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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약국에 가고 싶다
최복자 지음 / 책읽는귀족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약국이라고 하면 슈퍼마켓처럼 들어가서 원하는 약품 이름을 대며 구매하거나 처방전을 주고 조제를 기다렸다가 돈을 주고 사가지고 나오는 정도의 가게를 의미한다. 적어도 지금의 우리 현실에서는...
약국에서 병에 대해 떠들일도 없고 그 병이 왜 걸렸는지는 더더욱 말할 필요도 없는 세상이 되었다. 이런 삭막한 세상에 병에 걸린 이를 위로하고 왜 병에 들었는지 이야기를 들어주는 약사가 있다면 얼마나 큰 위로가 될까??
예전에 나는 시골에서 살았던 적이 있다. 그곳에는 병원이 없었다. 약국에 가서 왜 다쳤는지 말하고 환부를 보여주면 짧은 위로의 말과 함께 치료를 받고 소독을 하고 약을 지어주곤 했다. 약국에서 치료를 받으며 인생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사랑방처럼 여럿이 모여 수다를 떠는 공간이 되기도 했다. 그 시골이 개발이 되며 그런 약국은 없어졌고 의약분업으로 인해 이젠 약국이라는 곳은 슈퍼마켓처럼 병세를 말할 필요도 없이 처방전을 내밀고 돈을 주고 약을 받아오는 곳이 되어버렸다.
이런 와중에 이 책 속에는 병만이 아닌 마음도 치유해 주는 그리운 동네 약국이 이야기가 가득 실려있다.
이 책의 저자는 40평대 약국을 운영하며 반려견들을 건사하고 종종 약국 안에서 음악회도 열면서 환자들의 사연을 점검하고 그 와중에 병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 마음까지 헤아려 약을 처방한다. 생약을 연구해서 한의학적인 부분에서 접근하다보니 마음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허한 기운을 북독아 주는 쪽으로 하다보니 환자의 사연이 무엇보다도 중요한듯 하다.
이 책에서 내가 특별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아토피의 치료 부분이었다. 피부가 나무 껍질처럼 딱딱해지고 갈라져서 진물이 날 정도면 피부과에서 센 약을 처방받았음직도 한데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하여 환자를 돕는 부분이 인상깊었고 뚱뚱한 여고생에게 용기를 주어 다이어트를 도와준 부분도 친근하게 다가와서 좋았다.
환자들의 피치못할 사정을 들어주고 환자 부모조차 해주지 못하는 것을 선뜻 나서서 도와주는 모습도 흔치 않은 따뜻한 모습이었다.
이 책 끝부분에 실린 건강 팁도 약을 어떻게 먹고 어떤 관리를 해야 질환을 원하는 대로 다스릴 수 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 두어 읽는 이로 하여금 도움을 준다.
가슴 따스한 에세이로 이루어진 이 책은 미래에 약사를 꿈꾸는 사람들이 읽어보고 자신의 미래모습으로 꿈꾸어도 좋을 이야기들이 가득 들어있다.
세상에 수 많은 약국 중 환자의 사연이나 병의 원인에 귀를 기울이는 약국은 좀 처럼 찾기 어렵다. 이 책을 읽는 약사분들이나 그 지망생들이 이 책을 읽고 어쩌면 세상에 따뜻한 이야기가 더 많아지기를 바라고 이렇게 실천할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
병에 걸린것도 서러운데 이야기 들어주는 이 하나 없다는 건 참 슬픈 일이다. 가족들에게는 걱정 시킬까봐 말 못하고 주치의 선생님은 바쁘니까 환자의 심정까지 헤아리긴 힘들다. 이럴때 약을 지으러 들어간 약국에서 환자의 의중에 관심을 기울여 주고 약과 더불어 함께 하면 좋은 식이요법이아 영양제를 추천해 준다면 더 없이 고마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