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빵터졌다. 이탈리아는 어떻게 칼비노와 보파를 모두 가졌지?

"아빠는 어땠어요?"
난 엄마에게 물었다.
"바삭바삭하고 약간 짭짤한 데다 섬유소도 풍부했지."
"엄마가 아빠를 먹기 전에 어땠느냐고요."
"불안하고 위태롭고 신경질적인 유형이었어. 너희 수컷들이 다그렇듯 말이야, 비스코."
난 한 번도 보지 못한 아빠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가깝게 느껴졌다.
엄마가 나를 임신한 동안 엄마의 위 속에서 소화되어 버린 그 아빠가 말이다. 난 아빠에게서 애정이 아닌 양분을 받았다. 나는 ‘고마워 아빠. 하고 생각했다.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는 게 사마귀에게 무얼 뜻하는지 나는 안다.
나는 아빠의 무덤 앞에서, 다시 말해 엄마 앞에서 잠깐 명상에 잠기면서 찬송가를 읊었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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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각이다. 배세진 - 동학개미, 어떻게 볼 것인가

내가 노동자의 주식투자에 제동을 거는 것은 ‘땀 흘려 노동해 번 돈이 정직하고 선한 것‘이라는 도덕주의적 비판도 아니고, 노동자가 비대칭적 정보 권력관계 속에서 주식투자에 성공할 가능성이 낮아 ‘패가망신‘할 수 있으니 ‘헛꿈‘ 꾸지 말라는 조언도 아니다. 너무 힘들다는 문자를 남기고 과로사한 택배노동자, 비닐하우스에서 처참하게 죽어간 이주노동자, 코로나19로 실직한 뒤 생활고로 극단적 선택을 한 항공사 승무원, 바닥으로 떨어진 노동의 권리와 오늘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코스피 지수는 화폐라는 매개를 통해 연결되어 있다. 노동자가 주식을 함으로써 자본의 파트너가 되면 자본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된다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내가 나의 소득을 주식에 넣는 만큼, 그러니까 동학개미가 힘을 모아 주식시장을 부양하는 그 화폐의 양만큼 노동자는 자신의 권리를 자본에 양도하게 되고, 노동자가 노동을 통해 정당한 임금을 받아 낼 수 있는 힘, 일터에서 자본가의 부당한 폭력에 저항할 힘은 줄어든다. 도덕주의적 관점에서가 아니라 경제학적, 정치철학적인 관점에서 내가 주식에 넣은 돈만큼 노동자로서의 내 권리가 줄어든다. 이것은 화폐를 매개로 하나의 논리와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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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너무 좋다 ㅠㅠ

마르코발도는 도시 생활에는 별로 적합하지 않은 눈(目)을 갖고 있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고안된 간판이나 신호등, 진열장, 휘황한 네온사인, 포스터는 사막의 모래 위를 스쳐 지나가는 듯한 그의 시선을 전혀 끌지 못했다. 하지만 나뭇가지 위에서 노랗게 물드는 나뭇잎, 기왓장 끝에 매달린 깃털은 절대 그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말 잔등에 앉은 등에 한 마리, 탁자에 좀이 쏠아 생긴 작은 구멍, 보도 위에 으깨진 무화과 껍질 하나도 마르코발도는 놓치지 않았다. 그것은 모두 사색의 대상으로 계절의 변화, 영혼의 욕망들, 존재의 초라함을 깨닫게 해 주었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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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다 고다운 허무맹랑한 글쓰기 ㅎ

나는 내 생각을 질타했다. 그렇게까지 질타를 당하면 보통은 바보 같은 짓을 그만두고 원래대로 즐겁게 술에 취하고 취해서 울고불고하는 그런 나날을 계속 보낸다. 그래야 한다. 그런데 내 생각은 도대체 무엇을 할 요량일까. 아니이 그게~, 라며 말꼬리를 흐릴 뿐 술을 끊겠다는 생각을 더 이상 안 하겠다고 확실하게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생각의 멱살을 잡고 마구 흔들며 "술 끊는다는 거 그만둔다고 말해. 말하라고!"라고 외치면서 시부야역 서쪽 출구 육교 위로 질질 끌고 올라갔다. 얼굴을 위로 향하게 뉜 상태로 난간에 밀어붙인 채 말 안 하면 떨어뜨리겠다고 겁박을 했지만 생각은 마치 죽은 생선 같은 눈을 하고서 실실 웃으며 "역시…."라고 말했다.
근거 없고 무기력한 태도, 자신의 의견을 확실하게 말하지 않고 얼버무리는 태도를 용서할 수 없었던 나는, "그렇게 뒈지고 싶으면 죽여주지!" 그렇게 말하고는 내 생각을 내가 밀어서 떨어뜨려 버렸다. 내 생각은 다마가와 도로로 떨어졌다. 그 후 생각이 어떻게 됐는지, 나는 모른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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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쳐주고 싶다.

친구이자 남편의 최근작 중

책은 비극적 어조로 끝맺어요. 여자라면 누구나 공포에 사로잡힐 내용이죠. 말이 나온 김에 말하자면 모피 상인이 경악할 내용이기도 해요. 쓸 돈이 3천 만 달러나 있는 글로리아가 시베리아담비 코트가 아니라 담비 코트를 사다니, 이건 하디의 작품을 다 합쳐도 필적하기 힘든 비극이에요. 이와 같이 이책은 엄청나게 우울한 분위기로 끝나고, 글로리아의 몰락을 그녀의 코트 취향과 연결하는 피츠제럴드 씨의 교묘한 기법은 헨리 제임스 조차 울고 갈 정도예요.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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