0과 자릿값 덕분에 큰 수도 간편하게 표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산술서>라는 책을 써서 소개한다.

이것이 인도인들의 아홉 숫자이다.

9,8,7,6,5,4,3,2,1. 이 아홉 숫자에 아랍어로 제피룸이라고 부르는 0이라는 기호만 있으면 그 어떤 수라도 표현할 수 있다.

45p

피보나치는 이 책에서 숫자 체계를 소개하고 상인들을 위한 실용적인 문제를 제시하면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가격을 매기는 문제, 회사에 투자하고 이익을 관리하는 문제 등을 예시와 함께 소개했다. 토끼 번식의 규칙성과 관견된 '피보나치 수열' 도 이 중 하나이다.

피보나치의 책으로 인하여 유럽의 발전 속도가 크게 달라졌다. 물건을 사고 파는 방법, 다른 화폐를 공평하게 거래하는 방법, 돈을 빌려주고 받으면서 이자 계산법 등 사고가 획기적으로 발전하였다.

  • 오일러 그래프

오일러의 눈에는 모든 것이 수학이었다. 일생 92권 전집과 866편의 논문을 작성하는데 단독으로 많은 양을 쓴 학자는 없다고 한다. 양도 압도적이지만 질적으로도 훌륭해서 평범한 수학자가 평생을 바쳐 연구해야 하는 내용도 많았다고 한다. 정수론, 로그 함수, 무한급수, 복소 변수, 대수학, 기하학 조합론 등 새롭게 발견하거나 별도의 학문이라고 여겼던 수학 분야를 연결해 새로운 분과를 만들기도 했다.

오일러가 독일에 살 때 '쾨니히스베르크 다리'문제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한다. 4개의 지역을 연결하는 다리가 7개 있었는데 각 다리를 한번 씩만 건너서 마을 전체를 산책 할 수 있는지를 궁금해 했다. 사람들은 산책로를 직접 걸어서 정답을 찾으려고 했으나 아무도 정답을 찾지 못했고 오일러는 이 문제를 강과 다리로 생각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점과 선으로만 연결된 그래프로 표현했다. 여기서 오일러의 '한붓그리기'가 등장한다. 말 그대로 손을 떼지 않고 한 번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지를 뜻하는데 오일러가 쾨니히스베르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처음 만들어 낸 개념이다. 한 붓그리기 내용이 재미있어 유튜브에서 검색한 한 영상을 첨부해 본다.

https://youtu.be/iqcdBEhKksw?si=kIkLieWzQLMdvAk2

즉 한붓 그리기가 되게 하려면 꼭짓점이 모두 짝수 혹은 시작 지점과 종료 지점이 되는 홀수 점 딱 2개만 있을 때 가능하다는 것을 밝혔다. 즉 쾨니히스베르크 문제의 답은 불가능이었다.

오일러는 수학을 너무 연구한 나머지 양쪽 시력을 다 잃었다고 한다. 시력을 잃고 절망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많은 논문과 업적을 남겼다고 한다.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통찰력과 빠른 계산력으로 수학적인 가설을 세우고 확인한 뒤, 그 결과를 아들이나 조수에게 받아 적게 해서 논문을 계속 써 내려갔다고 한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와 '수학적으로 가능한 문제'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 답을 찾는 일에 매몰되면 답이 없을 수도 있다는 가능서이 떠올리기 어렵다. 수학에서는 답을 찾는 과정보다 답의 존재 여부가 우선이다.

86p

수학을 잘 아는 사람이라도 이 책에 나온 수학 학자에 관한 이야기는 모를 수 도 있다. 수학을 잘 모르는 사람은 수학에 관한 이야기와 이론을 너무 딱딱하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심지어 재미있다.

책 뒷부분에는 영화 히든 피겨스로 제작된 미국 항공 우주국 나사에서 계산원으로 일했던 캐서린 존슨 이야기도 나온다. 영화를 너무 인상깊게 보면서 도전받고 쾌감을 느꼈던 기억이 있는데 미국 최초 유인 우주 비행선의 궤도를 계산했던 이야기가 나와 참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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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프랑스 자동차 여행
김응호 지음 / 황금테고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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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만 해도 얼마나 황홀한 제목일까 싶다. 생전 내 한몸만 챙기기도 버벅거렸던 나인데 결혼 하자마자 신혼을 즐기기도 전에 첫째 천사가 찾아오는 바람에 바로 엄마되는 연습을 조바심부터 시작했다.
지나고 보니 즐겼어야하는 그말..뱃속에 있을때가 좋은거다..하는 말을 즐기지도 못하고 지나서야 절감했다.

첫째 낳고 아..좀 통잠도 자고 말도 통한다 싶더니 둘째 천사가 갑작스레 찾아오고 기쁨도 잠시 다양한 이슈로 대학병원까지 전원하며 그야말로 전전긍긍하며 둘째를 만났다. 낳으면 다 알아서 클 줄 알았는데 육아는 생각보다 매웠다. 근데 이미 키운 친구들이 몸 편해져봐라 정신이 고단해진단다. 그냥 부모가 되는 순간부터는 눈 감을 때까지 걱정보따리를 지고 이고 살아가게 되나보다.

근데 은퇴 후 프랑스로 자동차 여행이라니!
등하원,밥, 숙제,씻기, 안전 등 내가 안챙겨줘도 알아서 한다니 아직 실감은 안나지만 생각만해도 훨훨 날라갈 듯 하다.
그냥 이 책은 실현가능성이 제로라 하더라도 꿈만이라도 꿔보고 싶어서 무작정 들어서 펼쳤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에디히긴스 트리오의 음악과 함께.
저자 김응호는 49일동안 프랑스를 아내와 둘이 다녔다고 한다. 한 평생 공학을 전공하며 딱딱한 논문과 보고서만 들여다보다가 알프스 산맥과 피레네산맥을 넘으며 경이로운 자연 풍광을 맛보고 라벤더와 해바라기 밭과 유서 깊은 카톨릭 성지들을 둘러보며 느끼고 겪은 일화들을 책으로 엮었다.

여행은 총 3가지 루트로 소개되었다.
1루트 자연이 주는 찬란한 풍경속으로-알프스의 광경을 기대하며 미국의 그랜드캐년과 비유되는 베흐동과 파디락의 동굴체험


저자는 시간의 흐름순으로 일기를 작성하듯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책 곳곳에는 방문했던 곳의 사진과 함께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다. 그리고 평생 공학도로 사신 분이라 믿기 어렵게 사진의 구도나 느낌이 매우 정제된 느낌이 아니라 신선했다.
샴페인을 즐겨 마시지 않아 그냥 스파클링 와인은 샴페인이라 불리는 줄 알았는데 프랑스 샹파뉴 지역에서 생산되는 스파클링 와인만 샴페인이라 부른다고 한다.

슈바이처 박사가 부목사로 있었던 사실도 놀라웠는데 오르간을 연주한 교회를 알게되어 너무 흥미로웠다.
심지어 모차르트도 연주했던 교회라던데.
저자가 2022년 조선일보에 실렸던 슈바이처 박사의 기사를 함께 소개해주어 부족한 정보가 채워져 좋았다.
슈바이쳐 박사는 스트라부스 대학에서 철학과 신학 박사학위를 받고 모교의 신학 교수 겸 니콜라스 교회의 부목사로 활동했다고 한다. 친,외조부가 두분 다 목사이셨고 오르간 연주에 조예가 깊었다고 하며 슈바이쳐 박사 역시 바흐의 오르간 곡을 즐겨 연주했다고 해서 바로 바흐의 오르간곡을 검색해서 들어보았다.

2루트 시간의 흔적을 따라 걷는 영적 순례- 가톨릭 신자로서의 성지순례

저자가 천주교신자 이기에 천주교와 역사가 깊은 장소를 많이 방문하였다. 천주교와 연결된 역사적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었다. 천주교신자라면 저자의 여정의 감동을 배로 느낄수 있어서 더 좋겠다.

3루트 빛과 예술의 도시 파리 근교 산책-미술의 본거지에서 느껴보는 예술적 성취들;반고흐가 입원했던 생레미 정신 병원과 모네가 수련을 완성한 지베르니, 프랑스대혁명 시기의 마리 앙두아네트가 수감된 콩시에르 주리 등. 나는 개인적으로 오르세 미술관 이야기가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르누아르 작품을 볼 수 있었고 그 외에도 모네, 마네 등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으니 훗날 직접 볼 수 있길 기대해보며.

엄마아빠 뒤를 졸졸 쫓아다니다가 성인이 된 후로는 여행을 계획하고 리드하다보니 마음이 급해서 항상 일행보다 4-5걸음은 빨리 걸었다. 꽃보다 할배에서 ‘직진순재’ 같은 느낌으로..그러다보니 같이 즐기면서 여행하지 못해서 재미없다고 하더라. 나 역시 자유여행을 좋아는 하지만 정작 계획하고 리드하다보니 결국 남는건 피로감밖에 없어서 아쉬운 적도 많았다. 70을 앞둔 두 부부가 언어도 안통하는 나라에서 그것도 자동차를 타고 돌아다니며 하는 여행은 담백하면서도 누구에게나 할수있다 용기를 주는 여행문이었다. 교통법규를 어겨 벌금도 내고, 휴무 여부를 미리 확인하지 못해 허탕도 많이 치고, 여느 부부처럼 여행하면서 다투기도 하고..(갑자기 신혼여행이었던 하와이에서 싸운 생각이 나서 혼자 피식거렸다)
유독 10-17도 이상 더 더워서 힘들었던 여름이었지만 그 과정이 날아가지 않고 책으로 남겨지니 얼마나 뿌듯할까. 워낙 한번 하려면 잘하고 싶은 마음에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게 어려운 사람인데.. 이번 기회로 큰 아이가 20살이 되는 해에 남편과 둘이 여행을 한번 떠나봐야겠다 마음 먹었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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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은 다 그래 제제의 그림책
구삼영 지음 / 제제의숲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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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내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뜨끔했던 동화책이다. 다행히도 아이가 읽고 나서는 "엄마는 이정도는 아니야" 라고 말해줘서 안도의 웃음을 지었다.

책에 나오는 주인공은 정이찬이라는 남자 아이이다.

이찬이는 엄마에게 혼이 나서 속이 상한 채로 친구들을 만나게 되고 혼이 난 이유는 설명하다 보니 흡사 내가 우리 큰애에게 하는 이야기와 너무 비슷했다.

먹으면서 집중 안해서 혼내, 물 엎질러서 혼내, 뒷정리를 안해서 혼내, 오줌 조준 잘 못해서 혼내, 밥 먹기 전에 군것질 하고 싶다고 징징대서 혼내...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 진짜 혼내기만 하는 엄마인 듯 하다.

엄마가 된 후로는 너무 너무 잘 하고 싶고 잘 키우고 싶은 마음에다가 현실과는 너무 먼 내 모습을 보며 좌절하는 시간이 반복되는 듯 하다. 그러다가도 아이들이 주는 미소 한번에,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에, 고사리같은 손으로 어깨를 토닥여주는 그 울림에 불끈 솟아오르는 힘으로 못하는 칼질을 열정적으로 하기도 한다.

포인트들은 다를 수 있지만 우리 엄마들의 모습이 다 그러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이 동화는 아이들보다는 엄마를 위해서 만든게 아닌가 싶다.

이 책을 쓰고 그린 저자는 구삼영선생님으로 관계에 관심이 많고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누군가에게 조용히 감정의 울림을 전할 수 있길 바라며 그림책을 만든다고 한다. 이 책을 아이와 읽어보니 진심을 잘 표현하는 것은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표현을 잘하려 해봐도 여전히 어려운 것이 잘 표현하는 것같다. 분명 책을 읽거나 영화에서 좋은 구절이나 장면이 있어서 아이나 남편에게 전달하려 했을 때 내가 바로 느꼈던 그 감정, 감동을 전달하려 하다 스스로 김이 빠진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독자들을 격려한다. 진심은 서로에게 전해진다고.

진심을 잘 전달하려고 노력하기만해도 소중한 사람들에게는 전달될 것이다. 동화 뒷부분에는 엄마의 엄마, 이찬이의 외할머니가 등장한다. 그리고 엄마도 역시 엄마에게 혼이 난다. 그런 엄마를 토닥이며 위로하는 이찬이의 모습이 참 귀여웠다.

괜히 아이들이 올 시간만 되면 분주해지는게 엄마 맘이다.

반찬이라도 하나 해 놓으면 그렇게 든든하고 밥이라도 수월하게 잘 먹으면 왠지 저녁시간이 한가해지는 것 같다. 오늘도 너무 잘하려는 욕심을 좀 내려놓고 조금만 더 이 시간을 즐기면서 즐겁게 마주보고 웃어보자고 내 스스로에게 다독여본다.

종종거리며 바쁜 엄마 보다는 그래도 한번 더 보고 웃어주고 안아주는 엄마가 되어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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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600년의 기억
정명림 지음, 장선환 그림, 이지수 기획 / 해와나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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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랜드마크 중 하나이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아름다운 서울 도심의 역사적 산물이다. 아름답다못해 때로는 숭고함마져 느껴진다.

한복을 입은 내국인, 외국인들이 즐겁게 카메라를 들며 즐겁게 즐기는 모습을 볼 때면 흐뭇하고 좋다가도 한편으론 즐길수 있는 시간을 지켜낸 역사적 순간들이 아릿하기도 하다.

1394년 조선의 첫 임금 이성계가 새 도읍 한양으로 옮기면서 한양을 도성으로 택한 이유도 함께 나온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조선시대 사람들의 생활풍습을 살펴볼 수 있다.


요즘에야 아파트를 짓거나 건물을 지을 때는 건축사가 건물을 짓는데 옛날에는 궁궐을 짓는다고 백성들도 동원되었고 본업이 농업이다 보니 여름과 가을이 지난 겨울에 했고 언 땅을 파내며 일을 해서 백성들의 고생이 컸다는 설명을 함께 덧붙이고 있다.

이 책은 그냥 광화문의 역사만 말해주는 책이 아니다. 과거로 시간여행을 가듯 그 때의 사람들의 삶의 모습도 함께 보여주고 숨결을 느껴볼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광화문-임금의 큰 덕이 온 나라를 비춘다 라는 뜻을 지녔다. 광화문에는 무지개 모양의 문이 3개 있고 가운데는 임금이 다니고 양옆은 신하들이 다니는 문이라고 설명한다. 광화문 앞에는 현재 세종대로 사거리 지점까지 되는 약 550m 거리를 옛날에는 육조대로라고 불렸다.

육조대로라고 불린 이유는 이조,형조,병조,공조, 호조,예조 정2품 관아들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런 명칭이 붙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라면 정2품관아들과 조선시대 최고 관청인 사헌부, 한성부, 중추부, 의정부 등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서 알아보아도 좋은 연계 학습이 되겠다.

궁궐을 짓고나니 그 다음 업무는 도성을 쌓는 일이 나와있고 그 도성을 통과하는 문이 남대문이라는 설명도 덧붙여 나온다.

1592년 임진왜란으로 인하여 광화문이 전소하고 전쟁이 끝난 후에도 경복궁은 그대로 두고 창덕궁으로 궁궐로 삼은 아픈 과거의 이야기도 나온다.

1868년 조선의 마지막 왕인 고종이 즉위하고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경복궁을 재건하면서 공사비를 마련하기 위해 무리하게 돈을 걷으면서 오는 경제적 혼란과 복역으로 인한 백성들의 노고를 보며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대가를 치뤄야 한다는 연관성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1910년 일본 식민지로 인해 광화문을 이전한 일, 경복궁 앞에는 총독부 건물을 지은 일, 1945년 한국 전쟁으로 인한 소실로 많은 역사적인 아픈 과거를 딧고 드디어 1968년 콘크리트이지만 광화문의 복원과 과거 총독부 건물이었던 중앙청의 이전과 함께 현재의 광화문으로 오기까지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다.

어른인 나 역시도 이 책으로 인해서 광화문의 역사를 다시 알게 되었고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이야기가 끝난 책 뒤편에는 실제 사진을 담은 광화문의 역사가 소개되어 있다.

이야기를 읽은 후 아이와 함께 실제 사진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그 뒤에는 서울의 사대문과 사소문에 대해 지도와 함께 설명되어 있어서 이 책을 통해서 광화문의 역사 뿐 아니라 조선시대의 수도 한양과 사람이 드나드는 문에 대해서 자세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겠다.

작년에 큰 아이와 광화문을 둘러보려고 했을 때 이런 책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보았다. 급한대로 블로그를 참고해서 아이에게 설명해주었지만 다시 한번 이 책을 읽고 광화문과 경복궁을 둘러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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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 꾸준히, 천천히, 묵묵히 삶을 키우는 나무의 지혜
리즈 마빈 지음, 애니 데이비드슨 그림, 박은진 옮김 / 아멜리에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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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천천히,묵묵히 삶을 키우는 나무의 지혜.

글을 쓴 리즈마빈은 편집자이자 작가이다. 역사, 스포츠, 음악,여행, 인문등 다양한 분야의 글을 쓰고 저서로는<동물들의 비밀생활> 등이 있다. 혼란스러운 일상속에서 나무를 통해 영감을 받고 그 결과물이 이 책이라 한다.

그림을 그린 애니 데이비드슨은 여행, 숲과 선인장 정원, 대자연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이다. 이 책을 옮긴이는 박은진으로 오랜기간 영어를 가르치다 글밥 아카데미를 수료하고 현재는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책을 딱 펼치니 나태주 시인의 추천사가 나와서 너무 놀라고 반가웠다. 나태주 시인은 사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쓰신 글을 보면 너무 잔잔하고 따뜻하고 무엇보다 딸인 나민애 교수님은 통쾌하고 재미있어서 그냥 이 부녀로 인해서 시가 좋아졌고 그래도 세상은 따뜻하구나 용기 얻었고, 이런 어른이 계셔서 든든하다고나 할까.

쨋든 나태주 시인이 추천한다니 빨리 책장을 넘기고 싶었는데 사실 담긴 글들이 너무 따뜻하고 아까워서 곱씹고 되새기고 그렇게 읽어 내려갔다.

그동안 내가 꿈꾸고 바라던 나무에 대한 안내가 이 책에 고스란히 들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간결하면서도 아름다운 삽화에다가 유익하면서 친절한 설명이 나와 있어서 나무에 대한 초심자라 해도 상세히 배우고 익히고 가까이 하기 충분한 장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태주시인의 추천사

나태주 시인은 도시의 현대인들이 고달픈 건 꽃과 시와 나무를 멀리해서 라고 말한다. 젊을 때 일수록 나무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배운다면, 일찍 마음과 영혼이 맑아지고 여유로워지며 인생 자체의 방향이 바뀔 것이라고 말하며 동시에 이 책은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만큼 좋은 책이라고 추천한다.

어린 두 아이를 육아 하면서 올 여름에는 너무나 좋아하는 수국을 집에서도 키워보는 용기를 내 보았다.

날이 덥고 아이들 방학과 동시에 에너지가 고갈 되다 보니 역시 수국이 제일 마지막이 되면서 방치되다 보니 뜨거운 태양에 잎이 타버리고 꽃이 시들어버렸다.

시든 꽃대를 자르면서 파릇파릇 올라오는 새 잎이 얼마나 고맙고 다행인지 몰랐다. 다시 한번 나에게 주어지는 기회 같아서 말이다.

물 안준다고 팍! 화내고 토라지지 않아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이 책에는 들어본 익숙한 나무도 나오고 맹그로브, 피크난드라 아쿠미나타, 쿠타페루카나무, 아라투카리아 콜룸나리스같이 처음 들어보는 나무도 등장한다.

나무를 소개할 때는 저자가 말하고 싶은 주제가 함께 소개된다. 연결이 빚어낸 힘은 사시나무, 언제나 대안을 준비할 것에는 가시자두나무, 멀리 내다보기에는 맹그로브 등 모든 나무들에게는 주제가 함께 짝지어 소개된다.

나는 항상 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나무의 어떤 모습에 그런 생각을 한걸까 자문하면 구체적인 단어나 문장이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못한 채 그냥 닮고싶다 막연하게 생각했나보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는 나무를 닮고 싶은 구체적인 이유를 생각해보고 가능하다면 나무 하나도 꼽아보기로 했다.


책은 대략 60여개의 주제와 나무가 짝을 이루며 소개되어 있고 책은 매 페이지마다 나무의 그림이 실려 있어서 실제 사진이라면 어땠을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사실 그림인게 더 정감가고 따뜻하다는 개인적인 소견이다. 나무의 외형보다는 안에 담긴 내면이 더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삶의 상처와 아픔을 어루만져줄 한 구절을 건져 올리기를, 그 문장이 지친 마음에 잔잔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 자, 이제 편안히 앉아 바람이 풍성한 잎사귀를 살랑이게 내버려두자. 그리고 나무가 들려주는 삶의 지혜에 가만히 귀 기울여보자.

11p


시작은 작고 더디지만-단풍나무

단풍나무는 산속에서 자란다. 워낙 산에는 나무가 많으니깐 나무에게는 당연하고 편안한 장소라는 생각을 해왔다. 운동선수라고 따지면 홈그라운드 경기처럼 말이다.

하지만 산속은 삶의 속도가 더디고 겨울은 혹독하기 때문에 뿌리를 무리하게 내리거나 가지를 뻗으면 안된다고 한다. 나무 스스로도 자라면서 기다림의 미학을 온몸으로 새기며 천천히 자라나 찬란한 가을 빛을 물들이며 그야말로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우아한 자태를 뽐내게 된다고 한다.


진정으로 나답게-서어나무

어떠한 상황에도 온전히 내 모습을 지켜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맞춰 내 모습을 바꾸고 싶은 유혹에 흔들릴 때가 많기 때문이다. 나무는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가 되려고 소중한 엽록소를 낭비하는 법이 없다. 주위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상장에 집중한다. 수수하고 눈에 띄지 않는 서어나무도 그렇다. 이 나무는 유달리 높이 자라지도 않고, 화려한 꽃을 피우지도 않으며, 맛있는 열매를 맺지도 않는다.

내 아이가 이런 뚝심이 있게 자라나길 바래본다. 서어나무처럼 나다운 것을 지켜내려면 무엇보다도 “나”를 잘아야 할테니 내가 누군지만 잘 아는 삶을 살아도 변화가 빠른 세상에서 덜 흔들리며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나만의 공간을 찾아서-오리나무

오리나무는 그 어떤 나무도 살기 힘든 습한 늪지 에서 살아간다. 그럴 수 있는 비결은 바로 뿌리 혹에 사는 박테리아에게 당분을 내어주고 박테리아는 물에 잠긴 토양에

부족한 영양분을 나무에게 돌려준다. 저자는 이런 오리나무를 통해서 누구에게나 통하는 성공 공식은 없다고 말한다. 즉 지금 당신이 그 자리에서 이룬 것은 그게 작든 크든 오롯이 당신이기에 가능했던 일들이다. 지금 내가 내 가족이 누리는 평범한 일상도 나의 노력과 헌신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자부해보자!!

하긴 생각해보면 그 어떤 드라마에서 부러운 캐릭터를 하나씩 골라봐도 완벽하게 딱 맞는 그런 캐릭터들은 없더라. 뭔가 하나 두개씩은 아쉬운 것들이 있더라.

책 속에는 몰랐던 나무들도 있지만 알았지만 우리가 자세히 몰랐던 나무들의 살아가는 방식, 성격들을 볼 수 있어 참 알차다. 지금처럼 산들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날씨에 읽어도 제격이겠다. 내가 나무 같은 사람이 되길 바라면서 또 주변에 나에게 이런 나무 같은 사람을 생각해보며 고마운 마음을 전해보는 기회를 가져도 좋겠다. 자기 전에 아이들에게 한장씩 읽어주며 나무처럼 자라길 축복해줘도 참 좋겠다.

얇지만 책이 주는 영감은 결코 적지 않은 그런 풍성함을 느끼고 싶다면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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