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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를 늦추는 보고서 - 질병과 나이에 대한 통념을 바꾼 거장의 45년 연구
엘렌 랭어 지음, 신솔잎 옮김 / 프런티어 / 2024년 8월
평점 :
저자는 노화와 질병이 '마음'에 영향을 받는다는 '심신일체론'을 지지하며 건강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에 대한 흥미로운 실험도 있다. 60대 노인들에게 20년 전 삶의 방식을 세팅해 놓은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실험'을 했을 때 정말로 건강하고 젊어진 증거들이 있었다고 한다!
우리의 마음가짐은 정말 강렬한 힘과 영향력이 있나 보다.
저자는 우리를 늙고 병들게 하는 규칙부터 찾아내 거부하자고 한다. 특히 의학적 '꼬리표'를 떼는 게 필요하다는 것. 예를 들어 우리 사회는 IQ 69는 지적장애이고 70은 비장애라고 규정지으며 숫자 1의 차이로 확연한 대우의 차이를 만든다.
당뇨병의 경우 혈당 농도가 5.6%인 사람은 정상, 5.7%인 사람은 당뇨 위험 단계라고 규정짓는데, 이로 인해 자신을 환자 혹은 정상인으로 대하고, 이것이 미래에 어마어마한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질병이 주는 불안감, 낙심과 더불어 생각에 따라 몸이 자연스럽게 그 방향으로 움직이게 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이러한 사례를 볼 때 규칙을 무조건 따르기 보다는 규칙에 의구심을 가지고 유연함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저자는 마음챙김의 낙관주의 접근법이 우리가 진정으로 통제할 수 있는 대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주장한다. 이는 모든 것이 다 잘될 것이라고 믿으며 현실을 회피하자는 이야기가 아닌,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해나가자는 것이다.
소위 '결정장애'라 할 수 있는, 사소한 결정에도 지나치게 스트레스 받는 우리의 습관에 대하여도 지적한다. 우리는 단 하나의 완벽한 결정을 위하여 각 선택지의 장단점, 결과를 모두 고려하려 하지만 이로 인해 의지와 에너지만 소진될 때가 많다. 결정과 추측은 둘 다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자신의 가치관, 선호에 의식적으로 귀를 기울이며 알아차리는 것이 필요하다. 치료와 관련된 의사결정을 할 때도 당연히 이러한 마음가짐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의 결정이 타인에게 비이성적으로 보일 때도 있다. 우리의 가치와 선택이 그들과 다를 때, 우리의 선호가 달라질 때, 선택지 간 차이가 크게 느껴질 때, 무관한 대안이 등장하며 선택지들의 맥락이 달라졌을 때 그렇다. 하지만 결정이 비이성적이라는 평가 또한 올바른 결정이 있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한다. 어떤 결정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평가에 대해 나는 "그건 누가 결정하는 거야?"라고 묻는다. 결정이란 모두 주관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객관적인 확률과 옳고 그름에서 자유로워질 때,
의사결정에서 비롯된 스트레스와 후회, 부정적인 감정에 덜 시달릴 수 있다." (본문 내용 중에서)
결정을 내린 후에는 결정이 옳았는지를 끊임없이 생각하기보다는 옳은 결정이 되도록 노력하자는 말이다.
저자는 우리의 마음가짐이 질병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우리의 마인드셋을 어떻게 바꿔나가야 하는지 알려준다. 이와 관련하여 '플라세보 효과'에 대한 흥미로운 사례도 등장한다. 최근 암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의사가 숨기지 않고 플라세보 약이라는 것을 밝히는 '오픈 라벨 플라세보 효과'를 실험하였는데, 암이 사라지거나 실제 약효를 보는 등 긍정적인 결과가 많았다고 한다.
우리가 질병과 노화를 관리한다는 것은 스트레스 관리와도 밀접하게 연결된 것인데, 저자는 이를 위하여 마음챙김을 의료에 적용하자고 한다. 마음 챙김을 하는 병원에서는 적어도 질병과 죽음의 공포가 덜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의료진들도 더 큰 활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환자들에게 다양한 그룹활동, 즉 가벼운 의자 요가, 명상, 마음챙김, 카드 게임, 토론 모임에 참여하도록 더욱 독려하는 것도 필요하다. 사회적 지지가 건강에 무척이나 중요하기 때문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권위적인 분위기가 강한 의료 현장에도 인간의 마음을 통하여 질병과 노화를 관리하는 수많은 연구들을 진행 중인 심리학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선향 영향력을 만들어냈으면 좋겠다. 저자 앨렌 랭어는 이를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며 연구하는 학자이기 때문에 건강과 노화에 관심이 많고, 미래를 대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