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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혐오 - 공쿠르상 수상 작가 파스칼 키냐르가 말하는 음악의 시원과 본질
파스칼 키냐르 지음, 김유진 옮김 / 프란츠 / 2017년 7월
평점 :
이 책은 파스칼 기냐르가 말년에 집필한 음악에 대한 내면의 울림이자 음악의 기원에 대한 사유이자 음악이 인간의 인체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연구이자 인류문명은 어떠한 방식으로 음악을 남용해왔는지에 대한 비판과 반성이다.
어렵고 난해한 내용이지만 매우 은유적이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이다.
책표지의 까슬까슬한 느낌이 기분좋은 이 책은 겉표지의 고상함 만큼이나 내용 또한 고상하다.
방대한 분량의 고전을 인용했고 전설이나 신화속 이야기는 물론이고 음악을 듣는 일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에 대한 인간로서의 소회와 실제 음악을 사람의 죽음에 관여하게 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대한 이야기,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 내기 위해 목숨을 잃은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 들어있다.
예수나 부처에 관련된 음악에 관한 일화와 신화속 음악의 신인 에코, 세일렌에 관한 일화 등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지만 귀에는 눈꺼플이 없기에 들려오는 음악으로부터 피할 길이 없기에 강제로 들어야만 한다는 괴로움에 대해 말할때는 음악가인 아버지와 언어학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실어증을 스스로 극복하며 겪었던 경험이 이 책을 집필하는데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특히 기억에 남는 대목은 루이 11세와 노래하는 돼지들 부분이었는데 수도원장이 새끼돼지를 거세하여 소프라노로 이용했다는 부분에서부터 아름다운 소리를 위한 거세이야기가 줄줄이 이어진다. 아름다운 소리를 위해 죽어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 부분에서는 소름이 돋았다. 실로 야만의 시대가 아닌가.
제목은 '음악혐오'지만 '소리혐오'에 가까운 내용이다. 음악의 기원에서부터 현대의 씨디롬으로 듣는 음악에 관한 이야기까지 소리에 관한 철학에 대해서는 총망라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한번 읽어서 이해가 쉽지 않고 주석도 많기 때문에 여러번에 거쳐 읽으면 한번씩 더 읽을때마다 느끼는 것이 배가 될듯 한 알찬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