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첫걸음 - 주식보다 똑똑한 투자의 정답
조진우.김성천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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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아니라면 1등 기업을 골라내는 것보다 미국 기업들 전체를 보유하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이다

워렌버핏

책 뒷 부분에 나온 워렌버핏이 말한 인용구가 ETF를 가장 함축적으로 잘 설명하는 듯 했다.

주식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주식은 한마디로 한 회사의 주식을 사는것이다. 즉 그 회사가 잘 되면 함께 성장하는 것이지만 그게 아니라면 산 그대로 유지되거나 유지나 되면 그나마 다행이지 주식이 그야말로 만져보지도 못한 돈이 공중분해되는 것이 한순간이다.

나는 얼마전부터 ETF투자를 시작했지만 직접 투자하는 것이 아니고 대행을 맡긴 터라 분명 가입했을때는 설명을 듣고 이해하는 듯 했지만 어느새 내 머릿속에 남은 건 주식과는 다르다는 점 뿐이었다.

이번 기회에 참 쉽고 간결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유튜브로도 정보를 얻고자 기웃거렸지만 어떤 정보가 정확한지 모르니 주저하기도 했다.

이 책의 공동저자 조진우CFA와 김성진PH.D는 한국거래소에 2003년 함께 입사하면서 거래소의 거의 모든 분야를 두루 경험한 자본시장 전문가이다. 20년간 현장에서 쌓은 소중한 지식과 통찰을 ETF 입문자에게 쉽고 명확하게 전달하고자 뜻을 모았다고 한다. 자세한 이력은 사진을 참고하길 바란다.

프롤로그에 나오는 내용을 보면 이미 ETF는 2015년에 시장 규모가 19조원이었다. 하지만 20년 후인 지금은 240조라고 하니 투자 세계에서 '대세 중의 대세'라고 말한다. 저자는 ETF의 등장을 바퀴의 발명했던 일과 비교한다. 바퀴가 인류의 이동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었듯 ETF도 투자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꾸었다고 말한다. ETF는 단 한 종목만 매수해도 수백 개 기업에 분산 투자 할 수 있고, 낮은 비용으로 장기 투자에 가능하기 때문이다. ETF는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으면서 펀드처럼 분산투자가 가능한 혁신적인 도구라고 말한다. 게다가 저비용, 투명성, 편리성까지 갖춰 장기 투자자에게는 더없이 유리한 자산관리 수단이다. 저자들은 ETF를 두고 주식보다 똑똑하고 부동산보다 부담이 적고, 예금보다 훨씬 강력한 투자 수단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초보 투자자를 위한 내용으로 ETF개념과 성장과정, 국내외 대표 상품, 세금과 연금 투자전략, 나아가 생애자산관리 관점에서 연령대별 투자법까지 모두 담았다. 즉 ETF가 무엇이고, 왜 필요하고, 어떻게 활용해야하는지에 대한 핵심을 알 수 있다. 이 책으로 인해 노후를 충분히 대비하고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투자의 비밀은 복잡한 기술이 아니라 단순한 습관과 인내에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가장 든든한 동반자가 바로 연금과 ETF의 결합이라고 저자는 확신한다.

1장은 ETF 의 기본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정독을 하고 넘어가야 한다.

단순히 ETF의 정의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투자의 전반적인 변화와 투자의 거장들의 투자 스타일을 분석하면서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투자 시장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주식, 펀드, ETF를 떠오르는데 이 세가지를 비교하기 쉽게 정리한 표를 보면 이해가 쉽겠다. ETF 시장이 투자자들에게 반가운 이유는 증권시장처럼 수동적인 천수답 시장이 아니라 시장이 하락하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으로 인식되면서 공격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에게도 인기가 있다. 적은 투자금으로도 시장의 방향성에 투자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이 매년 증가했다고 했다. ETF와 인덱스펀드의 동일한 점은 수익률이 지수의 수익률을 따라간다는 점과 우량 주식에 장기 분산투자할 수있다는 분산 전략 측면에서는 같다.

어떤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름만 정확히 알아도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는데 책 37p에보면 ETF 종목명의 구조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더욱이

실물VS합성이냐,

환헤지 VS 환노출

패시브VS 액티브

현물VS 선물

PR VS TR에 따른 비교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으니 참고해도 좋겠다.

ETF 거래할 때 꼭 알아야 하는 정보 중에서 저자가 추천하는 ETF 정보 플랫폼으로는 FunETF www.funetf.co.kr

삼성자산운용이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국내 ETF와 펀드의 검색 및 비교 기능이 뛰어난다고 한다.

ETFcheck www.etfcheck.co.kr

코스콤이 운영하는 플랫폼으로 국내외 ETF/ETN의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한며 모바일 앱으로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 이후로는 ETF 운용 이해하기, ETF 세금 이해하기가 소개되어 있기 때문에 ETF에 관한 자료의 정석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곳에서 어렵게 헤매서 찾지 말고 이 책을 참고하길 바란다!

마지막 9장에서는 경제적 자유를 위한 ETF 투자 로드맵이 개인적으로 매우 유용했다. 세 파트 중에서도 미성년 자녀 은수저 만들기 파트가 도움이 컸다. 물려줄 수저는 딱히 없지만 만들어 줄 수 있다면 적은 금액이라도 처음부터 복리의 마법을 선물해주고 싶다. 만약 내가 복리의 마법을 20대에 체감했더라면 조금은 다른 시작이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400P에 달하는 ETF의 첫걸음을 통해서 투자의 흐름을 제대로 팍악하기 기회가 우리 모두에게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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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문장이 되어 흐른다
박애희 지음 / 청림Life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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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하루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듯 하지만 사실 한줄이라도 남기는 날들을 보낸다. 작은 듯 하지만 한줄이라도 남길 수 있다면 그것이 나중에 모인다면 그만큼 소중한 추억도 없을 듯 한데 그게 참 쉽지 않다.

작가 박애희 선생님의 여덟번 째 책이 출간되었다. 라디오 작가, 에세이 작가 등으로 이미 살아온 시간 반 이상을 쓰는 사람으로 살아왔고 현재는 <쓰기의 책장> 모임을 운영하며 글쓰기 회원 다수가 공모전에 입상하거나 브런치 작가에 합격하고 에세이 작가로 데뷔했다. 저자가 원하는 건 서로를 알고 싶고 이해하고 싶은 사랑하는 마음으로,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읽고 쓰며 삶의 의미를 발견하기를 꿈꾼다.

헤르만헤세의 명문장이 서문에 실려있다.

나도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기고 싶어 적어본다.

한 사람 한 사람은 그저 그 자신일 뿜만 아니라 일회적이고, 아주 특별하고, 어떤 경우에도 중요하며, 주목할 만한 존재이다. 세계의 여러 현상이 그 존재에게서 오직 한 번 서로 교차되며, 다시 반복되는 일이 없는 단 하나의 점이다.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중요하고, 영원하며, 신성할 것이다.

7P

저자는 쓰는 것은 자신을 위하기 보다는 누구보다도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 글을 남긴다는 것은 남겨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남겨진 가장 큰 선물로 남는다는 말이 가슴에 너무 크게 와닿는다. 그래서 우리 모두에게 권한다고 한다.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죽음에 멀리 있건 가까이 있고를 떠나 우리 모두 각자의 이야기를 시작해보라고. 그래서 적어보고 싶어도 너무 막막한 우리들을 돕고자 저자는 함께 고민해본다.

그래서 질문을 써보고 그 질문에 답해보라고 한다. 저자의 경우에는 '사랑'이라는 기준으로 흩어진 기억과 삶의 조각을 모으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에는 마음을 건넨 '에세이'와 훌륭한 작가들의 삶에 관한 문장을 담은 '필사하는 밤' 페이지도 쓰는 여정에 다정한 격려가 되길 바란다고 한다. 혹시 당장 나만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 어렵다면 여기 필사하는 책을 통해 행동으로 옮겨보는 용기를 얻길 바란다.

1장은 나

2장은 순간

3장은 사람

4장은 추억

5장은 취향

6장은 대화

7장은 희망

이 장들 중에서 먼저 마음에 와닿는 장을 펼쳐 보아도 좋다.

나는 첫장 '나'를 먼저 펼쳐 보았다.

아이들의 엄마로 살아가면서 '나'를 온전히 느끼고 살아가보지 못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결코 후회하거나 원망스러운 마음은 아니다. 그저 지금은 아이들의 나의 손길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고 그 손길의 도움이 다했을 때 내가 홀로 남겨졌을 때 나 역시 무엇을 해야할지 갈팡질팡하지 않고 당장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첫 장을 펼쳐 보았다.

그리고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유희야, 너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너무 애쓰려하지마.

지금 아픈 것도 더 건강한 가을과 겨울을 나기 위함이니깐.

지금 아픈 것은 주안이가 새로 시작한 언어치료와 감각통합 세션이 아이에게도 큰 변화이지만 엄마인 너에게도 큰 변화이기 때문에 몸이 더 축난거 같아. 이 시간을 돌아보면 분명 참 잘 했다 생각할 거야. 조금만 더 힘내고 아프다고 짜증내지 말자."

이 책은 매장 왼쪽은 저자가 쓴 글, 오른쪽은 저자가 읽는 나에게 던져주는 질문이 있고 그것에 답해보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가 던져주는 첫 번째 질문은 지난 1년 동안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거웠냐고 묻는다. 그리고 그때 당신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도 적어보라고 한다.

당연히 지난 1년간 가장 즐거웠을 때는 아이들과 함께 했을 때라고 말할 수 있다. 두 형제가 즐겁게 깔깔거리며 웃고 있을 때, 아빠랑 노래를 틀고 신나게 춤을 출 때, 나는 그런 모습을 영상으로 남기며 나 역시 함께 웃고 있었다.

류시화 작가가 말했듯 모든 생명에게는 "세상의 위험으로부터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곳"이 필요하다고 한다. 당신에게 나만의 안식처이자 피난처는 어디이며, 그곳에서 주로 무엇을 하면 마음이 회복되는지 물어보았을 때, 딱 떠오른 것은 2-3가지 였다. 첫 번째는 내가 좋아하는 찬양을 들으며 진정하고 그리고 기도하는 것이다. 그리고 책을 읽고 나의 생각을 써 내려가는 것. 그리고 이런 행동 속에서 느낀 것을 친한 이들과 나누며 수다 떠는 것.

책을 읽어내려 가며 너무 신기했다. 꼭 작가가 던저주는 질문들이 마법 보따리 같았다. 분명 그렇게 강한 메세지도 아닌데 생각보다 술술 나의 생각이 나왔고 쓰고 싶어진 마음까지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쓴 글씨를 보면 참 부끄러워진다. 어쩜 이리 글씨를 못쓸가 싶기 때문이다. 나처럼 글씨 쓰는 것에 자신이 없다면 책을 읽으며 워드에 혹은 블로그에 글을 써내려가도 좋겠다. 생각보다 재미있고 마음 한켠이 개운해지고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고 정리가 되지 않는다면 유명한 작가들의 글만 먼저 필사해보아도 좋겠다. 그리고 쓰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써내려가도 좋을 듯하다.

이 책은 소중한 이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추억은 가는게 아니라 오는 것이라는 구절도 참 좋았다.

나는 먼저 엄마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자 마음을 먹었다.

우리에게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누구보다도 엄마의 인생을 가장 잘 이해하고 알아주고 싶은 사람이 바로 내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워낙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분이라 어떨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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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위한 쇼펜하우어 열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우르줄라 미헬스 벤츠 엮음, 홍성광 옮김 / 열림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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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보았을때 사실 쇼펜하우어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서 첫장을 펼치기 까지 시간이 걸렸다. 스트레스와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연결지은 이유가 궁금했다. 일단 쇼펜하우어는 1788년 2월에 독일에서 태어났고 그의 철학은 주로 인간의 의지와 욕망이 고통의 근원이라 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비관적이고 개인 중심적인 사상은 근대 이후 철학과 문학, 예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금욕, 예술, 철학을 통해 구원을 강조했다고 한다. 쇼펜하우어가 살았던 시대는 18세기 말~19세기 중반이고 년도로는 1788-1860년이다. 이때의 핵심적인 키워드로는 계몽주의의 쇠퇴, 낭만주의의 부상,산업혁명, 나폴레옹전쟁, 독일 민주주의, 철학의 전환기로 추려볼 수 있다.

1. 나폴레옹 전쟁은 쇼펜하우어가 15-20대 시기에 벌어졌는데 이때 사회의 분위기는 매우 혼란스러웠다. 독일은 여러 소국들로 쪼개져 있었고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에 국가적 정체성의 위기를 겪는 시기였다. 이때의 불안과 무질서가 쇼펜하우어의 “세상은 이성으로 통제되지 않는다“의 비관적 현실주의와 연결된다.

2.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유럽 전역으로 퍼지기 시작했는데 기계화, 도시화, 빈부격차가 심해졌다. 인간이 기계처럼 일하는 현상은 “의지의 노예상태“와 비슷하다.

3. 18세기 계몽주의의 쇠퇴의 시작은 “이성으로 인간은 행복해 질 수 있다”는 이론과 반대로 현실은 프랑스혁명과 전쟁으로 폭력이 난무하면서 사람들은 회의감을 갖기 시작했다. 쇼펜하우어는 “세계는 이성이 아니라 의지로 움직인다”라는 새로운 철학을 제시하기도 했다.

스트레스란 몸과 영혼의 한계점에 이르게 하는 신호이고 이게 쌓이다 보면 결국 탈이 나고 자신의 중심을 잃게 된다. 기본적으로 스트레스의 주 원천은 외부로 부터 온다고 본다. 하지만 쇼펜하우어는 스트레스와 절망, 불행, 죽음 등에 대한 두려움에 대한 치료법은 당사자 자신에게 있다고 확신하며 내면의 상태를 결정적 요인으로 보았다. 그리고 쇼펜하우어는 단순한 낙관주의를 회피하기때문에 오히려 현실을 차분하게 마주할 수 있는 위로와 격려를 얻는다. 이 책의 목차를 살펴보면 스트레스를 대하는 우리의 바람직한 태도를 의미하는 듯 하다.

목차 끝 부분에는 이 책을 옮긴 이 홍성광선생님의 해설이 있다. 독문과를 졸업하고 토마스만의 장편소설 <마의 산>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22년에는 번역가 문학상을 수상하고 쇼펜하우어의 관련된 다수의 책을 번역하고 니체, 괴테, 게오르크 루카치, 헤세 등 다양한 철학자들의 저서들을 깊이 연구했다.

쇼펜하우어는 칸트의 후계자라고 불리만큼 그의 사상과는 밀접하다. 자신의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칸트철학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이외에도 플라톤 학파의 사상과 우파니샤드 철학을 알면 자신의 사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나처럼 철학자들과 친하지 않고 무슨 사상, 무슨 주의가 생소하게 들린다면 반드시 홍성광 선생님의 해설을 읽고 이 책을 시작하길 바란다. 읽는 것과 아닌 것은 매우 다른 시작을 의미할 것이다. 사실 읽어도 어렵기는 하다.

가장 신선했던 부분은 내가 아는 ’의지‘라는 개념은 이성과 동일시 했는데 쇼펜하우어가 생각한 의지는 맹목적으로 작용하는 모든 자연력 속에 현상하고 숙고를 거친 인간의 행동 속에서도 현상한다.

쇼펜하우어 철학에서 의지는 이성의 힘이 아니라 삶에의 맹복적 본능, 충동, 욕망 등을 가리킨다. 그는 인간만이 이 진리를 반성적, 추상적으로 의식할 수 있고, 인간이 실제로 이것을 의식할 때 철학적인 사려 깊음이 생긴다고 말한다.

202P

이 책은 쇼펜하우어를 잘 몰라도 읽을 수 있다. 물론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정확하게 알면 그 깊이가 느껴 지겠으나 그렇지 않아도 그저 어느 현인이 해주는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읽으면서 생각해 보아도 좋겠다.

어떤 사람이 얼마나 행복한지 대충 알아보려면 그가 어떤 일에 즐거워하는지가 아니라 어떤 일에 슬퍼하는지 물어보아야 한다. 사소한 일에 슬퍼할수록 더욱 행복하다고 할 수 있다. 별 탈 없이 잘 지내는 사람이야 사소한 일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불행한 상태에 빠지면 그런 사소한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29-30P

확고한 원칙이 없다면 우리는 외부적 영향에 의해 반도덕적 충동을 일으키는 감정적 자극에 굴복하고 말 것이다. 원칙들에 맞서는 동기와 상관없이 그 원칙을 고수하고 준수하는 일은 극기이다.

13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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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호텔: 노래하는 영어 동시 - 미국 어린이들이 매일 읽는 동시집
마리 앤 호버맨 지음, 말라 프레이지 그림, 한지원 옮김 / 윌북주니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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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고의 시인과 칼데콧상 수상 그림 작가가 함께 작업한 미국 어린이들이 매일 읽는 동시집이 출간되었다.

이 책의 첫 장에는 이용방법이 친절하게 나와있다.

ABC순서에 따라 동물 친구들이 등장하고 A에 4-5가지 동물 이야기가 소개되고 각 레터마다 2가지 이상 동물에 관한 시가 실려 약 66가지 동물에 관한 이야기가 귀여운 그림과 함께 동화의 나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얼룩말 지배인과 청설모 벨보이들이 있는 호텔 기대되지 않는가?

미국 어린이들이 읽는 동시라 해서 쉽게 생각하진 말아라. 시다 보니 그 속에서 함축적인 단어와 문화를 배울 수 있기에 어른이 읽어도 결코 시시하지 않다.

그리고 단어의 반복을 통해 라임도 느낄 수 있고

동사의 현재형 과거형도 자연스레 시 속에서 느낄 수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언어는 그 언어 그대로 글이나 노래, 영상 속에서 느끼고 체감하는게 가장 좋은 학습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장점은 원어민 녹음의 오디오 파일을 별매할 수있다는 점이다. 책의 구성은 영어로 된 시가 처음부터 끝까지 소개되고 한글로 번역 된 시가 뒷 부분에 나온다. 하지만 음원 파일은 원어민이 읽어주는 시 다음에 바로 한글로 번역된 시가 나와서 내가 들으며, 읽으며 제대로 이해 했는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고 들으면서 번역의 묘미도 느낄 수 있다.

한꺼번에 앉아서 책을 읽지 않아도 된다.

기분에 따라 호기심에 따라 책을 펄쳐 동물들에 대해 알아가도 좋다. 음원 파일 역시 하나씩 생성되어 있기 때문에 재생하기 어렵지 않다.

이 책을 쓴 작가는 어릴 때 부터 동물과 곤충에 빠져 살았다고 한다. 이 책은 작가가 60년에 걸쳐 쓴 작품들을 골라서 만든 책이라고 한다. 그 오랜 시간을 아우를수 있는 시들이 생각보다 신선하고 또 시대를 초월하며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 일부 시들은 이 책을 위해 새로 쓰기도 했다. 시를 듣기만 하지 말고 읊조리라고 추천한다. 소리와 운율을 왜 선택했는지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누군가가 쓴 시를 읽지 말고 그 시의 주인이 되어보라 권한다. 나만의 시로 재탄생하는 이 멋진 일에 함께 해보길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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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의견일 뿐이다 - 불확실한 지식으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진짜를 판별하는 과학의 여정
옌스 포엘 지음, 이덕임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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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옌스 포엘은 독일의 신경심리학자이다. 독일에서 심리학, 신경심리학으로 박사학위까지 받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학교로 옮겨 공부하면서 자기공명영상(MRI)를 사용해 우울증, 불안 등에 대해 연구했다. 대표적인 학문적 성과는 사지 절단 환자가 수술 후에도 여전히 사지의 존재를 느끼는 환상 사지 통증의 원인을 규명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을 연구했다고 한다. 현재는 동료 과학자들과 함께 '리얼 사이언티스트 독일'을 운영하며 과학자들의 일상과 그들의 다양한 연구 분야를 친근하게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옮긴이 이덕임은 지리산과 히말라야, 알프스를 오가며 산다. 이런 떠돌이의 삶에 묵직한 닻이 되어준 일이 번역 작업이라고 한다. 옮긴 책으로는 <구글의 미래>,<시간의 탄생>,<내 감정이 버거운 나에게>,<어렵지만 가벼운 음악 이야기> 등 다수의 작품들이 있다.

이 책의 추천사를 보니 반드시 읽어야 하는 필독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짜 뉴스가 넘쳐나고 말도 안되는 음모론도 많고 근거 있는 객관적 사실과 뜬구름 잡는 주관적 의견이 뒤죽 박죽 섞여 있어 어떤 것을 믿고 어떤 것을 의심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기 어려운 시기. 저자는 사실과 의견 사이의 흥미 진진한 회색 지대를 탐색하기 때문에 혼란 스러운 시대를 살아간다고 생각하는 모든 이들에게는 반드시 읽어 보길 추천한다. 추천한 김범준 물리학과 교수도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는 객관적인 사실이라는 것이 없어서 얼마든지 대안적 사실이 존재한다는 주장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는데 책을 읽고 보니 제목과는 정 반대인 것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즉 우리가 사실로 믿는 것들 중에서 의견일 뿐인 것도 많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우리가 왜 이런 오류를 범하는지도 알아본다. 16장에서 저자는 극복하기 어려운 한계를 설명하면서 이것을 극복할 방안 역시 제안한다.

또한 아무리 스스로에게 확실해 보여도 자신의 접근 방식 자체도 늘 의심해야한다는 얘기에 모든 과학자가 귀 기울일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16장의 모든 장은 "우리는" 이라고 시작한다.

제목만 살펴보아도 흥미로운 장이 너무 많다.

우리는 관찰도 기억도 잘 하지 못한다.

우리는 때때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을 관찰한다.

우리는 우리가 측정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측정하지 않는다.

우리는 기대 없이 관찰할 수 없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연구 자료를 읽는 방법을 모른다. 등등.

책의 앞부분에는 한국 독자들을 위한 특별서문이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보다 나은 판단을 위한 지침이 실려 있다.

특별 서문에서 저자는 말한다. 가짜 뉴스가 가득한 세상에서 살아갈 때 가장 위험한 것은 '진실' 이라는 개념 자체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온라인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시기에 이러한 혼란은 악화시킨다고 말한다. 신뢰 여부를 확인하기도 전에 너무 많은 정보에 노출되면서 진실에 관한 스스로의 탐색을 거쳐야 한다. 과학적 사실의 결과 뿐 아니라 이것이 도출된 방식까지도 깊이 이해하고, 그 신뢰성을 판단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탐구 능력은 학교나 직장에서도 배울 수 없다. 그 필요성을 개인 스스로가 느껴야 하고 더나아가 사회에서 의식을 갖고 알려야 한다. 필요성을 느낀다면 과연 어떤 자료를 탐색하며 진실에 대해 깊이 탐색할 것인지가 궁금할 것이다. 그 첫걸음을 이 책 "사실은 의견일 뿐이다"로 시작해도 좋을 것이다. 과학적 정보라 해서 무조건 신뢰할 것이 아니라 건강한 비판의식을 통해 평가하고, 그 속에 숨어있는 문제점들을 식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은 다양한 사례도 소개되지만 예시를 통해서 '사실'과 '의견' 사이의 흥미진진한 회색지대를 탐색하고, 독자들이 사실의 본질에 도달하여 스스로 정보에 기반을 둔 의견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사실과 의견이 같는 공통점이란 무엇일까? 사실 이 질문 조차가 매우 신선했다. 왜냐하면 사실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둔 진리이고 의견은 객관적인 정보를 기반으로 둘 순 있지만 어떤 사람이 갖는 주관적인 주장이기 때문이라 전혀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 두 정의의 공통점이란 사실과 의견에 그 정당성에 대해 논쟁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반면 사실과 의견의 차이점은 "이 방의 온도는 섭씨 23도입니다"와 "오늘은 티셔츠를 입기 좋은 날씨네요"의 차이와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깊이 탐색할 수록 저자는 사실과 의견의 해석의 경계를 구분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것이야 말로 심리학과 자연과학 그리고 우리가 이해하는 세상의 핵심요소 라고 말한다.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의견, 사실 그리고 사회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과학은 살인이 법적 행위인지 아닌지도 말할 수 없다고 한다. 우리 세계의 법적 테두리 안에 둠으로써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모델의 근거로 삼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결정 자체는 윤리적이고 사회적이므로, 사실보다는 의견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즉 사회적 이슈에 관해선느 과학적 사실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이에 대한 저자가 말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식은 모두 동의할 수 있는 확실한 사실들이 존재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견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한다. 즉 과학적 방법으로 증명하고 입증할 수 있는 것들에 기초해야 하며, 사실과 무관하거나 자의적인 신념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저자는 우리 사회가 과학을 맹목적으로 신뢰하는 것을 우려한다고 말한다. 과학은 대체로 사람들에게 높은 신뢰를 얻고 있는데 이러한 신뢰 조차도 불안정한 기초 위에 놓여 있다는 것이고, 그 핵심은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사실과 의견을 완전히 분리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공세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옳다고 말한다. 즉 사실에 동의하기 전에 가능한 신뢰할 수 있는 사실에 어떻게 접근할지에 대해 먼저 합의해야 한다.

이 책은 간단 명료하게 요약하거나 설명하기는 좀 어렵다. 다행히도 저자가 책 마지막에 각 장을 간단히 요약을 해 놓았다. "보다 나은 판단을 위한 지침"을 먼저 읽고 본문을 읽어도 좋겠다. 본문을 읽다가 다소 어렵다면 이 부분을 반복적으로 읽으며 중심을 다잡고 본문으로 돌아가도 좋겠다. 이 책은 너무 어렵거나 너무 쉽지도 않다. 다만 저자가 말하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생각의 생각이 꼬리를 물고 질문하고 고민해보게 된다.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이란 염려 말고 조금은 생산적인 생각을 해보고 싶다면 적극 추천이다. 집중해서 생각해야해서 에너지를 많이 쓸 수도 있으니 너무 배고프거나 너무 배부르지 않은 상태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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