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다
모리 에토 지음, 김난주 옮김 / 무소의뿔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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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편의 잔잔한 단편소설이 엮여있다. 제목처럼 헤어짐과 만남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모두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서스펜스가 필요한 부분도 호흡을 흐트리지 않고 남의 얘기하듯 담담하게 쓰여진 부분이 독특하다. 따뜻하고 간결한 문체가 가독성을 높인다.
첫번째 이야기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는 여자와 함께 일하는 담당자와의 재회에 대한 이야기이고
두번째는 순무때문에 백화점 식품코너에 컴플레인을 거는 여자의 이야기
세번째는 부부싸움 후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간 여자가 자신과 남편이 함께 겪은 '마마'의 정체를 깨닫고 집으로 돌아가는 이야기
네번째는 학창시절 흑역사를 어른이 되어 만난 친구들과 풀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다섯번째는 두 남녀의 이야기와 투우의 이야기가 옴니버스처럼 펼쳐지고
여섯번째 마지막이야기는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나던 찰나 주마등처럼 죽은 아내를 회상하는 남편과 아이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나는 어린아이를 키우는 주부로서 세번째 이야기와 마지막 이야기가 특히 마음에 와 닿았다.
내 남편의 이야기만을 듣고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시부모에 대한 모든 이야기가 거짓임을 알았을때 그 여자의 귀에 더이상 남편의 이야기는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 남편과 함께 이야기 나누었던 시어머니의 따스함 조차 거짓이었음을 알았을때 여자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단, 집을 나갈때 아이는 아빠가 보게 두고 가는게 좋다는데 소설 중 여자는 아이를 데리고 정처없이 떠 돌다 이름모를 휴게소에서 칭얼거리는 아이에게 분유를 타 먹이는 모습은 생각 만으로도 가슴아팠다.
마지막화는 부인이 죽은 후 점차 말수가 줄어드는 아이를 잠시 장인어른의 댁에 맡기기 위해 고속도로에 올라 교통사고를 겪는 이야기인데 사고순간 죽은 아내의 기억이 떠오르며 무사히 살아 갓길에 정차한 후 다시 푸른 하늘을 올려다 본 남자는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아마 한번 더 기회를 얻은 것 같았을 것이다. 그제야 남자의 눈에 아이의 구멍난 양말이 보였다는 것은 어떤 우연인 걸까. 두 부자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 단란한 가정을 만들었을까?

첫번째 이야기는 그 전시회에서 다시 재회한 두 사람이 과연 잘 되었을까? 이미 유부남이 되어버린 남자, 그 남자에 대해 따스한 잔정을 가진 여자의 이야기가 뭔가 안타까우면서도 가슴시렸다.
6편 모두 여러가지로 그 뒤의 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해지는 것이다. 그토록 기다리거나 가슴졸인 순간들, 그 뒤엔 모두 행복만이 기다리고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소설책을 덮었다. 한 겨울 뭔가 그리워지는 계절에 읽으면 가슴 따스해 질만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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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기자의 글쓰기 수업 - <씨네21> 주성철 기자의 영화 글쓰기 특강
주성철 지음 / 메이트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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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에 푹 빠지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특히 우리가 궁금해 하던 영화 현장과 배우, 감독들의 이야기가 펼쳐져 있어서 재미있었다. 단순히 글쓰기 작법에 대한 책이 아니라 영화 제작현장 및 종사자들의 이야기가 많고 그들의 이야기를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읽어볼 수 있도록 영화 내용과 버무려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나와있다. 이 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영화 기자가 어떻게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관객에게 정확히 전달해야 하느냐에 대한 부분이었다.

 

이 책은 영화기사나 분석 글에 국한된 글쓰기에 대해 말한다. 우리가 작법서를 읽다보면 모든 장르를 뭉뚱그려 놓는 경우가 많은데 영화비평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는 이 책 만한 게 없어보인다. 영화비평은 아무래도 영화평론가나 영화기자들만이 쓰는 분야라고 생각하기 쉽다. 영화 기자나 영화평론은 그냥 기자와 평론가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아무래도 미디어를 함께 하기도 하고 영화 쪽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뛰어드는 분야라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단순히 영화미학에 대한 부분만이 아닌 촬영 기법이나 배우, 스텝들의 고충 또한 이해해야 하는 게 영화분석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영화란 최신 이슈를 담아내는 세상의 거울 같다는 느낌이 든다. 유행을 따라가지만 기록의 의미도 있는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영화계 미투와 패미니즘에 대한 부분을 읽으며 예전과도 달라진 영화현장 이야기도 재미있었고 우리도 모르게 행하는 성폭력이라는것에 대해 무겁게 생각하며 늘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했다. 미디어를 만들어 내는 사람은 그 노출이 쉽고 공신력이 있다는 점에서 더욱 민감한 주제에 대해 조심스러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때 매달 씨네21이나 필름 2.0을 사다본 적이 있었다. 내가 독립영화 쪽에서 일하면서 영화에 대한 귀를 늘 열어놓고 살 때였다. 그때 잠깐을 빼면 인터넷으로 접하는 기사 외에 영화와 관련된 잡지를 사 본 일이 없었다. 그처럼 영화리뷰나 영화평론은 볼 사람만 보는 분야이기 때문에 더욱 영화기자라는 직업이 희귀해 졌다고 생각한다. 예전만큼 영화제작에 투자도 들어오지 않고 영화관에서 관람할 시간적, 금전적 여유가 없어진 요즘에는 더욱 그 활동 범위가 좁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리뷰나 평을 쓰는 노하우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의 저자가 활발하게 방송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기에 우리에게 더 생생한 영화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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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 정상의 가면을 쓴 사람들 - 뇌과학이 밝혀낸 당신 주위의 사이코패스
나카노 노부코 지음, 박진희 옮김 / 호메로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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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사이코패스인 사람들의 뇌를 분석하여 그들이 정상인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나와있다.​ 우리가 사이코패스를 생각할 때 간혹 범죄자들 중 런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해야지 무조건 뇌 모양을 보고 미리 범죄를 저지를 것을 예측해선 안된다.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다고 해서 모두가 사이코패스가 아니듯 착하게 사는 사람도 뇌 사진을 찍어 그것 만으로 사이코패스로 명명된다면 그것도 웃긴 일 일것이다.
사이코패스는 기피해야할 인간의 유형이 아닌 범죄심리학 상 이름지어진 어떤 범죄자들의 범죄심리에 기반한 용어이므로 단순히 범죄를 저질러서 조사해 보니 사이코패스였다 정도로 받아들이는게 마음 편할 것 같다. 

이 책에 나온 유형으로 봐서는 TV에서 사이코패스를 참 쉽게 볼 수가 있다. 사회적으로 책임을 져야하는 지위에 있음에도 고통스러운 사람들을 보면서 양심이 기능하지 않는 사람,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피흘리고 죽어가는 사람들의 일에 반응하지 않는 사람을 보면 그렇다.

이 책은 범죄를 일으키거나 수감된 적이 있는 사람들을 조사해서 분석했다. 당연한 이야기인지 모르지만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분석 대상에서 예외다. 그냥 지위가 높은 사람들 사이에도 사이코패스가 있다는 정도로 결론내리지 그들의 뇌를 분석하거나 여러 반응을 조사하진 못했다. 그러다보니 범죄적으로 극단적인 예가 많이 나온다.

사이코패스는 일종의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과 범죄, 그리고 범죄를 저지른 상황을 놓고 법의학적으로 접근해야하는 부분이지, 우리가 주변의 누군가를 함부로 놀리거나 명명할때 사용해선 안되는 무거운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볍게 볼 수 있는 책이 아니다. 사이코패스에 대해 궁금한 사람에게는 권하고 싶으나 굳이 주변에서 사이코패스를 미리 알고 피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권하지 않고싶다. 강력범죄를 예로 다뤘기때문에 사이코패스에 대해 과도하게 부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책이다. 어떻다 라고 딱 단정지은 부분이 그렇다. 지금껏 여러 심리학 서적에서 사이코패스에 대해 다뤘지만 이렇게 명확한 결론은 없었건 것 같다. 그래서 어쩌면 읽는 이로 하여금 판단력이 요구되는지도 모른다.

"남에게 피해를 입히고 죄를 저질러도 반성하지 않는 인간이 일정 수 이상 나오게 되면, 집단의 질서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 p.102

범죄를 미연에 방지하겠다고 우리 주변의 사이코패스를 찾기 보다는 사이코패스 성향이 활발히 활동할 수 없는 사회를 만드는게 먼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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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흡연개혁연합
박종삼 지음 / 매직하우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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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소설이라기엔 재미있기보다는 불편한 마음이 더 앞섰다.
구갈공원을 사랑하는 남자들과 거기서 담배피우는 여자들의 단순한 충돌에서 살인사건으로 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우리 현실과 너무 닮아 있어서다. 유치하게 인원수로 밀어붙여 멱살잡는 일은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들겠지만 왜 여성흡연이 죄인지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는 무식자들은 실제 이런 방법을 쓸지도 모른다는 상상이 답답했다.

처음엔 인원수로 밀어 붙이다가 포로를 잡고 사람이 죽고 이젠 개까지 풀어 상해를 입혀가며 서로 '담배피기 좋은 벤치'를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몇백명의 사람들... 마지막엔 결국 진보된 인격자들에 의해 싸움이 중단되지만 마음속에 생긴 증오의 불씨는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다.
남녀평등이라는게 제도적으로나 법적으로는 오히려 역차별이 생길 우려를 낳을 정도이지만 실제 여성들에게 피부로 와 닿는 느낌은 미미하다. 남성이 여성을 인정하고 존중하지 않는데 전세가 역전되었다며 역차별 어쩌구 말하는건 웃기지 않은가.
구갈공원이라는 곳이 대한민국의 축소판 같은 느낌이었다. 요즘 남혐이니 여혐이니 말이 많은데 서로 여유를 가지고 조금만 배려하면 어떨까 싶다. 물론 살인으로까지 이어지게 된 후로 그런 '여유'는 사치가 된건지도 모른다.
극히 개인적인 일을 남녀의 문제로 가지고 가서 집단을 만들어 밀어붙이다 생명까지 잃는 모습은 지나친 집단주의로 인해 남의 개인적인 행복은 신경쓰지 않는 현재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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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 명화로 보는 시리즈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이선종 엮음 / 미래타임즈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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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경이롭다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 세 파트로 갈라져 있다. 모두 각각의 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영혼들의 이야기와 대화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구조가 세밀하고 구체적이어서 진짜 존재하는지 의심이 될 정도이다. 그 구조가 그려진 명화도 제시되어 있어 더욱 리얼하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단테의 입장에서는 그가 유일신이며 인간의 죄와 벌을 관장하는 사람일 것이다. 이교도이거나 정치적인 술수를 쓴 사람이거나 7가지 대죄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사람들은 지옥에서 벌을 받는데 우리가 익히 알던 지옥의 모습은 평범한 편이다. 모하메드나 교황, 그리스도교를 어지럽힌 사람들이 받는 벌은 끔찍하기까지 하다. 그들에 비하면 교만하고 나태한 자들의 벌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

연옥에서는 천국에 가기까지 기다림이 펼쳐지는데 사람에 따라 영원할수도, 순간일수도 있다. 천국에 다다른 사람들은 천사들이 지키는 낙원에서 살게 된다. 에덴동산보다 더 신에게 가까운 공간이다.

 

책을 읽어나가다가 명화의 설명을 읽으니 몰입이 잘 안 되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 단테의 신곡을 읽는 사람은 명화를 구경하기보다는 책 내용이 집중하고 일독을 한 후에 명화를 감상하며 읽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글보다는 그림에 먼저 눈이 갔다. 그림을 보며 내용을 읽으니 더 리얼했고 가끔은 그림이 글의 내용보다 더 잔혹한 부분이 있어 놀라기도 했다.

 

단테의 신곡은 여러 가지 책을 읽다보면 종종 언급되는 작품이다. 지금껏 접해보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명화와 함께 책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을 읽는 동안 시간가는 줄 몰랐다. 몰입하기 쉽고 내가 단테의 옆에 붙어서 함께 모험을 떠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짝사랑하던 베아트리체를 만나겠다는 열망으로 지옥과 연옥, 그리고 천국에까지 이르었던 단테의 의지가 대단하다. 마지막에 베아트리체를 만나 연옥에서 천국으로 인도되고, 지상낙원이던 에덴동산까지 올라 천사들을 만나고 결국 성모마리아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끝나는 머나먼 여정의 이 장시는 나의 인생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어딘가에 가서 신성한 기도를 드리고 온 것 같은 경건함 마저 들었다. 인생에 한번은 완독해야 할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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