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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타와 오토와 러셀과 제임스
엠마 후퍼 지음, 노진선 옮김 / 나무옆의자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죽음이 가까운 노인이 어느날 아침 문득 눈을 떠 바다가 보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동쪽으로 걸어걸어 도보여행을 한다는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그녀를 기다리는 남편과 짝사랑 했던 그녀를 찾아 떠나는, 이제는 노인이 된 같은 동네에서 살던 세 사람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소설은 그들의 어린시절과 첫 만남에서부터 세사람이 되기까지의 여정과 꼭 돌아오겠다며 떠난 노인 에타의 여정을 겹쳐가며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은 바다에서 만남으로서 소설은 끝을 맺는다.
에타와 오토는 부부이고 러셀은 이웃에 사는 농부이다. 제임스는 에타의 조카의 이름이 될뻔 했던 이름이기도 하고 에타와 동행하는 코요테의 이름이기도 하다. 에타에게 제임스라는 존재는 자식이기도 하고 여행을 지켜봐주는 자기자신이기도 한 것 같다.
소설의 지리적배경은 캐나다 서스캐쳐원주이고 에타는 캐나다의 동쪽 끝인 퀘벡주의 할리팩스로 향한다. 지리적인 배경때문에 프랑스에 대한 언급이 빠지지 않는다. 퀘벡은 불어생활권이고 유럽에 가까운 모습이다.
시대배경은 세계2차대전 때로 보인다.
에타의 여정은 자신을 잃고 과거로 회귀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 같다.
흔히 치매가 오면 가장 가까운 기억부터 잃게된다고 하지 않는가.
에타는 여정을 떠나며 자신을 점점 잃어간다. 하지만 이 여행을 하는 목적은 견고한 듯 하다.
결국 꿈에서 자주 보았던 바다. 꿈에서는 핏빛이지만 현실에서는 초록빛의 바다에 닿는 것으로 여정은 마무리된다.
뭐든지 빨리 지나가고 발전한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오래전 잊었던 농장생활의 향수를 일깨우고 편지라는 매개체를 활용하여 소통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다소 따분해 보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잊고 있었던 아날로그 감성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우린 노인들의 이야기를 듣기 힘든 시대에 살고 있다. 나는 할머니와 어린시절을 함께 보내며 전쟁과 할아버지의 삶에 대해 전해들을 수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조부모님이 많이 생각났다. 요즘은 후덕하게 앉아 젊은이들에게 자기 살던 시대의 이야기를 잘난체나 잔소리 없이 잔잔하게 한편의 동화처럼 들려주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기에 이 책이 들려주는 마음의 울림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잔잔한 영화를 한편 본것 같다.
몰입하기 편했고 문장 하나하나가 가슴을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