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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없는 다정함 - 김연수의 문장들 ㅣ 푸른사상 교양총서 21
민정호 지음 / 푸른사상 / 2024년 6월
평점 :
이 책은 작가 김연수의 주옥같은 문장들을 바탕으로 이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관련 에피소드를 엮은 내용이다. ‘미래’, ‘기도’, ‘MBTI’, ‘가스라이팅’, ‘습관’ 등 우리가 흥미로워할 46개의 소주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기에는 솔직담백한 저자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져 있었다.
김연수의 소설을 읽으면서 저자 나름대로 '사랑', '친구', '가족', '청춘', '이해' 등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고, 이 주제로 에세이를 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작가의 배우자 역시 작가와 동일한 감성과 취향을 갖고 있었기에 함께 김연수의 북콘서트에 참여하고, 신간을 읽으며 생각을 나눴다고 한다. 김연수 작가에 대한 저자의 깊은 애정이 느껴졌다!
이 책에서 저자는 김연수의 주옥같은 문장들을 나름대로 재해석하고 확장하며, 문장의 풍성함과 통찰을 배가한다.
(책 속에서)
김연수는 ‘작가’가 되려면 고독은 피할 수 없다고 말한다. 가장 고독해졌을 때, 바로 그때가 글을 쓰기에 가장 좋다는 것인데, 그러면서 소설가가 되지 못했더라도 고독을 피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우리가 이야기하다가 기분이 나빠지는 찰나는 나는 들어줬는데, 상대방은 내 말을 자르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을 쏟아내는 바로 그 순간부터이다. 듣기가 거절되는 순간, ‘이해’받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에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 ‘고독’을 어쩔 수 없이 재인식하게 된다. 그만큼 듣기라는 건, 그 자체로 곧 위로고 이 듣기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를 동반한다.
저자의 문장은 ‘다정함’ 그 자체이다. 읽고 있으면 마음이 따스해지고 내 주변에 감사할 거리를 찾게 된다. 저자가 이유 없이 흘려보낸 다정함은 사회 구석구석 퍼져서 더 큰 다정함으로 돌아왔고, 적막했던 공간을 온기로 채워 넣었다.
살다보면 차갑다는 느낌조차 잃었을 정도로 냉랭함에 익숙해져 있는 나를 보며 흠칫할 때가 있다. 다정한 말 한마디, 다정한 행동 하나가 아직은 어색하고, 부족할 따름이지만, 나도 나와 내 옆 사람에게 저자처럼 ‘이유 없는 다정함’을 흘려보내기로 다짐해본다. 마음의 온기를 잃은 모든 사람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