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는 어떻게 말하는가 - 공감 관계 소통 설득 … 무례한 사람도 내 편으로 만드는 4단계 대화 수업
최지훈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받자 마자 어? 그러네 비슷한 말 같지만 다르구나! 했던 표현이 바로 이거였다.

"말 잘하는 사람 VS 잘 말하는 사람"

같은 기술을 가진 듯 한데 뉘앙스가 참 다른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르다고 표현해야할지 멍해졌다.

그래서 챗 GPT에게 물어봤다.

한마디로 말 잘하는 사람구어체적이고 다소 주관적인 뉘앙스로 말을 능숙하게, 조리있게, 매끄럽게 잘 하는 사람을 말하며 스킬이나 화술 중심적이다.

그리고 잘 말하는 사람문어체적이고 객관적인 뉘앙스를 지닌 사람으로 자신의 생각이나 의사를 명확하고 적절하게 전달하는 사람이며 설득력 있는 사람이고 메세지 중심적이고 전달력 중심적이다.

챗 GPT가 덧붙인 내용에 따르면 말잘하는 사람은 사람을 끌어당기고 분위기를 살리는 힘이라고 하고 잘 말하는 사람은 신뢰를 주고 생각을 정리하게 돕는 힘이라고 말한다.

두 가지를 모두 갖추면서 말하면 가장 좋겠지만 사실 잘 말하는 것도 힘들고 말 잘하는 것도 힘들다. 그래서 이 제목을 보자마자 말하는 분야의 프로는 어떤 사람일까. 그리고 그들은 과연 어떻게 말하는지가 궁금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미리 밝혔다. 대화의 프로는 "잘 말하는 사람"이라고.

그리고 잘 말하기 위해서는 4단계가 있다고 한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재치 있고 화려한 언변을 구사하는 것이지만, 잘 말하는 것은 대화 상대화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그들의 언어로 메세지를 명확하고 간결하게 전달하는 능력이다. 잘 말하는 사람은 내용의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상대방의 입장과 눈높이에 맞춰 설득력 있게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다.

8P 중에서

이 책의 저자 최지훈은 삼성, Sk, 인사혁신처 등 연간 150회 이상 2000회 누적 강연을 한 공개적인 무대에 올라 말하는 경험으로는 프로이겠다. 하지만 말하는 경험이 이렇게 많은 저자도 첫 미팅에는 심호흡을 여러 번 할 만큼 낯을 가린다고 한다. 그래서 걱정하지 말고 충분한 연습을 하라고 격려한다. 그리고 이 책에는 그런 연습을 잘 할 수 있는 실전 노하우가 녹아져 있다. 현재는 미국 소재 글로벌 뷰티 기업인 키스 그룹의 외래 교수로 활동 중이며 첫 직장이었던 제약회사에서는 최단 기간, 최연소 판매 1위를 기록하는 등 현장과 이론 모두에 능통한 소통 전문가로 불린다고 한다.

그런데 대화란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훈련과 연습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화려한 언변이 아니라 듣는이가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핵심을 정확히 전달하는 '말의 구조'라고 강조한다.

저자의 강연을 듣고 이 책을 먼저 읽어 본 사람들의 공통적인 추천사는 실전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조직에서 벌어지는 여러 갈등 상황에서 왜 말이 엇갈리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짚어준다고 말한다.

공감, 대화, 설득의 과정은 이론과 실전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저는 현장의 생생함과 학문의 체계성을 모두 담아내는 것이 진정한 프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경험과 이론을 버무리는 작업을 지금도 계속 하고 있습니다.

7P 에서..

저자도 잘 말하는 것보다 말 잘하는 사람에 포커스를 맞춘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그런데 담당 사수의 따끔한 충고가 잘 말하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했다고 한다. 바로 어려운 것을 쉽게 풀어내는 것. 그래서 저자가 그 다음날 부터 적용했던 방식은 고객의 언어로 다시 정리했고 만나는 사람 한분 한분에 맞춰 대화 전략을 구조화했다고 한다. 그 결과 최연소, 최단기간 판매 1위를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1장에서는 공감-적에게도 인정받고 싶은 것이 사람이다.

2장에서는 관계-말의 온도를 높여 관계를 쌓아가는 법

3장에서는 소통-짧은 대화에도 구조가 필요하다.

4장에서는 설득-반드시 결과를 만드는 프로의 설득법

1-4장안에는 9-10개 정도 되는 소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소 챕터 안에는 '핵심 3문장'이 있어서 바로 적용할 수 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매우 유용하다.

오늘도 엄마에게 말 실수를 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말투가 너무 못됐다.

왜 이렇게 엄마에게는 말이 예쁘게 안나오는지 모르겠다.

메세지만 넣으면 되는데 이상하게 감정이 과하게 담긴다.

그래서 그런가 "사과는 말이 아니라 태도로 하는 것" 제목부터 펼쳐 보았다.

상대방이 진심으로 느끼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과를 할 수 있는 방법은 3가지를 기억하라고 말한다.

  1. 즉시 사과하기

  2. 나 전달법 사용하기

  3. 화해와 용서를 강요하지 않고 기다리기.

1번이 즉시 사과하기라 그래서 무조건 사과를 들이대도 안된다. 상대방이 흥분을 가라앉히고 받아들일 준비가 된 뒤에야 나의 진심이 전해진다고 말한다. 너무 이른 사과는 이 상황을 빨리 끝내고 싶어서 그런다고 오해할 수도 있고 너무 늦은 사과는 이제 와서 갑자기 왜라는 냉소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절한 타이밍에 상대방의 감정을 읽고 진심을 담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계속해서 읽다 보니 나의 사과하는 방식에도 수정해야 할 것이 있었다.

" 사실 나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어.." 사과하면서 내가 많이 사용했던 표현인데 이 표현은 상대방에게는 진정한 사과로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조건 깔끔하게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죄송합니다" , "제가 실수했습니다"라는 말을 먼저 해야한다고 말한다.

2번에서 말한 나 전달법에서는 "너를 속상하게 해서 미안해","네가 그렇게 느꼈다면 미안해" 같은 표현을 쓰는데 이런 말은 상대방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나 전달법'은 내가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나의 잘못을 인정함으로써 그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대화법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관계에서 중요한 기준이 있다고 한다.

내가 좋으면 남들도 좋고 내가 싫으면 다른 사람들도 싫다.

84P

이 원칙은 사회생활 뿐 아니라 가족, 친구, 연인, 지인과의 관계에도 똑같이 적용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2장에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더라도 싫어하는 사람으로는 꼽히지 않길 바란다고 한다.

이번 장에서는 오지랖에서 기술이 있다, '나를 알아주는 사람'의 소통법, 영향력을 키우는 3단계 관계 관리, 직장에서 인정받는 사람들의 말습관 등 마의 온도를 높여서 관계를 쌓아가는 법을 소개한다.

3장에서는 소통에 관련된 주제가 소개된다. 강의를 하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저자에게 어떻게 하면 잘 말할 수 있는지를 물어본다고 한다. 그럼 저자는 저도 말을 잘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3가지는 꼭 지킨다고 말한다.

첫째, 말솜씨는 타고난 재능이 아니다. 둘째, 말에서 힘을 뺀다. 셋째, 연습을 통해 말솜씨를 발전시킨다.

실제로 3장에서는 말문이 막혔을 때 꺼내는 마법의 문장들이나 말의 논리를 쌓아주는 4MAT 시스템이나 1분 스피치의 좋은 사례등을 소개하면서 실전에 적용하기 좋은 방법들을 어렵지 않게 소개한다. 용어가 많다고 해서 긴장 할 것 없다.

마지막 4장에서는 설득에 관련된 주제가 소개된다. 매출을 높이는 3가지 대화법, 내향인을 향한 3가지 발표 전략, 성과를 끌어내는 3가지 협상법 등 실제로 설득이란 설득을 하는 사람도 설득을 당하는 사람의 입장도 부담되기는 마찬가지이다. 다만 좀 더 구체적인 대안을 가지고 목표를 정확히 가진다면 시작한다면 불안을 느끼기 보다는 좀 더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계속 강조한다. 말하기는 타고난 것이 아니라고 그래서 최대한 실전에 입각한 내용을 전달하려고 하는 고민이 진심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실제로 적용해 보고 또 도전해 볼 수 있게 책이 씌여졌다.

두고 두고 가까이 두고 보면서 습관이 될 수 있을 때까지 자주 펼쳐 보면 좋은 책이다. 친구가 제목보고 나도 빌려줘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사서 보라고 말해줘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정받기 위해 애쓰는 당신을 위한 자존감 워크북
김기현 지음 / 미래의창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 김기현은 내담자와 고민을 함께 풀어가는 상담자이다. 서울대학교 아동가족학 및 심리학 학사를 취득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생활문화원 심리 상담부 팀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이너프심리상담센터를 운영중이다.

첫발을 떼는 초년생들의 어려움에 깊이 공감하며 <괜찮은 척하는 사회초년생을 위한 대인관계 자존감수업>을 온라인으로 제작했다.

지금 내 스스로가 사회 초년생이 아니어도 좋다.

우리 누구나 사회 초년생이었을 때가 있지 않은가.

그때의 나를 위로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직도 나의 사회 초년생때를 생각해보면 이불킥하며 OMG를 외칠 때가 많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말한다.

평생 우리는 “나는 누구인가?”를 되내이며 살아가는데

유독 그 모든 질문의 중심이 결국은 “나는 잘하고 있는가?”로 귀결되고 그 질문에서 허우적대며 모래언덕같은 곳에서 발이 계속 빠져들어가는 위기감, 무력감을 느끼며 살아간다고 말한다.

결국 내가 잘하는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기준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기 때문에 더 어렵고 예측하기 어렵고 통제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 책은 직장 내 대인관계로 힘들어하는 분들, 사회 초년생이나 이직을 한지 얼마 안되는 분들, 직종을 바꾼후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분들을 위한다고 말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이 책은 누구나, 우리 모두를 위한 책이다. 살면서 이직을 안하는 사람은 없고 요즘같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는 직종을 바꾸는 일도 허다하기 때문에 꼭 한번은 읽으면서 단단한 내면을 세우고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저자의 도움을 적극 활용하면 좋겠다. 이 책은 1부와 2부로 나뉜다. 1부에서는 크고 작은 마음의 흔들림을 살펴보면서 왜 우리가 이렇게까지 불안하고 위축되는지를 들여다 본다고 한다.

인정받기 위해 애쓰는 마음은 사실 관계 안에서 나를 지키려는 마음의 다른 얼굴일지도 모른다.

10P

2부에서는 7단계의 마음 실습을 하는 데 자존감을 건강하게 향상할 수 있는 방법을 세부적으로 나눠 관계에서 지치지 않는 법과 나를 덜 미워하는 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소개했다. '오늘 바로 바뀌겠어!' 등의 포부는 접어두라고 말한다. 한 챕터씩 차근차근, 각자의 속도로 내면을 솔직하게 마주하며 각 과정을 소화하라고 독려한다.

여기서 소개한 실천법은 저자가 내담자들을 만나 적용해본 결과 효과적이었던 방법을 정리했다 하니 한번 믿어보고 시작해보면 좋겠다. 하지만 저자도 미리 말한다. 인생은 게임이 아니라 정확한 공략법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렇기에 나만의 정답을 찾아갈 수 있는 묘미도 맛볼 수 있다고 말한다.

책 76-77p에는 '나를 이해하는 자존감 테스트'가 수록되어 있다.

현재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문제들로 거의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예전에 일을 했던 시절로 돌아가 자존감 테스트를 해보았다. 예상했던 대로 꽤 높은 점수가 나왔고 여기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은 2부에서 소개하는 실천법이 중요하다고 해서 먼저 2부로 직행해 보았다.

매주 금요일이나 주말 혹은 퇴근 후 친한 친구에게 전화해서 하소연하며 위로받기 원하던 때가 생각났다. 하지만 외부에서 위안받고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고 그 때 김기현 선생님의 7단계 실습을 통해서 내 안의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결국 친구에게 하소연하고나면 진정으로 회복되고 위안받는 것이 아니라 더 작아지고 위축되는 나만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은 가장 먼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저자는 혹시 심리적으로 너무 여유가 없다면 일단 먼저 푹 쉬고 마음의 여유가, 에너지가 조금 차오르면 다시 시작하라고 말한다. 내가 애써 외면하고 묻어두었던 기억과 감정을 되돌아보기 위해서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실습 도중 괴로운 감정이 들면 멈춰도 된다고 말한다. 친구를 만나 수다 떨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기분 전환하며 천천히 진행해도 좋다고 말한다.

책을 빨리 소화하기 보다는 적절한 나만의 속도에 맞춰 참여하라고 격려한다.

이 과정은 내 스스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선물하는 도구이기 때문에 충분히 고민하고 시간을 두고 진행하라고 당부한다.

이 실습 과정에서 느껴지는 모든 감정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한다. 감정을 마주하는 일이 어려울 수 있지만 정말 중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하며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록 문제를 더 건강하게 풀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어떤 감정에도 스스로를 비난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지라고 다독이라고 저자는 부탁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라고 말한다. 이 실습 조차도 우리가 평상시 처럼 경쟁하는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지만 성과를 내는 과제도, 누군가에게 인정 받아야 하는 체험 학습도 아니니 관계에서 나를 보호하는 법과 성장하는 법을 찾는 과정이기에 그 순간 순간을 집중해서 최선을 다해보라고 격려한다. 멈춰도 되고 돌아가도 괜찮다고 말한다.


매 단계별 실습에는 실제로 있었던 내담자와의 사례를 각색하여 소개하고 단계 끝에는 바로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내 상황 들여다보기가 수록되어 있다.

사실 이 실습 단계에서 예전 내 직장생활을 들여다보려 하니 조금 현실적인 한계는 있었다. 정말 굵직굵직한 1-2개의 기억만 남아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상황을 묘사하거나 내 감정을 들여다보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현재 직장생활이 아닌 육아에서 느끼는 감정을 돌아볼 수 있게 방향을 바꾸기도 했다.

그리고 이 책의 끝에는 부록으로 자존감 실습 워크시트가 따로 실려있다. 앞에서 적어 보았던 내용들을 다시 한번 정리하거나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사실 처음 생각해보았을 때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부분도 다시 한번 돌아보면 명확하게 깨닫고 알아차릴 때가 있다. 저자는 무엇보다도 이 책을 읽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을 제대로 돌아보고 느끼고 조금 더 단단해지고 튼튼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한다. 우리 모두에게는 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과 이 상황을 좀 더 잘 헤쳐나가고 싶은 용기와 그리고 회복력이 잠재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일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응원한다.

그리고 지금은 자체적 휴직기간이지만 일터로 돌아갈 때의 내 자신을 응원한다. 그리고 같이 집에 살면서 가장으로 무거운 어깨를 짐지고 있는 남편을 응원하면서 이 책을 통해 저자의 바램처럼 우리 모두가 관계속에서의 평가로 작아지고 위태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성장해 갈 수 있는 단단함이 생기면 참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행의 기술 - 제2판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워낙 유명한 작품인데 나는 그 명성에 주눅이 들었나. 다들 유명하다 재밌다 하는 드라마는 다~~끝나고 뒷북치는 요상한 성격이라 그런가 제대로 읽어 본 적이 없었다.

표지 안 책 앞 면이 참 예쁘다.

정말로 구름 위 비행기를 타고 날라가고 있는 둣한

곧 날라갈 수 있는 듯한 희망을 품어본다.

나홀로. 애둘없이 혼자 혹은 친구랑..

애들을 낳고 한창 기르다보니 매 주말마다 외출을 하거나 식사 메뉴를 골라도 아직은 어린 아이들이 기준이 되어 나를 위한 배려가 부족하다. 억울하진 않지만..

가끔은 열망한다. 훌훌털고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할 수 있는 그날을 꿈꾸며.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여행이란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진짜 짐싸서 떠나는 여행도 여행이지만 워낙 우리 인생 자체가 또 여행의 과정이 아닐까.

작가 알랭 드 보통은 1969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났고 영국 캠브리지에서 수학했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문학과 철학과 역사를 아우르며 현대적 일상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에세이 <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공항에서 일주일>,<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등을 출간하며 항상 새 작품이 기대되는 작가이다.

이 책을 옮긴 정영목선생님은 서울대학교 영어영문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며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완전한 번역에서 완전한 언어로>,<소설이 국경을 건너는 방법>이 있고, 청미래 출판사에서 다수의 책을 번역했다.

여행할 장소에 대한 조언은 어디에나 널려 있지만, 우리가 가야 하는 이유와 가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는 듣기 힘들다.

17P 중에서

이 대목에서 너무 공감했다. 그렇네.. 여행 할 장소에 대해서는 항상 궁금하고 어떤 정보가 좋을까 고민하는데 왜 여행을 하는지는 정말 제대로 고민해 보지 않았다.

여행의 기술에 대해서 알려주는 안내자들이 매 챕터마다 있다.

출발에서는 J.K 위스망스가 런던 해머스미스와 바베이도서를 소개하고

여행을 위한 장소들에 대해서는 샤를 보들레르와 에드워드 호퍼가 휴게소, 공항, 비행기, 기차에 대해서 소개한다. 이렇듯 동기, 풍경, 예술, 귀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소에서 안내자들이 여행의 기술에 대해 각 매력에 맞게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보다 그림이 많이 소개되어 있네. 라고 생각했었다. 그렇다면 그림들에 대한 배경지식을 전달하는 걸까 라고 생각했었지만 그렇지 않다. 이 책은 알렝 드 보통의 에세이다. 그리고 여기 소개된 사진이나 그림은 다 흑백이다. 즉 그림이나 사진이 주요 포인트가 아니라 알랭 드 보통은 여행으로 하여금 느낄 수 있는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며 평소에는 쉽게 지나 칠 수 있었던 일상에 알랭 드 보통만의 시선과 이야기로 채워 나간다. 그래서 읽는 이마다 눈길이 가는 곳과 마음이 울리는 곳이 다 다를 것이다. 그게 이 책의 큰 매력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알랭 드 보통의 시선은 독특하다. 예사롭지 않고 주변 누군가와 대화를 나눈다면 이런 깊이 있는 관점에서의 견해, 생각을 쉽게 듣지 못할 것이다.

알랭 드 보통의 견해를 통해 영감을 얻을 수도 있다. 공감을 할 수도 있다. 새로운 견해해 대한 눈이 떠질 수도 있다. 그게 무엇이든 어떤 종류이든 평범한 과정은 아니고 새롭고 신선하고 이색적일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 우리는 몸이 여행을 떠나지 않지만 여행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이질감, 신선함, 새로움, 놀라움 등의 다양한 감정을 이 책을 통해서 충분히 느끼고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주제는 반드시 여행에 관련된 주제이기 때문에 여행을 앞두고 있어도 좋고 이제 막 여행을 다녀왔어도 좋다. 혹은 다양한 이유로 여행을 가지 못해도 좋다.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여행에 관련된 이야기에 흠뻑 빠져보길 바란다. 어떤 이들은 "복잡한 거 딱 질색이야"

하면서 그냥 떠나면 좋은거고 즐기다 오면 만족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것도 좋다!

하지만 언제가는 내가 갔던 그 여행에 대해 다시 곰곰히 생각해보고 느껴보고 싶다면 그때 기억하고 이 책을 펼쳐보길 바란다. 분명 달리 느껴지는게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아이의 사회성 - 자기를 지키며 당당하게 표현하는 아이의 비밀
지니 킴 지음 / 빅피시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회성은 아이 스스로 천천히 완성 해가야 할 내면의 퍼즐과도 같습니다. 그 퍼즐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깊은 관찰과 섬세한 훈육, 따뜻한 응원이 반드시 필요하죠. 이 책을 통해 아이가 미쳐 발견하지 못한 조각, 혹은 잃어버린 조각을 찾아 사회성이라는 최고의 역량을 완성해주세요

프롤로그 중에서

저자 지니킴 박사님은 실리콘 밸리에서 거주하며 하버드대 아동발달 전문가로

아이비 교육연구소를 운영하며 교육서, 육아서, 동화책도 쓰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미국 공립, 사립학교 교사 15년 및 디렉터 6년 경력을 통해서 이론에만 치우친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경험하면서 느꼈던 현실과의 괴리감을 최대한 반영하여 아이들의 다양한 발달을 이해하고 이 책을 통해서 실질적인 조언을 주고자 노력했다. 다른 저서로는 <회복 탄력성의 힘>,<하버드 동그라미 육아> 등을 썼다.

흔히들 일단 가장 중요한 공부부터 잘 하고 사회성은 조금 천천히 쌓아도 되지 않냐는 질문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프롤로그부터 말한다. '학습 능력' 이란 집중력, 암기력, 이해력 같은 인지적 능력을 포함하여 신체적, 정서적 역량까지 포함한 그 모든 것을 의미한다고 말이다. 즉 선생님과 소통하고 친구들과 협력하는 사회적 역량도 자라나야 안정적으로 공부도 잘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사회적 역량과 학습은 뗄수 없는 관계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학습이란 단순히 혼자서 책 읽고 문제를 푸는 활동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팀 프로젝트, 협동 학습, 책임 분담, 발표 등 중요한 요소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사회성이 흔들리면 고립감을 느끼고 자존감까지 흔들릴 수 있다. 요즘 처럼 AI와 디지털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달하고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기 때문에 '혼자서 열심히'는 살아갈 수 없다. 팀을 이끌 줄 알고 협력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에 더더욱 사회성이 강조된다.

사회성은 사람들과 잘 지내는 능력이라고 생각하고 주변에 친구가 많으면 사회성이 잘 발달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오히려 조용하고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아이도 건강한 사회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표현하며,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고 배려하고, 상황에 맞는 행동을 선택하고, 갈등을 조율하고 협력하는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역량이 작동하는 것이 사회성이다.

사회성은 모든 아이들이 똑같은 방식으로 자라지 않는다. 타고난 기질도 다르고 살아가는 환경도 다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사회성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서 본다.

첫째, 나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자기 신뢰, 자기 인식, 자기 표현, 자기 조절, 경계 5가지 사회적 역량이 아이의 내면에 튼튼히 자리 잡을 때, 비로소 아이는 '우리' 를 향해 시선을 돌릴 수 있다고 말한다.

둘째, 5개의 역량 위에 '관계의 기술'을 쌓아 올릴 수 있다고 소개한다.

자기인식은 공감으로

자기표현은 협력으로

자기 조절은 규칙으로

경계는 책임으로

자기 신뢰는 존중으로



이 책에서는 온라인 예절까지 포함해서 총 11개의 사회성 조각을 하나하나 살펴본다. 아이마다 약하거나 누락된 조각 퍼즐들이 다르기 때문에 내 아이가 가진 강점과 보완점이 무엇인지를 잘 파악해서 책 후반부터 소개되는 아이들의 흔히 겪는 문제상황과 부모가 가져야할 태도와 해야할 역할들을 감안하면 어렵지 않게 아이의 상회성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겠다.

또한 20여년간 부모님들과 만나면서 자주 마주했던 물음들도 수록했다.

책 서론에는 0-2세 영아기, 3-5세 유아기, 6-7세 취학 전 아동기, 8-9세 초등 저학년 으로 나뉜 연령별 사회성 체크 리스트가 수록되어 있다. 책을 읽기 전 내 아이는 어떤지를 점검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유익하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기초, 심화, 실전편으로 나뉘어 있고 제일 마지막 5장에는 사회성에 대한 오해도 있기 때문에 아이에게 필요한 부분에 따라 살펴보고 차근차근 책을 정독해도 좋겠다.

◆사회성은 기본적으로 부모가 잘 발달될 수 있도록 관심도 많고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많이 하는 편인데 동시에 오해가 많은 영역이라고 말한다.

오해 1. 또래와의 잦은 접촉이 사회성을 발달시킨다.-> NO!

또래와의 접촉이 잦다고 해서 사회성이 저절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기에 아이가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모의 의사결정으로 인해서 그 상황에 놓여지게 될 경우 아이는 스트레스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해 긍정적 경험보다는 부정적 경험으로 인해서 오히려 기피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또래 경험이 필요하다.

먼저 사회성을 경험시켜 주기 전에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부모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오해 2. 갈등이 없는 경우가 사회성이 좋다. -> NO!

진짜 사회성은 무조건 양보하거나 갈등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성이 좋은 경우는 갈등을 해소하고 해결하는 것이 좋은 것이다. 갈등은 관계를 망치는 것이 아니라 그 관계를 깊게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초반에 사회성에 대한 내용이라 해서 타인을 대하는 태도 내지는 외부 요인들의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겠다 생각했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사회성의 기초는 사실 '나' 에 대한 이해를 얼만큼 잘 했느냐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서는 무엇보다 나의 아이를 잘 이해할 수 있겠다. 더불어 이 책을 통해서 나도 몰랐던 나의 모습도 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서 아이와 대화할 때 "엄마는" 이라고 시작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또한 아이가 자주 어울리는 친구가 사회적역량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법도 알아 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되겠다. 유독 내 아이가 자주 어울리는 아이와 반복적인 문제가 있다면 이 책에서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역량에 빗대어 살펴본다면 반복되는 문제에 대한 또 다른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겠다.

◆갈등을 둘러싼 부모의 5가지 유형

  1. 해결사형-정답을 던져주는 스타일, 갈등이 생기자마자 부모가 개입하는 상황-아이는 갈등의 본질을 파악하기도 전에 본인의 감정, 친구의 감정을 생각해 볼 기회를 갖지 못한다.

  2. 방관형-아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관여하지 않는 경우. 갈등 자체가 아이가 감당하기에 복잡하고 어려울 때는 적당하게 관여해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

  3. 심판형-누구의 잘,잘못을 판결해서 처벌까지 하는 경우.

  4. 과보호형- 아이편만 무조건 들면서 한쪽 감정에만 치우져서 왜곡된 인식을 심어줘서 피해자대 가해자 상황으로만 해석할 경우가 높다.

  5. 코치형-어떤 상황이야? 어떻게 하면 좋을 것 같아? 등의 상황에 대해 질문을 던져주는 스타일이다. 아이가 스스로 상황에 대해 생각해보고 주도적으로 해결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을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코치형, 해결사형 등 맞게 적용할 필요는 있다. 아이의 감정적, 신체적 안전에 위협되는 상황이라면 코치형보다는 부모가 강하게 개입해야하는 상황도 생기기 때문에 코치형을 기반으로 아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 기질 별 사회성 높여주는 코칭 기법

거절하지 못하는 아이-거절은 무조건 나쁘다 라고 생각하는 경우에 그럴 수 있기 때문에 거절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는 방법이라고 알려주고 거절을 감정을 알려주는 표현이라는 인식을 먼저 알려주면 좋다. 그리고 거절을 잘 하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1. 단호한 거절

2. 동그라미 거절-친구의 입장을 생각해보면서 부드럽게 거절하는 법 thank you but...,

3.세모 거절-대안을 제시하는 거절,

4. 네모거절-시간을 미루면서 거절하는 법. 지금은 힘들고 나중에 같이 하면 어때?

◆현명한 부모가 갈등에 대해 가르치는 5가지 동물에 비유해서 가르치는 방법

유명한 심리학자 랄프 킬먼과 캐네스 토머스는 갈등을 대응하는 5가지 유형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경쟁형/양보형/회피형/타협/협력형

아이들 입장에서는 이해시키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5가지 동물에 비유했다.

1. 경쟁형은 사자-자신의 생각이나 욕구를 강하게 주장하는 편, 자존심도 강하고 이기고 싶은 마음도 큰 경우.

2. 양보형은 양에 비유함. 친구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본인의 욕구를 표현하지 않고 친구의 의견을 따라주는 경우가 많음.

3. 회피형 토끼로 비유함. 위협을 느끼면 재빨리 도망감.

4. 타협형은 판다로 비유함. 온순하면서도 균형을 좋아하는 성향의 동물이기 때문에 중간 지점을 찾는 유형.

5. 협력형은 개미라고 비유함. 무리지어 다니면서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힘이 강한 곤충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친구들과 힘을 합쳐서 해결하려고 함.

이렇게 설명하면서 아이 스스로가 자신이 어떤 스타일인지 생각해볼 수 있기도 하고 반대로 친구는 어떤 스타일로 갈등을 접근하는지 생각해보기도 한다.

하버드 아동발달 전문가 지니킴 박사님이 인생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 하나를 고른다고 하면 "놀이"라고 골랐다.

그냥 노는 것이 아니라 "잘 노는 것" 그 이유는 놀이는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내가 느끼는 만족감, 행복감이기 때문에 어떤 놀이를 했을 때 내가 진짜 행복을 느끼고 만족감을 느끼는지 깨닫고 실천한다는 것은 아이가 살아가면서 인생에서 행복한 삶을 일궈 나갈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된다.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안다는 것은 큰 차이다.

"심심할 기회를 많이 준다" 그래야 아이가 진짜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진정한 놀이란 자발적으로 스스로 무엇인가를 해보려고 하고 그 때 만족감을 느끼는지를 알 수 있다.

저자가 강조한 것은 어떤 환경속에서도 아이가 자신의 성향을 존중받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필요한 역량을 천천히 아이 속도대로 채워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내 아이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 그리고 부모로서 내가 채워야 할 역량은 무엇일까? 아직 찾지 못했다 하더라도 괜찮다고 말한다. 이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어제보다 더 성장했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림이 말을 걸 때 - 아트 스토리텔러와 함께하는 예술 인문학 산책
이수정 지음 / 리스컴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 이수정 선생님은 예술 전문 강연가이자 아트 스토리텔러이다. ‘빨리-많이-대충’ 감상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천천히 -깊게-대화하듯’ 그림을 바라보는 법을 전한다. 25년간 기업 교육 현장에서 강연가로 활동하며 ‘아름다움을 읽는 힘’을 전해왔다. 현재는 예술과 인문학을 결합한 ‘심미안 학교‘ 대표로 활동하며, 예술을 통해서 사람들이 자기 삶을 더 이해하고 단단하게 살아가도록 돕는 강연을 한다고 한다. 그림을 단순한 감상이 아닌 삶의 통찰로 이끄는 것이 그녀의 강연과 글쓰기의 핵심이다.

그림을 따라 삶의 방향을 찾아가는 이 여정을 ‘insight-t-travel’ 이라 이름 붙이고 여전히 그 과정의 중심에 서 있다. 이 책을 추천하는 글중에 한결같이 그림에 대해 지식이 풍부하고 잘 설명하는 사람들은 세상에 많지만 이수정 작가의 장점은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를 전한다고 한다. 미술에 낯선 이에게는 강한 호기심과 흡입력을 미술 애호가에게는 깊은 공감을 전한다 하니 읽는 독자의 수준과 위치에 따라 다양한 경로의 여행이 가능할 듯 싶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있다.

1장 그림 속에 내가 있었다

2장 예술가의 상처와 삶을 견디는 그림들

3장 그림, 또 하나의 언어

4장 그림 너머의 모든 것

결혼 전부터 전시회 다닌 것을 좋아했다. 예술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아니지만 비교적 뮤지컬이나 연극이나 다른 공연보다는 접근하기도 용이하고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부담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했다. 하나 둘 전시회를 다니다보니 사실 기억에 남는 것이라고는 결제한 결제 내역이 다 인듯 했다. 그리고 어느 전시회를 다녀왔다가 고작 다 인듯했다. 그런 줄 알았는데 하나 둘 전시회가 쌓이다 보니 조금씩 내 안에서 연결이 되기도 하고 점차 익숙한 그림들이 늘어나기도 하니 저금한 돈에 이자가 붙는 듯한 뿌듯함도 들었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다 보니 자연스레 멀어졌다. 나 혼자서는 훌훌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거리고 어린 아이 둘을 챙기다 보니 한번 전시회 다녀오고 나면 기진맥진해지거나 여운보다 피곤함이 더 많이 쌓인 듯한 고행이었다. 그래서 또 조금씩 멀어지다 보니 아쉬웠다. 그리고 그리워졌다.

그러다 "그림이 말을 걸 때"라는 책을 만났고 가장 가까운 집에서 이 책을 통해 서른 명의 화가들을 만나고 덤으로 이야기도 함께 들었다. 몰랐던 화가들도 있고 얼핏 알거나 혹은 익숙했지만 낯선 이야기들도 있었다. 저자도 책에서 밝힌다.

예술은 반드시 아름답지 않아도 된다. 있을 수 밖에 없는 불편함, 불만, 고통, 외로움 등 오히려 비율로 따지고 보면 인생의 8할이 이런 부정적인 것들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을 포기하지 않고 이끌어 가는 것은 이 속에서도 반드시 어둡게만 막을 내리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오히려 어둡다해서 덮기만 한다면 고여서 썩기만 할 뿐 나아지는 것은 없을테니 말이다. 이수정 선생님은 그림과 우리의 인생을 연결시켜 준다. 그래서 결코 멀지 않은 곳에, 아니 제일 가까운 곳에 그림이, 예술이 함께 공존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그로 인해 위로받고 공감받을 수 있게 길잡이가 되어준다.

예술은 삶을 인식하고 성찰하게 만드는 본질적인 도구이며, 우리에게 일상의 경계를 넘어선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인식과 사유의 지평을 넓혀준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예술이 지닌 역설적인 가치를 깨닫게 된다. 겉으로는 쓸모없어 보이지만, 실은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만드는 그 '쓸모없음의 쓸모'를 말이다.

24P

책을 읽으면서 미술작품이라 책 읽는 속도가 나지 않을거라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저자 이수정 선생님은 이야기 꾼이다. 옆에 조근조근 이야기해주는 것 처럼 재미있는 이야기 속으로 풍덩 빠져들 수 있다.

귀스타브 쿠르베가 그린 상처입은 남자이다. 오른쪽 그림은 <전원에서의 낮잠>으로 쿠르베의 어깨에 기대고 있는 여인은 비르지니 비네이다. 이들은 10년 사실혼 관계였던 연인이었고 자유분방한 쿠르베는 비르지니와의 관계를 지키지 못하고 결국 떠난 이를 그리워 하며 <전원에서의 낮잠> 그림의 비르지니를 어두운 물감으로 지우고 자기 얼굴에는 거친 수염과 함께 상처입은 남자로 변신시킨 것이다.

당연히 다른 그림으로 보았을 그림들인데 이런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통해 알게 되니 더 흥미롭고 쿠르베라는 화가가 다시 보이게 되고 친근해진다.

물론 나중에 쿠르베의 전시회를 가게 된다면 이 이야기는 기억 저편으로 가물가물하게 잊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처음 듣는 이야기가 아님에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더 깊게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