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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독서평설 2022.6 ㅣ 독서평설 2022년 6월호
지학사 편집부 지음 / 지학사(잡지) / 2022년 5월
평점 :
품절
1808년 나폴레옹 시대부터 시작된 유서 깊은 시험인 프랑스의 대학 입학 자격시험 바칼로레아는 대학의 전공 분야에 따라 계열별로 시행되지만, 계열과 상관없이 불어, 외국어, 역사와 지리, 수학, 철학은 공통 필수과목이다.
그런데 그 시험 가운데 유독 철학 과목에 프랑스 국민 전체의 관심이 쏠린다고 한다. 국민 전체가 철학 문제를 각자 한 번씩 생각해 보는 사유의 화두라 여기기 때문이다.
바칼로레아에서 철학은 비중이 가장 높은 과목 중 하나다.
4시간 동안 3개 주제 중 1개를 선택해서 논문 형태로 작성해야 하는 철학 시험의 논제는 프랑스의 지성을 가늠하는 잣대로 인식될 정도다.
프랑스에서 철학적 문제는 주요 관심사 범위 안에 들어온 일상의 고민이다.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니고, 바람직한 것도 아니지만, 오늘날 프랑스를, 특히 그들의 문화적 정치적 수준을 부러워하는 사람이 많다.
철학적 사유가 교육과 사회의 중요한 문제의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함께 읽어낼 수 있다면 우리의 문화적 정치적 수준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철학은 공허한 관념적 담론이 아니다.
프랑스에 '바칼로레아'라는 대학 입학시험이 있다면, 우리에게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국어' 과목은 독서와 문학을 공통과목으로 하며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한 가지를 골라 선택과목에 응시해야 한다.
수능 국어 공부법은 출제 과목별 교육과정에서 제시되어 있는 기본 개념을 이해하는 게 선행되어야 하는데 어휘나 문법에 대한 이해도, 탐구능력, 다양한 분야의 글에 대한 사실, 추론, 비판적 능력 등 종합적 사고를 요구한다.
나는 독서평설 중, 시대의 창 '와글와글 논쟁 WHY'가 가장 좋았는데 아마도 나의 관심과 흥미가 반영된 결과인 것 같다.
'검찰의 입법폭주냐. 업보냐' 는 문제에 대해 먼저 신문사의 글을 인용한 후, 논리 대 논리라는 주제로 갑론을박하는 글이 퍽이나 재미있었다. 끝으로 이 사안에 대한 학생들의 고견을 물으며 독자 참여공간에 글을 남겨 달라는 글을 읽고 과연 어떤 생각을 담은 글들이 올라왔는지 자못 궁금해지기까지 했다.
이 책은 위와 같은 수능 국어의 니즈를 잘 반영한 책이다. 모든 공부의 시작은 독해력, 다시 말해 문해력이 관건인데 독서평설은 하루 10분 독서로 수능 비문학을 완전히 정복하는데 성공한 듯 보인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한 사람만이 '국어'에서 고득점을 받을 수 있다.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의 지적 수준이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와는 전혀 달라 '격세지감'이라는 말을 통감했다. 입시 공부하느라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한 고등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책인 것 같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