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눈물 파는 아이, 곡비 - 제29회 눈높이아동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고학년 책장
김연진 지음, 국민지 그림 / 오늘책 / 2022년 8월
평점 :
눈물 파는 아이, 곡비
(고학년 책장 시리즈)
김연진 글
국민지 그림
오늘책
2022년 8월 29일
144쪽
13,000원
분류 - 초등중학년 창작동화/ 초등고학년 창작동화
시대적 상황을 바탕으로 허구가 감미된 창작동화는 그 상상하는 재미를 더 증폭시키는 것 같다. 적당한 사실과 적당한 허구, 정말 있었던 일 같은 이야기이기에 더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이번에 읽게 된 이야기인 <눈물 파는 아이, 곡비>이가 그런 책이였다.
이 책은 이름 없는 아이, ˝아이˝를 중심으로 저마다의 눈물과 슬픔에 대한 이야기가 실린 동화다. 아버지 없이, 이름 없이 살고 있는 곡비인 아이는 곡비라는 소명과는 다르게 눈물이 말라버렸다. 그런 아이의 곁에 동무 겸 상전으로 있는 오생은 살아있지만 죽은 아이로 살고 있다.
오생의 아버지는 큰 죄를 지어 팽형이라는 벌을 받아 살아는 있으나, 죽은 사람으로 지내고 있다. 마치 유령처럼 다른 이와 아는 체도 하지 못하고 밥도 챙겨주거나 오생의 아버지를 도와주어서도 안되는 기구한 상황이다. 죽은 이에게서 태어난 자식이니, 당연히 실력이 있어도, 그 역시도 죽은 자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런 그들이 친구가 되어 임금님 놀이를 하던 어느 날, 한 선비를 만나게 되었다. 선비의 아버지는 죄인으로 할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하였다. 이 선비 역시도 기구한 운명의 사내였다.
이들 셋의 공통점은 울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울 수 없는 슬픔, 한, 그리고 안타까움을 담고 있다. 그들이 진정으로 울 수 있을 때가 언제인지 책을 읽으며 확인해보길 바란다.
위의 줄거리에 간단히 언급한 인물 셋보다도 오히려 더 안타까운 인물이있다. 가장 안타까웠던 인물울고 싶으나 울 수 없었던 또 하나의 인물이 바로 청조아씨이다. 어머니가 안계시는 그녀는 어딘지 모르게 표독스럽게, 악착스럽게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녀가 상전임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마음을 주고 살았던 유모에게, 그 어미의 정이 그리워 되려 유모의 눈치를 보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그런 그녀를 더 안타깝게 만들었다. 곡비인 아이를 질투했다던, 그녀의 솔직한 심정이 마음을 더 씁쓸하게 만든 것 같다. 엄마의 자리란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그 무게를 생각하면, 또 엄마의 자리가 부담스럽고 어렵다는 것을 또 깨닫게 된다.
책의 마지막에 글쓴이의 말을 읽으며,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다시금 마음에 새긴다. 우리 삶에는 하기 싫은 일을 해야할 때도 분명 있다. 하지만 작가는 이 책을 읽는 독자가 스스로 하고 싶은 일들을 찾길 바란다고 말한다. 진심이 담긴 나의 일들이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면 더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서로를 응원하는 용기있는 사람이 되라고 따듯한 격려를 전한다. 진정한 용기란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각자가 생각하는 용기는 무엇인지,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의 제목인 <눈물 파는 아이, 곡비>의 곡비에 대해 알기 위해 검색을 해보았다. 곡비라는 명칭은 아이들에게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생소한 단어인 듯하다. 단어를 검색해보았는데, 한 번에 시원한 의미 해석은 되지 않고, 연쇄적인 검색을 하게 만드는 그런 어려움이 살짝 있었다. 이 책을 읽기 전, 곡비라는 명칭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하고 읽는다면, 책을 즐기는 데에 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곡비 : 양반의 장례 때 주인을 대신하여 곡하던 계집종.
계집종 : 종살이를 하는 여자
종살이 : 남의 종 노릇을 하던 일
종 : 남의 집에 딸려 천한 일을 하던 사람. 남에게 얽매이어 그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
이 책은 150페이지가 안되는 동화이다. 하지만 글밥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역사에 관심이 있는 초등 중학년 친구들이나, 초등고학년 친구들이 이 책을 읽는 것이 적합할 것 같다. 죽음에 대해, 죽음을 기리는 것에 대해, 그 가치를 알게 하는 멋진 책이다.
p126
˝울지 마라, 아이야. 아니다. 실컷 울어라. 눈물이 있는 인생은 썩지 않을 것이니. 너를 위해서도, 남을 위해서도 울고 싶은만큼 울어라.˝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