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개, 나의 벙커 - 나의 개가 가르쳐준 사랑과 회복의 힘
줄리 바톤 지음, 정지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저자가 벙커라는 개를 키우며 우울증을 이겨내는 실화 에세이이다.

어린시절 주인공 줄리는 오빠로부터 이유모를 구타와 언어폭행을 당하며 살아간다. 아버지는 로펌 변호사인데 일이 바빠 집안일에 신경을 쓰지 못하였고 어머니는 정서적인 교감이 힘든 사람이었고 남매가 싸우거나 줄리가 맞으면 자리를 피해버리곤 했다. 줄리의 오빠는 줄리가 문을 걸어 잠그면 문을 부수고 들어가 줄리를 폭행했고 줄리의 얼굴에 침을 뱉거나 욕을 했다. 부모님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스트레스를 동생에게 풀고 있었지만 누구도 그의 폭행을 말리거나 혼내지 않았다. 그때까지만해도 줄리는 자신이 당하는 모든 일이 다른 가정에서도 쉽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묵묵히 어린시절을 보낸다. 성인이 되어 윌이라는 음악하는 남자를 만나 사귀게 되지만 학대에 익숙한 줄리는 윌이 나쁜 남자임에도 그와 관계를 유지하며 끌려다닌다. 먼저 뉴욕으로 이사간 윌은 바람을 피우고 줄리는 뉴욕에 이사온지 얼마 되지 않아 큰 상처를 받게 된다. 윌과 헤어지고 우울증이 와서 뉴욕의 생활을 얼마 버티지 못한채 주방에서 쓰러지고 줄리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한다. 엄마는 묵묵히 줄리의 주변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데리고 가지만 줄리와 대화하려 하진 않는다. 아버지는 집에서 줄리를 만나 대화를 하고 공감해주지만 일이 바빠서 오랜 시간 곁을 지키지 못한다. 줄리의 우울증에 친구들은 질려 떠나갔고 윌은 때때로 전화해서 사랑한다느니 맘에도 없는 소리를 하며 줄리를 기만한다. 자살충동과 무기력함에 심리치료를 받다가 개를 입양할 결심을 하고 그렇게 벙커를 만나 정서적인 안정감을 얻고 우울증을 극복하게 된다.

책은 중반까지 우울증의 심각성과 그 어둠이 어디에 기인했는지에 대해 말해준다. 부모의 무관심과 지속적인 형제로부터의 폭력은 줄리를 스스로 벗어날 수 없는 올가미가 되어 우울증이라는 이름으로 평생 쫓아다녔다. 성인이 되고 오빠에게 과거일을 말하지만 오빠는 간단히 무시한다. 하지만 성숙한 한 어른으로서 과거는 묵살하더라도 오빠의 역할을 묵묵히 해 주기에 줄리는 가해자인 오빠로 인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되고 벙커로 인해 치유받아 비로소 용서하게 된다.
벙커와 함께 시에틀에서의 새로운 시작으로 새로운 남자친구 그렉을 만나고 드디어 오랜시간 그녀를 괴롭힌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줄리의 모습을 보니 역시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인 오빠로부터의 폭력으로 시작된 우울증은 사랑하는 남자의 외도를 목격함으로 폭발했다. 벙커가 그녀의 자살을 예방해 주었다면 결국 그렉의 사랑이 그녀가 우울증에서 완전히 해방되는데 불씨가 되어준 것 같다.
벙커는 줄리의 곁을 지키다가 2007년 11살의 나이에 폐암으로 떠났다.

반려동물은 정서적인 안정에 큰 도움이 된다. 우울의 근본적인 원인은 어쩌지 못하지만 어두운 생각을 할 틈을 주지 않고 새로 살아갈 희망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말하지 않고 옆을 묵묵히 지켜주며 나를 이해하는 듯, 위로하는 듯 눈을 반짝이는 그들의 모습에서 무엇에도 비할 수 없는 안정적인 교감을 느끼기도 한다. 애완동물을 치유력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는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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