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모르시는 것 같아서

 

당신까지 이토록 망가지기로 맘먹은 이상 나도 진짜 망가지기로 맘먹었다. 어쩜 나야 진즉에 망가지기로 한 몸이지만 의사의 몸으로 신문과 잡지에 글 올리며 지식의 대중화니 뭐니 하는 양반이 이렇게까지 정신줄을 놓을 필요는 없었던 듯하다. 허나 본인이 자초한 짓, 나도 가만 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실로 통탄할 일이다. 애초에 큰 기대는 안했다.

책을 낸지 얼마 안 돼 근신하며 그의 생각이야 어떠한들 한마디 거들지 못하고 있는 어떤 이도 이해할 수 있었다. 여기저기 다니며 마치 자신이 손석희나 되는 양 좀 공격적인 논쟁이 시작되면 ‘예의를 지키라’며 시도 때도 가리지 못하며 대화를 끊어버리는 그의 몰 예의도 참을 수 있었다. 악플 몇 게에 문닫고 사라진후 가급적 언급을 자제해준 누구는 정말 고맙기까지 했다. 소고기 파동때는 모금까지 해가며 불매광고 내자고 사람들 선동했던 사람이 이번 비정규직 해고 반대 운동은 우리를 불편하게 한다며 비난하는 그의 이중성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억하라!  소고기 파동 때, 당신들은 너무도 많은 사람들을 불편케했다. 거리에서, 신문 광고에서, 절대 용납안되는 당신들의 놀이터, 이 알라딘 블로그 마을에서도...)  또 불매의 불편함을 화려한 문장력으로 너무나도 잘 설명해준 어느 누구의 글에는 하마터면 나도 추천을 누를 뻔했다. 단호히 말 하건데 그의 글은 정말 설득력 있었다. 나같은 개 망나니도 가만히 앉아 그의 맘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그는 소고기 파동뿐만 아니라, 민주화를 바라는 그 어떤 흐름에도, 그것 또한 ‘소소한 파쇼’이며 ‘작은 폭력’이라는 말을 운운하며 그냥 이런 글이나 쓰며 안빈낙도 하고 있을 선비라는 생각에 추천을 누를 수 없었다.

그러나 당신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당신을 지성을 겸비한 지식인이라 생각지도,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래도 당신에겐 그 뭔가 있을 줄 알았다. 당신이 딴지일보에 제법 흥미를 끌며 기생충 얘기를 하고 있을 무렵, 그 때 난 이양반이 이거 말고도 딴 뭔가 있겠지 했다. 이사람 저사람과 시덥잖은 얘기하다 싸우고는 상처 받았다며 대문 걸어 잠글 땐 당신 때문이 아니라 바람구두가 당신에게 보낸 감동적인 편지를 보며 그를 이렇게 불러내고 싶을 때는 당신에게 또 뭔가 있겠지 라고 생각했다. 미녀 운운하며 마초적 기질을 들어낼 때도, 여자 대통령 얘기를 하며 박근혜를 뽑아야 한다는 말을 신문에서까지 씨뿌렁 거릴 때도 난 당신이 잠깐 실수를 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때도 바람구두는 당신의 입장에 공감하진 않지만 당신을 도우려했다. 논문과 관련 돤 당신의 양심선언은 정 말 의로운 그 무엇 이외에 다른 무엇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고, 미국산 소고기관련 알라디너들의 광고가 있을 때 익명의 2명중 한명이 당신이었다 해도 난 용서할 수 있었다. 용서해줄 의사가 있었다. 그렇게 난 아무 말 없이 당신을 믿어줬다. 발마스와 최원선생의 논쟁에 머리가 아플 때면 난 당신과 다른 이들과의 말장난을 인간미라 생각하며 당신을 방문해 머리를 식혔고, 그리고 그런 노총각이 드디어 결혼을 한다고 했을 땐 그때의 내 축하는 진심이었다.

 이번 불매싸움에 가장 큰 희생자는 그의 본의 아니게 로쟈였다. 좀 과격한 공격성이었다 할지라도 그렇게 해서라도 한 지식인의 반성을 기대했던 건 나의 착각이었다. 지식사회에 편입되지 못한, 그러나 무식하고 가련한 중생들을 깨우치고 싶었던 한 중간지식인의 바닥은 그렇게 드러났다. 그러나 이번싸움에서 다른 이들로 하여금 철저하게 자기입지를 확인시켜준 건 바로 당신이었다. 누가 뭐래도 당신은 알라딘의 코미디언 그 지존이다. 교수가 어쩌고 필진이 어쩌고 말하고 싶지 않다. 어차피 난 몇 년동안 당신에게 웃기는 것 이외에 뭘 받아본 적 없다. 직업정신에 충실한 님의 노고에 심심한 감사를 표한다. 이보다 더 충실할 수 없다.

나같은 사람이야말로 주요 멤버가 아니며 알라딘에 대한 애정이 눈곱만큼도 안 보이는 사람들이라 했다. 그러나 난 당신의 ‘알라딘에 대한 애정’보다 당신‘삶에 대한 애정’ 없음에 통탄한다. 이렇게까지 살아남기 위하여 발버둥치고 이렇게까지 당신 삶을 내 팽개칠 필요는 없었다. 최소한 누구처럼 자기 삶을 보호하기위하여 발악은 했어야 했다. 브레히트의 ‘악한자의 가면’을 떠올릴 정도로 그의 노력은 치열했다. 하지만 당신은 우스웠다.

 걱정하지마라. 이만하면 당신이랑 앞으로도 쭉 놀아줄꺼다.

 그러나 이건 경고다. 여기서만 놀아라! 당신을 주요 멤버로 인정해주는 이 나와바리에서만 놀으란 말이다. 함부로 나다니며 지식의 대중화니 뭐니 썰 풀지 말고 자본의 음모니 뭐니 하며 진보를 논하지 마라. 한없이 가볍다못해 천박하기 이를 대 없는 당신의 이 글과 댓글들을  남몰래 지우기 전에는 절대 그런짓 하지 말란 말이다. 사람이란 보고 배우는법. 언젠가 당신이 까발려 논 논문 비리사건처럼 어느 누군가 당신의 그 의로운 행동을 본받아 의로운 행동을 할 것이다. 부디 그때 나의 이 글과 당신의 불매관련 저 세 가지 글이 참고자료가 됐음 한다. 

 그러고 보니 난 확실히 안티 마테우스다.!  그리고 확실히 바람구두 빠이다!

참으로 나의 글은 수준 낮은 글이다. 이런 개같은 글...그러나 누구처럼 당신에게도 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싶다.

개도 자신을 구해준 사람에게는 그 은혜를 갚는 법! 그래도 떠나는 '바람구두를 위한 초혼가' 정도를 당신에게 기대하는 건 내가 당신에게 마지막으로 인간에 대한 예의를 바라기 때문이다.

또한 사년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들어온 나를, 알라딘이 망하는 것을 바라고 침입한 특수 알바라고 당신들이 폄하하고 싶다면 그렇게들 하라. 진즉에 당신들과 함께 시시껄렁한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 한 쪼가리도 없었다. ‘좋은 글 잘 읽었다’, ‘좋은 정보 고맙다’ 라고 남긴 나의 댓글들은 어차피 당신들 몫이 아니었다.. 홀연히 자신의 글이 더 이상 조유식 그의 장사 놀음에 이용되길 거부하며 떠난 그들의 단호함을 비겁함이라 비꼬며, 살아남은 자의 슬픔과 그 비루함을 논하고 그래도 남아 알라딘을 지켜낸 당신들이라며 자신들의 용기와 끈기, 그리고 애정을 오래도록 오래도록 자랑스러워하라.  

 

이글 또한  로쟈 다음, 불매운동을 새롭게 환기시키기위한 뻘짓거리로 보고싶으면  그렇게들 하라.  내가 보기엔 이렇게 후진 글 마저 목적의식 있게 보고자 하는 당신들이 더 전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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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누구냐 2010-01-07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해방구 그 좋네요. 깃발 꽂읍시다 스모커님.
안면 받쳐 말 못하고 예의상 주저하고 풍파가 두려운 모든 사람들,
이곳에서 속으로만 꿍하고 있던 생각/느낌들 맘껏 자유롭게 다 풀어놓을 수 있도록
표현의 해방구/비판의 자유창/감시의 전망대 하나쯤 만들어 봅시다.
위의 댓글들을 보자하니 다들 진지하고 건설적으로 보이니 전망도 아주 좋습니다.

막 가면 좋은가 2010-01-07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글은 불매운동에 바치는 만가인가요...
지 하나 지 손으로 망가뜨리는 걸 누가 뭐라 하겠어요.
불매운동까지 함께 망가뜨리는 게 안타까울 뿐이지...

양민학살 2010-01-07 14:24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웃기지 좀 마쇼.
불매운동 이야기하는 사람들 지금까지
말같지도 않은 시달림에 수없이 당해왔소.
그걸 모른다면 당신은 똑같은 부류인 거지.
마씨 일쪽 참새요? 당신!

지지자 2010-01-07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용기 있고 힘찬 글, 정말 고맙습니다.

마태우스님의 그 글은 정말 할 말을 잊게 만듭니다. '주요멤버'운운할 때 저는 그 발언의 몰상식함에 경악하면서도 최소한 뒤늦게나마 자신의 실언을 깨닫고 부끄러워할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한술 더 뜨는 글을 쓰시더군요. 이런 분이 신문에(그것도 경향신문에) 칼럼을 쓰고 지식인 소리를 듣는 곳이 한국사회라는 사실에 절망감마저 느꼈습니다. 그런데 스모커님의 이 글을 읽고 저의 절망감이 너무 이르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다시한번 스모커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위에 '막가면 좋은가'님.
정말로 막가는 사람이 누구였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자문해보십시오. 불매운동 하시던 분들을 폄하하고 모욕하던 로쟈님과, 마태우스님의 저 걸작 페이퍼를 불매운동 하시던 분들의 글들과 공정하게 비교해보십시오. 이른바 '주요멤버'들의 유명세에 혹해 덮어놓고 두둔하는 분들이 아니시라면,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왜 불매운동 참가자들이 로쟈님께 항의했고 왜 마태우스님의 글이 정말로 치졸한 글인지, 왜 스모커님이 이런 글을 쓰게 되었는지 명백히 알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알라딘성지 2010-01-08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스모커님 서재는 '알라딘의 성지'입니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와서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아요.
잊지 말아야죠. 저들의 작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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