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전봉준은 권위에 대한 민중의 그런 신뢰에 새삼스럽게 놀랐다. 그것은 자기 확신이 그만큼 약하기 때문에 법소와 접주라는 권위 밑에 자기를 귀속시켜 거기에 안주하려는 심리가 아닌가 싶었다. 지금 고부사람들의 관에 대한 신뢰도 마찬가지였다. 관에 그렇게 속고 그렇게 험하게 당했으면서도 그들이 조금 따뜻하게 나오자 그리 휘청 기울고 있었다. 물론 거기에는 관에 대한 두려움도 있겠지만, 관이라는 권위에 대한 그런 맹목적인 신뢰가 결정적인 작용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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