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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사본사 - Novel Engine POP ㅣ 오리에란트 시리즈 1
이누이시 토모코 지음, R.알니람 그림, 주원일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이 소설은 정통 일본식 판타지다.
게임의 원작이나 장대한 애니메이션의 원작 정도 되는 것 같은 소설이다. 자료가 방대하다.
마법에 대한 자료나 세계관, 캐릭터들의 개성 또한 짜임새가 있다. 하지만 내용은 조금 진부한 느낌이다. 기승전결이 어찌보면 뻔하다 할 수 있다. 존경하던 스승이 죽고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주인공이 스승의 복수를 꿈꾸며 자신을 단련하고 내면의 힘을 끌어 내어 조력자들을 얻고 세상을 뒤집고 복수를 완성한다는 이야기. 하지만 이 책의 설정이나 세계관이 독특하고 새로웠기에 진부한 스토리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사본사라는 주인공의 직업이 뭔지 궁금했는데 말 그대로 마법서를 베껴 사본을 만드는게 직업이었다. 머리와 눈동자가 검게 변할정도의 어둠에 물든 주인공은 사본사 중에서도 밤의 사본사가 된다.
책의 초반부터 책이나 종이의 이야기가 두드러지고 그를 이용한 주술이 많이 나온다. 말 그대로 글자를 옮겨 종이에 적으며 이루어지는 마법을 주제로 했기 밤의 사본사라는 제목이 잘 어울린다. 물론 그 외 다른 분야의 마법도 나온다.
2000년대 초반 드래곤 라자나 퇴마록같은 판타지 소설이 크게 흥했던 시절에 판타지에 빠져 살았던 사람이라면 이 소설이 쉽게 술술 읽힐 것이다. 마법이나 신비주술 분야는 고대로 들어갈 수록 이해하기 어려워지면서 다채로와 진다. 요즘 룬문자나 소환마법, 판타지 게임에 나오는 힐링마법이나 위치이동 마법 같은 것은 이미 많이 접했고 흔하다고 여겨지지만 카발라나 언령같은 고대로 갈수록 그 난해함과 자료부족에 독자가 알아듣기 쉽게 소설에 녹이기 힘든점이 있지만 이 소설에는 자연스레 그런 마법 원리들이 녹아있다.
무엇보다 책 끝부분의 이츠지 아케미의 환타지 문학의 계보와 마법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를 돋게 해준다. 판타지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