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겨울나무
김애라 지음 / 행복우물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겨울나무라고 하면 앙상한 가지밖에 남지 않은 초라한 나무가 생각난다. 그런데 벌거벗기까지 했다니...

살을 애는 듯한 추위가 벌거벗은 나무의 속살을 뚫고 모든 걸 얼려버릴 듯 하지 않은가.

책을 받아보고 느낀 느낌은 그런 것이었다. 헐벗은 데다 세파에 시달리기까지 한 고단한 삶...

책의 표지에 일제치하, 625 피난민의 삶이라고 써 있는 것을 보고는 쉽지 않은 책일거라고 생각했다.

저자는 자신의 삶을 회고록으로 남기고자 이 책을 집필했다.

나이 80넘은 노인이 할머니나 엄마가 아닌 인간 '김애라'의 삶을 책으로 남기고자 집필한 책이다.

이민자, 목사, 박사 등 자신을 포장한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한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쓴 책이다.


1938년 강계에서 태어난 저자는 의사집안의 딸로서 풍족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625사변때 월남하여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시집가서 신학대학을 졸업해 목사가 되고 공부를 더 한 끝에 박사학위를 취득, 정교수로 강단에 섰다.

이렇게 들으면 부유한 집안의 화려한 유학생활에 대한 이야기 일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가부장제 아래에서 불행한 엄마의 삶을 보며 자랐고, 625 피난길에 큰 병을 얻어 담배를 팔기도 했고, 친구의 배신으로 사진결혼 당해 비참한 미국생활을 시작, 죽을수도 없는 상황에서 꾸역꾸역 외국인노동자처럼 일하며 미국에서의 삶을 이어가다가 다시 돌아온 한국에서는 자신의 괴로운 현 상황만 다시 인지하게 되었다. 그래도 아이들을 보며 살아야겠다는 열망으로 다시 미국행을 결심하고 재기를 위해 다시 한번 일어선다.


저자의 불행한 결혼생활과 배움에 대한 열정, 그리고 다시 배움을 시작했을때 늘 감사하다고 생각하며 눈물흘리는 저자의 마음을 나는 감히 짐작할 수가 없었다. 하나님과 맞짱뜰 기세로 신학대학을 갔지만 하나님은 플로리다로 휴가갔다는 교수의 말에 실망하는 저자의 모습이 귀엽기도 하면서, 다시 신앙의 의미를 깨우치는 부분은 감동적이었다.


전체적으로 암울하고 어두운 이야기지만 저자의 마음속의 변화와 용솟음치는 용기와 투지에 격려를 보내며 읽었다. 나라면 어땠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했다. 옛날엔 가부장제 아래에서 할말도 못하고 숨죽여 사는 여자가 많았다. 여성의 배움에도 인색했다. 여성목사인 저자는 자유의 나라 미국에서도 인종차별받고, 여성 목사를 낯설어하는 시선을 받았다. 그나마 저자가 미국에서 살았으니 그렇게라도 뜻을 이루며 살았지, 한국이었다면 그렇게 뜻을 이루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며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과거를 집필하여 마음의 상처를 드러내는 일이 쉽지 않았을텐데 용기를 낸 것에 박수를 보낸다.


나도 아이를 낳고 커리어를 포기한 채 살다보니 우리아이 기억속에 내가 단순히 아이를 기르는 엄마로만 남으면 억울할 것 같다.

단편적인 나의 조각만을 보고 살아온 사람들에게 나란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왔는지를 글로 남겨두면 어떨까 생각했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과거를 다시 생각하고 그 마음을 성숙해진 노년에 들여다 본다면 나도 저자처럼 감사함의 눈물을 흘릴 수 있을까?


생생하게 담긴 생의 기록이다. 읽으며 나의 할머니가 생각났다. 할머니는 어린 7남매를 데리고 전쟁 피난길에 올랐고 그 와중에 죽은 자식도 있었다고 했다. 제대로 먹지 못해 병에 걸린 자식을 병원에도 데리고 가지 못하고 집에서 지극정성으로 돌봐 살려내기도 했다는 그 당시 이야기는 처참하게 느껴지지만 우리가 잊어서는 안되는 우리의 가슴아픈 과거이기도 하다.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며 공감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너무 가슴 절절한 이야기가 다소 우울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술술 읽히는 문체로 인해서 잠시 영화를 보고 온 것 같은 느낌에 빠지게 된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라도 단숨에 읽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회복력, 108일 여행
앳모닝 지음 / 디이니셔티브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다이어리 북이다. 1에서 108까지 적혀 있다.

한 숫자에 두 페이지씩, 명언과 함께 여백이 주어진다.

여백은 칸이 쳐져 있기도 하고 줄무늬이기도 하다.

그림을 그리던 글씨를 쓰던 칸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대로 꾸밀 수 있다.


종이 질이 굉장히 좋다. 두껍고 표면이 거칠고 질감이 좋다.

볼펜으로 글씨를 쓰면 사각사각 소리가 난다.

만년필로 쓰면 스며들어 다음장에 비칠 것 같다.


책의 구성은 여섯가지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내 마음 설명하기, 바꾸고 싶은 것, 하나씩 하나씩, 균형, 작은 습관이 회복력이다, 나를 표현하기

여섯가지 영역으로 되어 있는데 각각 그 영역에 해당하는 명언이 적혀 있다.

명언을 읽으며 느낀 바를 적어도 되고, 그날 있었던 감정을 털어버려도 좋을 것 같다.


각 영역에 맞는 것을 떠올리고 적다보면 자신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진짜 내가 원하는게 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마음속의 미련과 불안을 떨치는데 이 다이어리 북을 쓰고 싶다.


책을 만든 취지엔 코로나가 언급되어 있었다.

코로나로 인하여 생활에 제한이 생기고 난 후 집에 칩거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사람들은 단순히 행동에 제약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내 마음을 두드리고 하나하나 적어내려가다보면 우울의 정체가 드러난다.

코로나 이후의 삶을 생각해야 하는 지금,

빨리 상황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스트레스 받지 말고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내 안의 불안과 스트레스를 다스리기 위해 글쓰기를 권하고 싶다.


이 책의 구성이 그러기에 참 알맞다. 핸드백에 넣어 다니기 좋은 크기이다.

양장본이라 고급스러워 보이고

모든 페이지를 내 맘대로 꾸밀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니 자유로움이 느껴져서 좋다.


이 책에 글을 쓰며 적나라한 나의 감정을 쏟아내어 마음의 우울을 털어내고 싶다. 완성할 즈음엔 회복력을 기대해도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비랑 하루 10분 바른 글씨 쓰기 - 신비아파트 고스트볼 더블X 6개의 예언 신비랑 하루 10분
서울문화사 편집부 지음 / 서울문화사 / 2020년 6월
평점 :
품절


아이가 한글공부를 시작했다.

자음과 모음을 각각 읽기, 쓰기 연습하고 붙여서 글씨를 만든다.

아이, 우유, 구두같은 쉬운단어는 곧잘 따라 쓴다.

자신의 이름은 이미 능숙하게 받아적는 수준.

그런데 흥미를 영 못 느낀다.

하얀 종이에 검은 글씨만 빽빽한 교재 탓일까.

낯설고 안 이쁜 캐릭터 탓인가.

어떤 교재를 사 줘야 더 흥미를 가지고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신비랑 하루 10분 바른 글씨 쓰기를 만났다.

평소 신비아파트 광팬인 아이이다 보니 신비아파트 관련 스티커북이나 숫자학습 책을 즐겨 했다.

이번에 한글쓰기책이 나와서 너무 반갑다.

마침 아이가 한글 공부에 흥미를 잃고 있었는데 다시 재미를 붙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책을 넘기니 첫 페이지부터 스티커가 즐비하다.

페이지마다 오른쪽 상단에 있는 칭찬스티커 붙이는 곳에 학습 상황에 맞는 스티커를 붙일 수 있게 되어 있다.

책의 구성이 너무 맘에 든다.

바른 자세로 앉는 법과 연필 쥐는 법, 손에 힘을 기르기 위한 줄긋기, 자음과 모음 각각 쓰기,

간단한 단어 쓰기, 낱말과 문장 연습, 속담이나 일기 등 글쓰기 연습까지.

게다가 중간중간 초대장 쓰기, 틀린그림 찾기, 미로찾기 등을 집어넣어 지루하지 않게 해 두었다.

익숙한 캐릭터와 함께 글씨 연습을 하니까 집중력도 오래갈 것 같은 느낌이다.

 

 

 

이 책을 모두 완성한 후에 받을 상장도 책 마지막 장에 들어있다.

초대장이나 그림일기는 글쓰기를 완성 후 가위로 잘라 벽에 붙여두면 아이가 참 좋아할 것 같다.

일회성의 자음쓰기, 모음쓰기가 아니라 배운 만큼 단계별로 한페이지씩 할 수 있어서

오랫동안 아이의 책장에 두며 흥미를 돋구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갓 한글을 공부하는 우리 아이는 당장은 아마도 이 책의 앞부분에 머물겠지.

하지만 점점 쌓이는 실력에 한페이지 한페이지 완성할 때마다 뿌듯함도 느낄 것이다.

 

신비아파트 캐릭터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바른 한글쓰기.

신비아파트를 좋아하면서 한글에 흥미를 보이는 아이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제적 고전 살롱 : 가족 기담 - 인간의 본성을 뒤집고 비틀고 꿰뚫는
유광수 지음 / 유영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우리나라에 전해 내려오는 구전설화나 소설을 분석하여 당시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성역할에 대해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흥부전, 옹고집전 등 동화책에서 아름다운 이야기로 포장된 이야기가 사실은 가슴 아픈 이야기일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교훈적인 이야기지만 현실적으로 분석하면 서글픈 여성 수난사가 숨겨져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고전 설화 속 흥미로운 세계로 떠나보자.

기득권을 보호하려는 강한 욕망은 오랜시간 남성의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 것이다. 남성이 세상의 중심이 되어 돌아가는 것이 순리처럼 느껴졌기에 여성들은 찍소리 하지 않고 목숨을 부지하려고 숨죽여 살았을 것이다. 그 안에서 일어나는 여성들만의 리그를 다룬 이 책의 내용은 음란하고 살벌하게 다가온다. 궁중암투를 그린 드라마나 지독한 시어머니에게 잘못 걸린 며느리의 이야기는 저리가라 할 정도다.

이 책에 의하면 사회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무의식적인 문화적 습성을 아비투스라고 하는데 그 문화적 습성이 폭력이 될 때가 있다고 한다. 그걸 '상징폭력' 이라고 하는데 생명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여성에게 자살을 강요하는 문화를 비판이나 저항없이 동의하고 수용하는 것도 상징폭력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현대사회에서 성에 대한 인식이 조선시대 보다는 높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우리를 둘러싼 아비투스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 성 역할에 의하여 누군가의 생명을 함부로 가치매긴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고전 살롱안에서 일어나는 무식하고 미개한 문화가 현대사회 안에도 스며들어 고통받는 이들을 만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는 이야기를 읽으며 인간, 특히 여성과 남성의 성 본능과 사회적 역할의 연관성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애정, 성, 투기 등의 주제를 흥미롭게 다뤘다. 저자는 남성이지만 이야기 속의 분통터지는 여성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 흐름이 매끄럽게 전개된다. 특히 홍길동전에서는 읽는 이와 함께 홍길동을 욕해줄 정도이니, 작은 위로감조차 느껴졌달까. 아비를 아비라 부르지 못하는 불쌍한 홍길동이 왜 욕을 먹는지 궁금하다면 일독을 권한다. 재미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비아파트 고스트볼 더블X 6개의 예언 애니북 2 신비아파트 고스트볼 더블X 6개의 예언 애니북 2
서울문화사 편집부 지음 / 서울문화사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애니북이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장면을 그대로 컷만화 형식으로 옮겼다. 말풍선을 읽다보면 TV에니메이션 성우의 목소리가 들리는듯 하여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처럼 즐길 수 있는 책이다.

첫번째 에피소드는 이무기의 이야기이다.
세번째 예언이 물과 관련있다는 신비의 이야기를 들은 하리와 두리는 아빠와 함께 떠난 낚시터에서 저수지에 폐수를 몰래 버리는 공장주를 신고하기 위해 증거를 수집하려고 근처를 배회하는 한 아이를 만나게 된다. 아이는 폐수로 인한 오염으로 저수지에 살고 있는 수호신에게 이변이 생겼음을 감지했고 하리와 두리는 그 아이와 함께 마을의 이변을 해결한다.
과거 어느 마을에나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이 있다는 민간신앙이 있었다. 산업화, 현대화 되면서 그런 설화는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에피소드 였다.
두번째 에피소드는 귀신의 숲에서 사람이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나고 하리 일행이 그 일에 연루되어 악령을 물리치는 내용이다. 학교에서 체험학습을 떠나는 하리일행, 캠핑장을 향하던 중 다리를 다친 가은이 때문에 하리 일행은 뒤쳐진다. 대열에서 벗어나 외딴길로 들어선 아이들은 그 길이 귀신의 숲임을 알게 된다. 2시간을 헤매고 밤이 되자 배고픔과 공포로 이성을 잃은 아이들은 싸우고 헤어진다. 이기적인 마음이 아이들을 외딴 곳으로 유인하고 꼬리가 길면 잡힌다는 이야기처럼 아이들을 꼬여내는 귀신은 하리에게 덜미를 잡힌다. 하리는 인간들의 이기적인 마음에 기생하는 귀신을 퇴치하고 모든 아이들을 귀신의 숲에서 구조하는데 성공한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하리와 같은반 친구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신상을 좋아하는 허영심 많은 하리의 같은반 친구는 어느날 골동품 항아리를 집에 가져온다. 무엇이든 새것으로 만들어주는 항아리에 속아 자신의 사진으로 도플갱어를 만들게된 하리 친구. 도플갱어는 하리도 꼬셔내어 도플갱어를 만든다. 이변을 눈치챈 강림은 하리와 도플갱어 사이에서 가짜를 퇴치한다.
이번 에피소드의 포인트는 '진짜 하리를 알아보는 건 내겐 너무 쉬운 일이거든' 이라며 멋지게 요괴를 퇴치하는 최강림의 모습, 에피소드 끝 부분에 날아오는 밑창 떨어진 하리의 신발을 받아들고 얼굴을 붉히는 강림의 모습이다.
새것을 사고싶어하는 요즘 아이들의 욕망을 그린 에피소드이다.

신비아파트 소설이나 만화책보다 더 소장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강림이 한 번만 등장해서 좀 아쉽다.
유치원에 다니는 우리 아이는 무섭다고 하면서도 끝까지 앉아 신비아파트 시리즈를 보곤한다. 무서운 이야기지만 묘한 중독성이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사람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단순히 궁금증을 자아내는 무서운 이야기만이 아니라 현실적인 교훈을 주는 내용도 맘에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