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냄새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아이들 6
추경숙 지음, 김은혜 그림 / 책고래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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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아빠의 직업을 부끄럽게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나를 먹여살리기 위해 어떤 일이든 발벗고 나서는 우리 아버지의 직업을 나는 단 한번도 부끄러워 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학교에서 부모님 직업을 적어 넣으라고 할때 난 무조건 '상업' 이라고 적었었다. 무슨 일을 해서 돈을 벌던 그게 무슨 상관이라는건지 모르겠어서, 또 집안 사정으로 아이들을 등수매기려는 현 세태에 반항의 의미로 더욱 그리했던 것 같다. 부모의 직업이 좋으면 선생들이 그 학생을 대하는 태도가 달랐다. 그 학생은 특출난 재능이 없어도 늘 눈에 띄는 자리에 있었고 대회나 중요한 행사에서 중요역할을 맡았었다. 알아서 긴다는게 그런거 아닐까? 특별히 그 부모로부터 촌지를 받은건 아닐테고 교사들이 나서서 띄워주는 꼴이라니... 그런데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부모의 직업을 적어오라고 하니 세상이 그때에 비해 그닥 변한것 같지 않다. 요즘은 한술 더 떠서 아파트가 자가인지 전세인지, 어느 아파트에 몇평인지까지 적어오라고 한다니 시대가 어째 거꾸로 간다는 느낌도 받게된다.
'아빠냄새'라는 이 책은 세 아이들을 중심으로 아빠의 직업이 노출되길 꺼리며 눈치를 보다가 한 친구의 아빠가 의사임을 알고 남은 두 아이는 거짓말까지 하면서 아빠의 직업을 숨긴다는 내용이다. '상업'이 직업인 아빠를 둔 담이와 태영이는 서로 아빠의 직업을 노출하고 아빠가 의사인 상민이를 부러워한다. 하지만 상민이도 아빠가 마냥 자랑스럽지만은 않다. 아빠의 직업을 과시하려고 아이들을 끌고 병원으로 쳐들어가지만 환자를 보느라 바쁜 아빠는 결국 상민이에게 단 5분조차 허락하지 않고 문전박대 한다. 상민이는 결국 아빠가 의사임을 제대로 자랑하지도 못하고 친구들을 병원에서 돌려보내게 된다. 각각의 사유로 아빠의 직업을 자랑스레 여기지 못하는 아이들은 속상한 마음으로 아빠의 직업을 부끄럽게 생각하게 되고 그러던 와중 축구대횟날 기후로 인하여 축구대회가 취소되게 된다. 대신 치루게 된 간이경기에서 세 아이들의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 대승을 거두며 아이들과 아빠들의 갈등은 풀리게 된다.
직업의 귀천은 없다. 내가 부끄럽게 생각하면 남들도 부끄러워 하게 되는 것이고 내가 떳떳하다면 남들도 함부로 무시하진 못할 것이다. 하지만 어디 어린아이들이 쉽게 그리 생각할 수 있겠는가... 누군들 자식에게 자랑스러운 직업을 삼고 싶을 것이겠지만 사람 삶이라는 것이 그렇게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직업에 의한 벽이나 한계는 중요한 것이 아님을, 우정이나 사람사이의 정이란것은 그 벽 너머에 있음을 조금이라도 마음으로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직업이 좋은 친구라 하여 부러워 하거나 아버지의 직업이 안 좋다 하여 부끄러워 하는 일 또한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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