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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의 공간들 - 소란하지만 행복했던, 다정한 그곳에 대한 단상
이주희 지음 / 청림출판 / 2024년 11월
평점 :
저자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회사 생활을 병행하며 글을 쓰고 강연도 하는 작가다. 이 책은 "모든 순간은 공간에서 완성된다"는 문장을 중심으로,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공간들을 탐구한다. 목차에는 목욕탕, 카페, 영화관, 식당, 병원, 학교, 화장실, 동물원, 미용실, 공항, 기차역, 도서관 등 익숙한 공간들이 나열되어 있다. 각 챕터는 공간의 이름으로 시작되며, 저자는 해당 공간에서의 추억과 경험을 회상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공간에는 혼자이거나 여럿이서 겪었던 특별하지만 평범한 사건들이 녹아 있었다. 건축 설계 일을 하는 나로서는 이 책이 특히 흥미로웠다. 제목과 목차에서부터 새로운 시선이 느껴졌다. 우리는 각자 특정한 공간에서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나에게 안정감을 주는 공간은 매일 가는 수영장과 자주 찾는 도서관이다. 수영장에서는 매일 마주치는 안전요원과 같은 시간대에 수영을 하는 사람들과의 익숙한 교류가 있다. 물속에서 호흡과 영법에만 집중하는 시간은 나에게 지우와 회복의 순간이다. 도서관에서는 책 냄새와 무언가에 몰두하는 사람들의 분위기가 나에게 지적 자극을 준다.
반대로 낯설거나 불편하게 느껴지는 장소도 있다. 이처럼 각 공간에서 느끼는 감정에는 사건, 관계, 행동 같은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 책을 읽으며 나도 저자처럼 내가 기억하는 공간들에 대해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소개한 공간과 그 안에서의 에피소드를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자의 삶과 성격을 엿볼 수 있었다.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장소, 오래전에 잊힌 공간에 대해 떠올리게 만든다.
공간이 주는 새로운 자극과 생각은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낸다. 이 책을 통해 공간이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금 깨달으며, 지금 내게 필요한 공간이 어디인지, 설레는 마음으로 떠나고 싶은 공간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