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가족 - 최태민, 임선이, 그리고 박근혜
조용래 지음 / 모던아카이브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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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인간으로 치면 지능은 전혀 발달하지 않은 채 몸집만 커진 아이라고 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 신념과 종교가 모두 무너져버린 세상에서 다시 일어선 나라는 돈만이 종교이고 신념이었을 것이다. 양반의 나라라는 이 나라에서 진짜 양반은 일제시대와 유신을 거치며 다 죽었다. 바른 정신을 가지고 세상을 이롭게 하던 홍익인간들은 권력을 등에 업은 괴물에게 불려가 고문당하고 찢기고 수탈당했다. 그래서 이젠 이 땅엔 없다. 이 나라의 문화란 보여주는 관광 상품일 뿐이고 돈이 가는 곳에는 협잡꾼들만 득실댄다. 김밥아주머니 같이 작은 돈 모아 몇 십년을 고생해 이룬 사람들만이 대의를 위해 돈을 풀어놓는다. 하지만 그들의 이름은 역사에 단 한 줄도 남지 않는다.
암울했던 70년대를 생각해보자. 입도 맘대로 뻥긋하지 못했다. 남들과 다른 의견을 내면 어떤 트집을 잡혀 빼앗기고 찢길지 모르니까 본보기가 된 정의로운 김씨아저씨처럼 되지 않으려면 숨을 죽여야 했다. 오로지 돈과 권력의 맛만 아는 무식한 동굴 원시인들에게 뒷덜미를 잡히지 않으려면 신념 따위 개나 줘야 했을테니...
우리나라 정치권력이 사이비종교와 맞붙어 먹었던 것은 분명 그것으로 취할 수 있는 이득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박근혜와 신천지를 떼어놓고 생각하기 힘든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사람들은 흩어놓고 불신을 심는 일. 오로지 그런 것 만이 그녀의 권력을 유지시켜주는 힘이었을테니 말이다.
임선이라는 여자는 모든 시어머니들의 롤모델이 된 것 같다. 70년대 드라마를 보면 며느리들이 시어머니에게 꼼짝을 못하고 얻어맞고 소처럼 일하는데 어쩌면 박근혜 일가를 동경하던 시대의 흐름이 아니었을까. 난잡한 남편을 어찌하지 못하던 시대 흐름도 단순한 정치인이 아닌 그 시대 메시아엿던 그들을 순종적으로 따르던 이들에게 가치를 부여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최태민은 역사 교과서에 반드시 실려야 한다. 국정농단사태는 70년대역사 부분에서부터 실려 박근혜탄핵까지 자세하게 다루어야 할 것이다. 이런 수치스런 역사는 영원히 회자되며 경계 할 대상이 되어야 한다.
사이비종교따위에나 의지하는 무식한 권력자와 그를 향한 눈 먼 신봉자들의 거침없는 섬김으로 인하여 우리나라 근대역사는 끝을 맺었다. 또 아직까지 그 흐름을 이용해 보려는 자들이 청산되지 않는 이상 ing일 것이다.
그 시대의 거침없고 순수한 열정을 다른 곳에 쏟아 부었다면 우리나라는 질적으로도 훨씬 큰 성장을 이루었을 것이기에 안타깝다.
시작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 이승만이 독립자금을 들고 미국으로 튀었을때부터 이 나라의 운명은 정해진 것이었다. 일본 순사 출신이 대통령이 되어 몇 십년을 떵떵거리다가 정의의 손에 처단 당했으나 그 남은 세력들이 뉘우치진 못할 망정 아직까지 큰소리치며 이 나라를 좌지우지 하고 있으니 적폐청산의 길은 멀고도 험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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