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 타고도착한 곳은 어디일까? - 선사 시대부터 고대 로마를 거쳐 미래까지
엘렌 라세르 지음, 질 보노토 그림, 조선혜 옮김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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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선사시대부터 중세를 거쳐 미래까지, 프랑스의 역사 현장을 생생하게 그림으로 담아냈다. 책을 펼쳐보니 삽화에도 정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았다. 볼때마다 역사와 관련된 새로운 그림이 눈에 띌 정도이니.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지만, 사람이 아닌 동물을 의인화하여 표현한 점도 특징이다. 아이들이 보기에 더욱 귀엽고 색다르게 느껴질 것 같다.


첫 장을 넘기면 무지개 연료를 가득 채우고 떠나는 타임머신 여행이라는 컨셉으로 시작된다. 시작부터 상상력 넘치는 엉뚱함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지금부터 내릴 정거장에서 세계사의 중요한 주제들이 하나씩 제시된다.


첫번째 정거장은 선사시대다.

뭐든 뚝딱뚝딱 잘 만들어내는 크로마뇽인과 네안데르탈인의 지혜와 예술적 감각이 그림에 잘 담겨있다!


두번째 정거장은 고대이집트다.

이집트 대표 여신 클레오파트라가 등장하였다. 나일강과 피라미드, 미이라도 그림에 등장하여 흥미롭다!


세번째 정거장은 고대 로마다.

로마의 카이사르 만세!를 외치며 시작한다. 룰렛, 전차 경주, 검투사 점프, 축구 등 재밌는 놀이가 한창 진행 중이다. 바닥에는 로마 숫자로 쓰여진 게임판도 보이고, 경기장 한쪽에는 글래디에이터 샌들 광고도 보인다.


네번째 정거장은 중세시대다.

신나고 즐거운 축제가 한창이고, 주점도 가득한데, 하수구가 없어 깨끗하지는 않은게 단점이다.


다섯번째 정거장은 르네상스 시대다.

문화가 꽃피운 시대답게 멋진 그림과 조형물이 한가득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있고, 미켈란젤로도 있고,,, 반가운 얼굴과 작품들이 보인다.


여섯번째 정거장은 위대한 세기, 17세기다.

여기는 베르사유 태양왕의 화려한 궁전, 길마다 멋진 분수와 조각상이 가득하다. 다소 민망한 모습의 조각상도 보인다.


일곱번째 정거장은 19세기다.

산업혁명으로 대표되기에 보기만해도 시끄러울 것 같은 무시무시한 기계가 가득하다.

공장 한쪽에서는 신나는 축제가 벌어져 분위기가 한껏 업되어 있다.


여덟번째 정거장은 1950년대다.

각종 악기와 함께 재즈와 스윙, 록앤롤이 울려 퍼지는 거리가 보인다. 드디어 오픈카도 등장한 멋진 모습.


아홉번째 정거장은 미래다.

와 이건 뭘까? 오르막인지 내리막인지 알 수 없는 계단이 연결되어 있다. 신비하고 오묘한 미래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세계사의 굵직한 이슈를 짧고 굵게 전달하는 그림책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귀여운 동물들이 시대상을 생생하게 재연해내고 있다.


도예가 출신의 저자 엘렌 라세르가 어린이책 삽화가인 남편과 함께 만든 책이라고 한다.

판형도, 구성도 독특해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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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 홀로서기 인생철학 - 균형 있는 삶을 위하여
서경홍 지음 / 굿모닝미디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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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는 최근 몇 년 사이 출판계에서 가장 핫한 인물 중 한명인 것 같다.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에 이미 여러 개 올라왔을만큼 현대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철학자임이 분명하다.


도대체 우리는 왜 쇼펜하우어에 빠졌는가?라는 의문을 갖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쇼펜하우어는 시니컬하고 삐딱하고, 말투도 거친 염세주의자로만 알고 있었지만, 책을 읽어보니 누구보다도 인간과 인생에 대한 애정이 깊고 관심이 많은 '츤데레' 지성인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에는 쇼펜하우어가 쓴 '행복론과 인생론',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 나온 글들이 담겨있고, 이에 대한 배경과 해설이 충실하게 제공된다. 저자는 쇼펜하우어의 핵심 사상인 ‘의지’와 ‘표상’, ‘주관과 ‘객관’, ‘충분근거율’ 등의 작동 원리를 이해해야 인생의 본질을 인식할 수 있다고 말한다. 딱딱하지 않고 몰입감있게 술술 읽힌다는 게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다. 위트와 진지함을 겸비한 작가의 필력이 뛰어난 것 같다.


사실 처음에는 쇼펜하우어의 좋은 글귀 몇 개 실어놓고, 저자의 생각을 덧붙여 완성한 책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읽어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쇼펜하우어와 칸트/데카르트 간 신에 대한 입장 차이는 어떤지, 쇼펜하우어가 당대에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동시대에 활동한 괴테와는 어떤 인연이 있었는지 등 쇼펜하우어를 둘러싼 철학사 전반의 인물과 사건이 함께 등장하기 때문에 시대적 맥락 속에서 살펴볼 수 있어 더욱 생생하게 와 닿는다. 


고독을 피해 시끌벅적함을 유지하지만 정작 내면은 빈곤하기 쉬운 현대인들에게 인생의 참된 만족과 풍요를 얻는 길을 제시해주기도 하고, 우리 내면의 욕구와 욕망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 또 그것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도 제시해준다.


나의 내면을 거울처럼 비춰주는 쇼펜하우어의 가르침이 생생하게 담겨 있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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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말 처방 - 더 나은 관계를 만드는 대화 지침서
전종목 지음 / 파지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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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면서 가족, 친구, 직장동료들에게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한다. 저자는 대화가 단순한 정보 전달 수단이 아닌 한 인간의 상태를 나타내는 종합지표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올바른 대화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부터 시작하여 대화를 잘 해나갈 구체적인 지침들이 담겨 있다.


대화에 관한 책인데 초반에 감정 조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이유가 궁금해지기도 했다. 문득 감정이 복받쳐서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못했던 씁쓸한 상황이 생각나기도 했다.


P. 54 “떠올리기도 싫은 경험이 있는가? 속상했던 대화가 있는가? 떠올리기 싫고 속상하다는 것이 정리해야 할 짐이라는 걸 말해준다. 꺼려지는 일을 찾아 도전하자.”


저자는 대화를 잘 하려면 내면의 케케묵은 감정과 그를 둘러싼 경험들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가 떠올리기 싫은 그 경험이 바로 내가 정리해야 할 감정이라고, 그 감정이 대화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저자는 어머니와 누나를 암으로 잃어야 했던 시기의 아픔과 고통, 그리고 해결방법까지 독자들과 공유한다.


또한 감정에 지배받지 않으려면 '알아차림', '멈춤', '다양한 요인 고려', '상황에 맞는 감정 결정'이라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가까운 사람과는 왜 대화가 힘든지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도 등장한다. 나를 인식하는 뇌의 영역과 타인을 인식하는 영역은 구분되어 있는데 가까운 사람, 심리적으로 친밀하고 애정을 가지고 있는 존재일수록 나와 가까운 뇌 영역에서 인식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내 맘대로 안되어 갑갑하고, 함부로 대하기 쉽게 된다고 한다. 


대화를 할 때는 일방적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상대를 배려하는 섬세함이 필요하다. 대화에서 적정한 말하기의 길이는 약 20초 전후라고 한다. 이 때 바통을 넘겨주면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상대방의 표정과 톤, 자세, 제스처 등 비언어적인 신호를 끊임없이 살피며 상황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밖에도 책에서는 적당한 질문을 찾는 법, 스몰토크를 활용하는 법, 공통점을 찾고 맞장구치는 법 등 상대와 친밀감을 형성하며 사용해볼 수 있는 여러 대화 요령이 제시되어 있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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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지기 열다
헤르만 헤세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림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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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헤르만 헤세가 쓴 시, 소설, 에세이, 편지 등 다양한 글에서 뽑은 명문장들로 구성되어 있다.


헤세의 글 답게 문장 하나하나가 생동감 넘치고, 아름다웠다. '예술가가 사상가보다 신의 심장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는 말이 와닿았는데, 독자들 역시 헤세가 전달하는 언어의 풍요로움과 자유로움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그 모든 아픔에도 나는 여전히 이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져있다."

인생은 고통스럽고 참혹하기 그지 없을 때가 많고,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지만,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삼는 헤세 특유의 화이팅 넘치는 인생을 대하는 태도는 시대를 초월하여 오늘날 우리에게 잘 전달되는 것 같았다.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에서 보여준 것처럼 인간 내면의 성장과 고독에 관심이 많았던 헤세는 이 책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메시지를 자주 전달한다. 무의미하고 이기적인 쾌락에서 벗어나 최대한 사랑의 사명감을 수행하며 인생의 참된 의미를 찾자고 설득한다.


헤세는 홀로 서 있는 나무를 통해서도 고독의 위대함을 알려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마음을 가라앉히고 나를 봐! 인생은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어렵지도 않아. 네 안의 신이 속삭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그런 생각들은 잠잠해져."). 


"음악가가 음표로 연주하듯 선하신 신은 우리를 갖고 연주하십니다. 그렇더라도 우리는 최대한 순수하게 우리 자신의 음으로 노래를 부르고 싶어 합니다." (본문 중에서)


사회에서 정한 획일적인 목표를 따르는 SAMPLE 같은 인생을 추구하지 말고, 내 안의 구석구석을 살피며 나 답게 살아가라고 하는 그의 메시지는 성공과 욕망의 신이 활활 타올라 고유의 정체성과 본질이 흐려지기 쉬운 오늘날 우리 사회에 큰 울림과 경각심을 주는 것 같다.


고뇌하고 도전하는 청년들 뿐만 아니라 삶의 의미와 열정을 잃어가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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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흔들릴 때 아들러 심리학 - 인생을 두 배로 살기 위한 마음공부 10가지
알프레드 아들러 지음, 유진상 옮김 / 스타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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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 심리학은 10년 쯤 전 '미움 받을 용기'가 출판계 대란을 일으켰을 때부터 꾸준히 독자의 사랑과 관심을 받아왔던 것 같다.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일컬어지는 아들러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의사이자 심리학자로서 개인심리학을 창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인간의 운명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기본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 삶에 직면한 문제들에 용기내어 부딪칠 것을 강조한다. 


인간이 의미있는 삶을 추구할 때 '직업', '친구', '성'이라는 세 가지 문제를 거치게 된다고 한다. 만약 자신의 직업에 충실하지 않고, 친구가 없고, 성생활에도 만족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인생의 좋은 기회가 주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에게 인생은 '작은 흠집도 용납하지 않는, 그저 자기보호가 목적인 삶'이기 때문에 진정한 자아실현은 어려울 것이다.


아들러는 동료의식이나 사회적 관심이 결여된 인생을 결코 지지하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타인과 연결되어 있고, 그 관계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들러 심리학의 중요한 발견 중 하나는 '열등감'이었는데, 이는 자신의 적응력이 부족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마음과도 관련된다. 열등감은 늘 긴장을 자아내기 때문에 우월을 추구하게 되는데, 그렇다고 무작정 우월을 추구하는 것만이 답은 아니라며 섬세하게 설명해나간다.


SNS의 홍수 속에 살면서 상향 비교의식과 열등감에 시달리는 오늘날 현대인의 삶에 꼭 필요한 이론이며, 현대 사회에 딱 들어맞는 심리학자라는 생각이 든다.


(본문 -우월감을 획득하려는 노력-중에서) 열등감은 늘 긴장을 자아내는 감정이기 때문에 우월감을 향해서 나아가는 보조적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우월감을 얻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법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 우월만을 추구하게 되면 인생의 무익한 측면으로 향하여 정말 중요한 문제는 배제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당사자는 자기의 활동 범위를 한정하려고 함으로써 성공을 향해 전진하기보다는 패배를 피하는 일에 몰두한다. 


아들러의 '개인 심리학'은 사회적 존재의 맥락으로서 한 인간에 대한 설명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것은 나를 성장시키고, 타인을 돕는 일을 향해 나아갈 '용기'를 내는데서 시작됨을 반복하여 설명한다. 교양서로 보기에는 다소 묵직한 느낌일 수 있겠지만, 아들러 심리학을 충실히 담은 책이라 추천하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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