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참견 - 3천 명의 삶의 마지막을 위로한 감동의 언어 처방전
히노 오키오 지음, 김윤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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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병리학 교수였던 저자가 의사와 암 환자 사이의 틈새를 메우기 위해 암철학 외래라는 독특한 분야를 만들어, 담당하는 의사의 언어 처방전을 모은 책이다. 진단과 치료 없이 오로지 60분간 상담한 후 암 환자의 마음을 울리는 문장을 처방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진료하는데 2008년 외래 개설 이래 무려 3천여 명의 환자가 찾아왔다고 한다.

 

시한부 환자들과의 대화와 언어 처방은 환자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에게도 강한 울림을 선사한다. 또한 책은 상황별로 정리한 언어 처방전을 실어 독자들 스스로 언어 처방을 해볼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죽음이라는 극단적 상황 앞에서 한번쯤 인생을 돌아보고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암 환자에게는 위로가 되는 책이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건강한 이들에게는 이런 참견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언젠가는 소멸하는 존재인 게 인간이라 예방하는 차원에서 한 번쯤은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이다. 사람에게는 신으로부터 미래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받은 바 없다. 사람은 과연 죽음 앞에 초연할 수 있을까. 죽음은 누구에게나 두렵다. 죽음이라는 것은 충분히 대비한다고 해서 대비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라는 병을 계기로 자신의 삶의 본질과 마주하게 된 이들과, 아무 생각 없이 하루를 보내는 우리는 다를 게 없다고 말한다. 이 책에 소개된 언어 처방전들이 일종의 예방 주사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또한 저자는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최후의 5년을 어떻게 사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마지막 5년이 중요한 것은 과거를 돌아볼 수 있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어서가 아닐까.

 

살아생전에 좀 더 많이 베풀며 살고, 매사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저자의 말처럼 죽음을 앞에 둔 암 환자라도 화분에 물을 줄 수 있는 의지가 생겨나지 않을까.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에게는 돈, 명예, 사회적 지위 등은 아무것도 아니다. 두려워하지 않고 좀 더 편안하게 눈을 감을 수 있다면 그 사람의 삶은 성공적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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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혼자이고 싶은 너에게 - 조금 더 행복해지는 치유 에세이
구수정 지음 / 별글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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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연주자로 살다가 손의 감각을 잃고 글을 쓰기 시작한 저자는 혼자 여행하는 즐겨하는 취미를 가졌다. 글쓰기에 꽤 쏠쏠한 재미를 붙이던 이마저도 외롭다고 생각되어 혼자만의 여행을 꿈꾼다. 저자는 어려서부터 사업차 외국여행을 자주 가셨던 아버지가 보내온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한 우편엽서를 받아보면서 나도 언젠가 그곳에 가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꾸곤 했다. 드디어 일상을 탈출하여 어려서부터의 꿈이기도 한 여행을 결심하고 혼자 떠난다. 이 책은 그렇게 동경해 오던 낯선 곳으로의 여행에서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보고, 듣고, 느낀 소회를 글로 기록한 것이다.

 

요즘에는 혼밥, 혼술에 이어 혼자 영화 관람하는 혼영이나 혼자 여행하는 혼행이라는 말도 유행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혼자 여행할 때만 얻을 수 있는 특별한 유익함에 대해 가감 없이 털어 놓는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의 모습에서 늘 새로운 것을 본다. 아주 사소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지만 저자의 글 속에는 오래도록 산 사람의 글처럼 무언가를 느끼게 해준다. 보통 사람들은 바쁜 생활을 하면서 낯선 곳으로 혼자 여행한다는 여유 있는 생각을 갖기가 어렵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일상에 치여 살다보면 정작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다고 표현하는 게 어쩌면 맞는 생각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방문한 일본 도야마의 산속마을에서 며칠간 머물며 치열하게 살아온 지난날을 돌이켜보고, 과거에 만났던 많은 인연들을 다시 기억하면서 그곳 사람들과의 새로운 인연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들의 일상화된 모습에서 만난 새로운 인연에 대해 저자가 느낀 바를 진솔하게 들려준다. 긴 인생의 여정에서 그곳에서의 생활은 아주 짧은 시간에 불과하지만 저자가 떠나기 전에 느꼈던 울적했던 마음이 어느새 치료되었음을 느낀다. 일상을 바쁘게 보내는 사람들에게 저자처럼 새로운 곳으로의 혼행을 적극 권한다. 향후 인생에서 새로운 동력이 발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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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도 습관이다 - 무기력과 작심삼일에서 벗어나 내 삶의 주도권 되찾기
최명기 지음 / 알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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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해가 바뀌면 새해에는 작년과 달라져야지라고 마음먹곤 한다. 하지만 대게가 작심삼일에 그치고 만다. 이유는 게으르기 때문이다. 이 게으름은 단순한 것 같지만 조금은 복잡한 것 같다. 저자의 얘기에 의하면 감정 때문이란다. 나도 게으름을 단순히 의지력의 문제라고 치부하곤 했는데 저자의 얘기는 감정의 문제라고 말한다. 저자는 책에서 게으름을 부르는 감정을 불안감, 의욕 상실, 분노, 예민함, 외로움, 불만, 동기 부족, 자기 방어, 자기 조절 불능 등 9가지로 꼽고 있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감정의 문제를 이해하기 쉽도록 도표를 통해 알 수 있도록 상세하게 설명한다.

 

또한 저자는 감정의 문제를 해결한 뒤에는 의지력을 좀먹는 장애물을 없애야 한다고 말한다. 지루한 일들, 방해하는 인간, 조급한 성격, 남 탓하는 버릇, 선택 장애, 너무 센 고집, 목표 이후의 나태함 등 의지력을 흐리는 7가지의 장애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에 대한 친절한 설명과 함께 게으름을 딛고 부지런해지는 습관을 만들어가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지침을 알려준다. 그리고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

좋게 게으름과 헤어지는 법에 대한 간단명료한 설명과 더 생각해보기라는 코너를 만들어 저자의 의학적 소견을 곁들이고 있다. 책을 읽고 보니 지금까지 게을러서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원인을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새해에는 게을러서 무기력하게 포기했던 일들도 다시 실행해 봐야겠다. 결국 내 인생은 내가 주도해야 한다는 명제를 가지고 삶의 주관자로서 내가 할 일을 과감히 실행에 옮겨야겠다. 이 책을 읽고 새로운 동력을 얻었으니 자신감을 가지고 하나하나 실천해야겠다. 새해가 끝나는 시점에 돌아보면 달라진 나를 발견 할 수 있지 않을까. 몇 년 뒤 내가 달라졌다고 생각되면 주위 사람들에게도 추천해서 그들에게도 새로운 삶을 같이 하는 계기로 삼아야겠다. 맨 끝 장의 더 생각해보기코너에 설명하고 있는 자기효능감 회복하기는 나의 실천목표를 지속시켜 줄 아주 유익한 얘기다. 습관이 무서운 것은 매번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이제 다시는 이런 나쁜 습관을 반복하지 않도록 가르쳐 준 저자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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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한민국 트렌드 - 한국 소비자, 15년간의 변화를 읽다
최인수 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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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연말이 되면 다음해에 대한 트렌드 전망서가 서점에 깔린다. 여러 통계를 분석한 전문가들의 견해가 잘 나타나 있다. 이 책 또한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다. 반짝하는 유행이 아니라 한 해를 지배할 중장기적 트렌드를 전망하고 있다. 저자들은 주요 소비층인 20-50대들이 성장욕구보다 결핍욕구가 훨씬 강하다고 보고 있으며 일상적으로 자존감에 상처받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래서 2017년 그들이 전망하는 소비 트렌드는 자존욕구를 충족하는 방식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한다.

 

책에 실린 내용은 실리를 추구하고 타인을 관람하는 신 개인의 탄생, 일상생활과 밀접한 콘텐츠에 공감하는 리얼리티, 브랜드보다 가성비, 전문가보다는 검색을 신뢰하는 탈 권위 등이 이 책에서 제시하는 2017년 트렌드 전망이다. 2017년에는 타인보다 자기중심적으로 남을 관람하며 지켜보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고 각 개인의 자존욕구를 충족하는 방식으로 소비방향이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 어느 때보다도 2017년은 안 좋다. 매년 말에 정부에서 발표하는 성장률 전망치 상당히 낮게 제시하고 있다.

 

현대는 서구화의 영향으로 개인적인 혹은 가족 단위의 활동도 눈에 띄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일예로 어린 시절에 아빠는 직장 동료들이나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가족들끼리 놀러가는 경우가 많았었다. 하지만 요즘의 추세는 가족 단위로 펜션을 가거나 캠핑을 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옛날에는 혼자서 밥을 먹으면 왠지 서글프다는 생각들을 했는데 지금은 혼밥이니 혼술이 유행처럼 퍼져있다.

이런 사회적 현상에 대한 우려가 많다. 너무 개인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젊은이들의 고민은 더 많다. 어려운 경제와도 맞물려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온통 어둡게 한다. 하지만 저자들은 걱정을 많이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도 대한민국의 미래는 그리 어둡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라고 주문한다. 개인은 물론이거니와 단체, 기업, 정부 등에게는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이 필요한 때다. 너도 나도 책임지는 자세로 변화하는 시대를 슬기롭게 대처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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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지독한 오후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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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와 루비라는 두 아이를 키우며 남부럽지 않게 살아가지만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 권태기를 겪고 있는 클레멘타인과 샘, 결혼 전 서로가 가진 아픔을 이해하고 있지만 정작 털어놓지 못하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에리카와 올리버, 이 위기의 부부들은 다소 도발적인 재혼 가정의 부부와 함께 한 두 달 전 그날을 기점으로 걷잡을 수 없는 혼돈에 빠진다. 클레멘타인은 결혼 생활에 위기의식을 느끼기 시작하고, 샘은 이따금씩 알 수 없는 분노에 휩싸인다.

소설 속 사건은 클레멘타인이 친한 친구 에리카와 그의 남편 올리버에게 상의할 일이 있으니 일요일에 부부 동반으로 만나자는 제의를 받으며 시작된다. 클레멘타인과 에리카는 서로 모르는 게 없을 만큼 친하지만 동시에 묘한 질투와 시기, 미움을 느끼는 사이기도 하다. 우연한 기회에 에리카의 이웃에 사는 티파니·비드 부부도 모임에 합류해 파티는 세 부부가 모인 자리가 된다. 과거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한없이 평화로운데 현재로 와보니 참석자들은 걷잡을 수 없는 혼돈에 빠져 있다.

 

이 소설의 백미는 등장인물 간 벌어지는 심리게임라 할 수 있겠다. 사람들은 수수께끼 같은 사건 하나를 두고 저마다 다른 반응을 보인다. 사건 전후로 달라진 사람들의 감정과 심리 상태가 아주 세밀하게 표현돼 있어 마치 그 사람을 직접 겪어본 것 같은 느낌마저 준다. 저자는 이번 작품을 통해 아주 친밀하고 가까운 사이라도, 부부 또는 절친 사이라 해도 인간관계에는 결코 알지 못하는 많은 문제가 존재한다는 불편한 진실을 가차없이 보여준다.

 

이 소설은 저자 '모리아티'의 진면목이 여과 없이 드러난다. 그녀는 늘 거짓된 우정, 은밀한 험담, 권태기에 빠진 결혼 등 일상 속의 감정 문제를 가장 잘 다룬다고 알려져 있는 작가다. 이 책도 어김없이 그 결말로 이끌고 있다. 평범한 가족이 작은 균열로 엇나가 붕괴해가는 과정을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다. 지금까지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아주 작은 균열로도 깨지기 쉬운 게 인간 관계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음과 동시에 인간이 심리적으로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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