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의 술래잡기 모삼과 무즈선의 사건파일
마옌난 지음, 류정정 옮김 / 몽실북스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작가 마옌난은 위키피디아에서도 찾을 수 없는 무명의 중국 소설가이고, 작품의 제 1 장에 해당하는 <마르가리타> 편은 아마추어 작가의 작품 같았습니다.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 모삼과 법의관 무즈선의 모습은 일본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 속 도일이처럼 천재적인 추리 능력을 타고난 뛰어난 콤비로 묘사되니 좀 만화 같았습니다.

원래 모삼과 무즈선의 관찰력과 추리력이 뛰어나서 현장을 딱 보면 척하고 아는 듯했고, 수많은 나래이션이 나와 모삼과 무즈선이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보충 설명을 하는 식으로 전개되다 보니 책의 앞부분을 읽을 때는 낮은 평점을 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책 날개의 작가 소개에서도 법의학 지식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소설 속 2번째 이야기 <상자 속 장갑> 부터는 다양한 법의학적 지식으로 사건 해석과 추리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 부분은 제법 흥미로웠습니다.  상당히 하드코어적인 장면 묘사들이 많아 어찌보면 경박한 맛을 화려한 데코레이션으로 포장하는 느낌이기도 했으나, 주인공 모삼이 사랑하던 약혼녀를 범인에게 잃고, 수년간 기억을 잃었을 만큼 커다란 충격을 받았던 상태 - 사실 이 부분도 왠지 어디선가 본 듯 하지요? ㅋㅋ - 와 모삼과 무즈선을 농락하며 자신을 과시하는 연쇄살인범 L의 대결은 점차 흥미를 더해 갔습니다.

420쪽이 넘는 분량이지만 매 편이 각기 다른 사건들로 구성되어 있고, 거기에 사건들의 성격도 참혹하거나 기이한 사건들의 연속이다 보니 책의 중부반 부터는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미먀베 미유키의 역작 <화차>속 살인마도 그녀의 가족에게 닥친 불행에서 도피하고자 연고가 없는 독신녀들을 골라 살인을 하고, 신분을 속인채 살고자 연쇄 살인을 했었던 영민한 여성이었는데, <사신의 술래잡기>의 연쇄 살인범 L이 모삼에게 제안한 게임속 연쇄 살인자들도 억울하거나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가 곪아터져 

복수를 위해 연쇄 살인을 저지른 것이었습니다.

범인에 의해 모삼이 당하는 프롤로그, 4년간 기억을 잃었던 모삼이 기억을 되찾게 되는 첫번째 사건, 그리고 범인 L이 제안하는 추리대결 속 사건 3가지. <사신의 술래잡기>는 이렇게 5가지 사건이 연작 처럼 이어져 있었는데, 실제 범인 L과 모삼의 마지막 대결은 어떻게 끝나게 될까요? 범인 L과 모삼의 지력과 통찰력은 그다지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그들의 인생관과 우주관의 차이 때문에 서로의 위치가 다른 것이겠죠? 작가는 이런 극단의 대립을 어떻게 해소하고 결말 지을까요?

다음 편이 계속 출간되기를 희망해 볼 수 밖에 없겠습니다.

다음 편이 출간되지 않으면, 시작 만하고 마무리를 하지 않은 꼴이 될터이니, 이 책을 구매한 독자를 우롱하는 처사가 되지 않을까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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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불통 고대사 다시 쓰기 - 한.중.일 고대사 16가지 비밀과 진실
이준한 지음 / 주류성 / 201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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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한 문화를 보유했던 고대 국가들이 멸망하는 이유, 사라지는 이유가 궁금했다.

고대 그리스, 유럽과 서아시아, 북아프리카​를 아울렀던 대제국 로마, 중세 유럽의

암흑기에 문명을 이끌었던 이슬람 문화 등등. 그에 비해 우리나라 고대사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았다. 4대 문명 발상지의 길고 긴 역사와 많은 문화 유적에 비해 상

대적으로 빈약해 보였고, 뭔가 침소봉대하는 듯한 반만년 역사 어쩌구가 그다지 성

미에 맞지 않았다.

블로그 이웃이기도 한 이준한 교수께서 쓴 <고집불통 고대사 다시 쓰기> 덕분에

새삼스럽게 고대사에 대한 관심도 생기고, 그 옛날 고대 인들의 이동경로에 대한

궁금증도 생겼다.

"오늘날의 전문가들은 그 시야가 너무나 좁다. 그리하여 현실세계를 쪼개고 또 쪼개서 퍼즐 몇 조각으로 전체 그림을 파악하려고 하니 당연히 그 결과가 맞을 리가 없는 것이다. 전체 그림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쪼개고 또 쪼개는 환원주의적인 접근방법이 아니라, 전체 그림을 통합적으로 파악하는 전일주의적인 접근방법인 융합만이 그 해답이다. 진정한 지식인은 포괄적인 지식의 소유자이다."(p.343)

어제 독서일기에서 저자의 궁극적인 연구의 목적이 무엇인지, 고대사의 오해를 풀어내는 궁극의 목적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했었는데, 책의 에필로그에 답글이 있었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단순히 과거를 아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제대로 이해함으로써 미래에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p.343)

메소포타미아(길가메시) > 파지리크(조로아스터교, 조장풍습, 침묵의 탑) >

월지국(거석문화와 옥기, 지구라트와 다보탑) > 사카족과 코리족 > 박혁거세, 김알지, 주몽

저자가 책 곳곳에서 역사 전문학자들의 청맹과니 같은 모습, 환원주의적인 방법론에 대한 비판을 하며 본인이 고대사 연구에 사용했던 3가지 방법 - 제로베이스사고, 가추법, 패턴 분석기법 -에 대해서 강조한다. 때문인지 전문 역사서적에 비해 읽기에 편안했고, 저자의 논지에 공감하며 수월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이 책 덕분에 고대사에 대한 없었던 관심이 생긴것만 해도 큰 성과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후속 연구서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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