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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생의 밤
이서현 지음 / 카멜북스 / 2022년 6월
평점 :
망생이라는 말을 아는가? 망생은 지망생의 줄임말이다. 과거에는 글을 쓰는 일을 직업으로 갖고자 연습하는 작가지망생을 일컽는 말이었지만 지금은 모든 지망생을 일컽는 데 쓰이는 듯 하다.
이 책에는 여러 망생이들이 나온다. 아나운서 지망생, 댄스 지망생, 시인 지망생, 가수 지망생 등.
지망생이란 무언가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는 뜻인데, 요즘 청춘들의 삶을 말하는 듯 하다.
요즘 학생들은 대학을 나와서도 취업이 되지 않아 취준생으로 오랜 시간을 버텨야 한다.
꿈이라도 있다면 자신의 자리를 스스로 찾고 기회를 잡을때까지 무한정 노력해야 한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망설이고 고민하는 밤, 주변의 시선들, 성공이 눈에 보이지만 아쉽게 그 직전 돌아가게 되는 안일함,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끼리 견제하고 그 안에서도 뒤쳐지고 불안을 느껴야 하는 밤, 거짓임을 알면서도 살아남기 위해 이용해야 하는데서 오는 괴리감 등 요즘 시대 청춘들이 사회생활을 준비하며 느끼는 여러가지 상황과 감정이 17편의 단편소설 속에 실려 있다.
이서현 작가의 단편 17편이 실려 있는데 하나 같이 지망생들의 이야기다. 읽다보면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나는 '귤 따는 춤'을 재미있게 읽었다. 17편 중 꽤 유쾌한 이야기에 속한다. 댄서 지망생인 주인공이 어쩌다 유튜브에 박제되어 제주까지 도망오지만 결국 과거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한다. 꿈과 거리가 멀어보이는 귤농장 사람들에게도 못이룬 꿈을 향한 열정이 있었고 그들은 그들의 방식으로 꿈을 향해 한 발 한 발 다가가고 있었다는 결말이 맘에 들었다.
'풍악을 울려라'는 요즘 범람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떠올리며 읽었다. 꼭 무슨 사연이 있어야 하는 것인가. 성공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반드시 부여되어야 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범한 성공이란 남들을 감화시키기 어려운 것인가.
어쩌면 내 주변에서도 일어난 일, 나도 한 번 쯤 경험해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느껴지는 이야기 모음집이다. 아직 자리잡지 못하고 고민과 불안 속에 살아가고 있는 소설집 안의 청춘들을 마음속으로 응원하며 읽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