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덴마크 선생님 - 불안과 우울의 시대에 서로 의지하는 법 배우기
정혜선 지음 / 민음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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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의 작은 대안학교 선생님이었던 저자는 자신이 받아보지 못한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을 부러워했다고 고백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자신에게도 선생님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덴마크 IPC(폴케호이스콜레-세계시민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기대와는 달리 IPC의 첫인상은 낯섦과 실망의 연속이었다.

이미 경쟁과 그로 인한 압박이 일상이 된 저자에게는 무언가 딱히 하지 않는, 평생 경험하지 못한 안정감과 평화로움이 또다른 압박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다양한 선생님들, 동료들, 사람들과 만나며 그런 압박에서 벗어나 진짜 '나'를 발견하고 서로 연대하고 의지하며 보다 나은 '우리'와 '사회'에 대해 생각하는 경험과 지혜를 얻게 된다.

결국 대안적 삶이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인정하고 배려하며 함께 살고 배우는 것이다.

 

세파에 찌든 각박한 어른보다 약자를 배려하는 여유와 관대함을 갖춘 어른을 키워내는 안정되고 성숙한 사회를 원하고 또 만들고 싶다.

'먹고 사는 문제'가 모든 것을 압도하지 않는 사회...그런 사회는 정말 유토피아일까???

(최근 읽은 <21세기 자본>, <자본주의 리얼리즘>, <공정하다는 착각> 등이 스쳐지나가며 '꿈같은 소리','내 눈에 흙 들어가면 그때나 될까 몰라'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북유럽 하면 빠질 수 없는 <얀테의 법칙> 이야기도 나오는데

모든 북유럽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르고 이런 사람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저 문구를 대하고 자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한 개인의 뛰어난 성취보다 공동체 전체의 성장을 중요시하는 삶의 태도'일 것이다.

 

개인의 성장과 더불어 중요시하는 공동체의 성장을 위한 방법으로 '작은 모임을 조직하라'는 메시지도 인상적이다.

→작게는 개인을 위해서도, 크게는 사회를 위해서도 이 작은 모임의 힘은 엄청날 수 있다.

 

불의와 불평등을 그냥 넘어가지 않는 것,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설득하는 과정이 바로 민주주의의 기반이지만 아주 피곤할 일이다. 하지만 이 모든 지난한 과정을 다 밟아 나가는 게 민주주의이고 이 과정을 생략하고 '속성'으로 민주주의가 진행될 때 어떻게 되는지 우리는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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