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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멘집 창업한 회계사의 실전 회계학개론 - 가게 운영에서 배운 돈 관리의 기술
이시도 류 지음, 오시연 옮김 / 현익출판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자영업을 시작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딪히게 되는 현실적인 질문이 있다. “대체 어디서부터 계산해야 하지?” 단순히 물건을 팔고 돈을 버는 것이 전부일 줄 알았던 장사에는 숫자와 데이터, 수지 타산이라는 복잡한 퍼즐이 함께 따라온다. 『라멘집 창업한 회계사의 실전 회계학개론』은 그런 혼란 속에서 나침반 역할을 해주는 책이다. 회계학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멀게 느껴졌던 이들에게, 라멘집이라는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예시를 통해 회계를 삶 가까이로 끌어온다.
저자 이시도 류는 공인회계사이자 세무사, 그리고 라멘집 창업자다. 그의 이력은 이 책의 정체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론을 아는 사람만이 아니라, 실제 장사 속에서 부딪히며 회계를 체화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조언이 책 전체를 관통한다. 고정비와 변동비의 구분, 손익분기점 계산, 재고 관리, 현금 흐름의 감각 등은 더 이상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재료비와 토핑비, 임대료와 인건비를 예로 들며 독자가 자연스럽게 수치를 이해하고 감각을 익히도록 돕는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회계를 외부 보고용 숫자가 아닌, ‘살아있는 판단의 도구’로 본다는 점이다. 장사를 하며 부딪히는 모든 결정에는 숫자가 개입돼 있다. 가게 운영의 감각이란 결국, 숫자를 읽고 해석해 행동으로 옮기는 능력이다. 이 책은 숫자에 약한 사람에게도 용기를 준다. 덧셈, 뺄셈만 할 수 있어도 회계는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는 말은 위로가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설계된 설명 방식 덕분에 가능하다.
라멘이라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회계 지식을 익히게 하면서도, 이 책이 다루는 메시지는 라멘집을 넘어서 모든 자영업자에게 유효하다. 매출에만 집착해 이익을 놓치는 문제, 감각으로만 사업을 하다 적자를 키우는 위험, ‘돈은 들어오는데 왜 자금은 모자라는가’ 같은 자영업자들의 흔한 딜레마에 대해 저자는 명확하고 간결한 답을 건넨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회계를 단지 장부 정리가 아닌, 삶의 전략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이었다. 장사는 숫자의 흐름을 읽는 일이며, 그 흐름을 읽지 못하면 좋은 아이템과 열정조차 방향을 잃기 십상이다. 회계가 낯설고 어려운 이들에게, 실전 경험을 담은 이 책은 지식이 아니라 생존의 기술로 회계를 설명한다. 창업을 준비하는 이에게는 입문서이자 지침서이고, 이미 자영업에 발을 들인 이에게는 다시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거울이다. 누구든 이 책을 덮고 나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확신 한 조각쯤은 손에 쥐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