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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스 인 도쿄 - 그녀들이 도쿄를 즐기는 방법
이호진 외 지음 / 세나북스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도쿄에 살거나 자주 가는 14명의 핫플레이스를 소개했다.
여행블로그에 소개되는 대단하고 근사한 곳 보다는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장소라거나 추억이 깃든 곳을 소개했다.
읽다보면 14명 작가 개개인의 개성이 보이고 각양각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각각의 장소에 대해 호불호가 갈린다.
사람과의 만남이 좋은 사람은 그런 장소를 소개한 작가가 쓴 밴드가 있는 술집이나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장소를 소개한 글이 좋을 것이고 혼자 사부작사부작 망중한을 즐기는 타입이라면 그런 작가가 쓰고 소개한 장소가 맘에 들 것이다.
14명의 작가가 34곳의 장소를 소개했다.
카페, 바, 축제, 식당, 온천, 산책길 등 다양한 장소를 소개했다. 나는 애니메이션이나 문구류를 좋아하다보니 카페나 술집보다는 박물관이나 물건를 파는 가게에 대한 부분을 읽는게 재미있었다.
일본 문화나 드라마, 음악 등에 관한 소개도 좋았다. 에세이 처럼 일상이야기 속이 녹아든 일본문화를 읽으며 이 사람이 사는 곳은 진짜 일본의 일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내심 부러웠다.
특히 일본에서 사귄 친구들과의 이야기는 인상 깊었다. 국경과 문화차이를 뛰어넘어 거리낌 없이 친하게 지내는 모습들, 자연스레 일본 문화에 친숙해지고 그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작가들의 모습에 그들이 도쿄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내가 특히 눈여겨 읽었던 부분은 박소현작가의 부분이다. 박소형 작가는 일본어 능력시험 1급을 치르고 만화출판사에 번역작가로 일하기 위헤 이력서를 돌리고 결국 취직에 성공한다.
만화를 좋아해서 시작한 일본어가 생계를 잇게 해준 것 아닌가? 그래서 그녀는 코믹마켓에 대한 글을 이 책에 실었다.
코스프레를 취미로 하던 고딩시절 나는 도쿄의 코믹마켓에 가서 코스프레를 하고 각종 동인지를 사오는게 꿈이었는데 아직까지도 그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박소현 작가의 글로 코믹마켓을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어린시절 일본으로 워홀을 가겠다며 일본어 능력시험을 준비하던 때가 생각나며 추억을 회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나도 어쩌면 일본에서 잠시 살며 이 책에 나온 것 처럼 나만의 장소를 찾고 괜찮은 일본 친구들을 만나 이 책 속의 작가들처럼 멋지게 살아볼 수 있었을텐데 싶은 아쉬움이 있다. 이 책으로 대리만족 할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